'정인이 양모' 버스 도착하자 오열..시민들 "살인죄 적용해라"
"살인죄를 적용하라!"
17일 오전 서울남부지법. 법무부 마크가 찍힌 호송버스가 도착하자 법원 앞에 모인 이들이 소리를 질렀다. 이들은 버스가 청사로 들어가자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합창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정인이 편에 등장한 노래다.
법원 정문 양 옆으로는 정인 양을 추모하는 근조 화환 100여개가 늘어서 있었다. 화환엔 “너무 늦었지만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해”, “더 일찍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등의 문구가 적혔다.
이날 시위에 참석한 경기도 하남에 거주하는 최수진씨(43)는 “입양부부가 살인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고 하는데 죽은 정인이가 가장 명백한 증거이다”며 “양부인 안모씨도 아이가 그런 폭력을 당했다는 걸 몰랐다고 하는데 주말부부도 아니고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살인죄 혐의를 끝까지 밝혀내 반드시 적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오전 9시30분쯤 양모 장씨를 태운 것으로 추정되는 호송버스가 법원 안으로 들어가자 시민들은 “사형! 구속!”을 외쳤다. 감정에 복받친 일부 시민들은 눈물을 흘리거나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호송버스가 안으로 들어간 후엔 임형주의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합창하기도 했다.
이날 정인의 양부 안모씨는 오전 9시 전에 법원에 들어갔다. 안씨는 1차공판에 이어 2차공판에도 법원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시위에 참석한 공혜정 대아협 대표는 양부모에게 살인죄를 적용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공 대표는 “계속 부부가 살인에 대한 고의성을 부정하고 있는데 살인은 명백한 사실”이라며 “지금이라도 죄를 고백하고 정인이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증인신문과 관련해선 “(증인들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감사하게도 참석을 해주셨다”며 “진실을 말하셔서 죄가 입증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검찰은 정인양의 시신을 부검한 법의학자와 양부모 아파트 이웃 주민 등 17명가량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날은 증인 3명을 상대로 신문할 예정이다.
양부모를 살인죄로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검찰에 제출했던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도 시위에 참여했다. 임 회장은 “의사의 시각에서 봤을 때 이 사건은 너무 명백한 사안”이라며 “사실을 변명으로 둘러댄다는 것에 너무 화가 나서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시위에 나온 모든 시민들이 정인이의 아빠이고 엄마다”고 덧붙이며 “사형 판결이 나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온 참가자들도 있었다. 중국인인 임경경(32)씨는 “중국에 살고 있는 엄마들뿐만 아니라 해외 각국에 퍼져 있는 중국인 엄마들 사이에서도 정인이 사건에 대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며 “모성애에는 중국과 한국 국경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중국, 말레이시아, 캐나다, 미국 등 9개국에서 대아협에 보내온 진정저는 4400여건에 달한다. 대아협은 소셜미디어에 정인이 사건에 대한 게시물을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등으로 올려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현재 미국과 중국, 베트남 등에서 다양한 이들이 ‘정인아 미안해’에 참가하겠다며 영상과 사진을 보내고 있다.
한편 증인심문이 열린 법정 안에서는 미연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법정 앞에서 흉기체크를 한 번 더 하고, 재판이 열리는 층에 칸막이를 설치하는 등 방청에 참가한 이들을 일일이 확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살인 및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입양모 장씨에 대한 두번째 공판을 진행한다.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양부 안씨도 함께 재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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