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뚫고 성장한 신약기술..제약바이오 역대급 호황

2021. 2. 1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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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녹십자·종근당 등 지난해 최대실적
일시적 주춤 후 환경 적응..실적 향상 반전
백신·치료제 개발사 브랜드 인지도 '한 몫'
국내기업 기술수출 10조1500억 사상최대

지난 2020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팬데믹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뒷걸음 친 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런 암흑의 시간에도 일부 산업은 오히려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비대면 생활이 확대되면서 IT 기업들은 유례없이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는데 이와 함께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때아닌 호황을 맛보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치료제·백신 등 의약품에 대한 인식과 수요가 높아졌고 글로벌 임상시험 환경이 제약을 받으면서 국내 신약개발 기술수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삼바, 창립 9년만에 매출 1조 돌파…종근당·녹십자도 역대급 실적=우선 공시를 통해 지난 해 실적을 공개한 대부분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해 매출 1조 1648억원, 영업이익은 292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건 2011년 창립 이후 9년 만이다. 매출은 1~3 공장 가동률 상승에 따라 전년 대비 4632억원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011억원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2019년 13%에서 2020년 25%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한 2015년 대비 2020년 매출은 12배 이상 증가했으며 5년 간 연평균 매출액 상승률은 66.4%에 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지난 해 GSK와 6억2700만 달러 계약을 포함해 2019년 매출의 약 2.5배 수준인 17억800만 달러를 수주했다”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비대면 실시간 가상 투어를 통해 글로벌 규제 기관의 실사 및 검사를 지원하는 등 신속한 대응으로 전사적 수주역량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GC녹십자 역시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GC녹십자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 1조 5041억원으로 전년보다 10.8% 증가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03억원으로 전년 대비 20.6%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89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백신 사업이 20.4%로 큰 폭으로 성장했고 소비자헬스케어 부분의 경우 40.4% 외형이 커졌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주력 백신 사업의 내수 및 해외 실적 모두 견고하게 성장했고 종속회사들도 주력 사업을 키우면서 실적 호황이 이어졌다”며 “올해에도 미래 사업을 위한 투자 확대와 더불어 경영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근당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종근당의 지난 해 매출은 1조303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7%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904억원으로 70% 이상 증가했다. 매출은 2015년(5935억원) 대비 2배 성장했고 영업이익도 2017년보다 50% 이상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종근당은 지난 해 자체개발 의약품과 도입한 신약이 고르게 성장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아직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유한양행과 셀트리온 등 상위사 대부분이 지난 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은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하며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해 코로나19 초기에는 영업 활동 등이 위축되면서 일시적인 감소 현상이 있었지만 2분기 이후부터 이런 환경에 적응하며 차츰 실적을 회복해 갔고 3분기부터는 전년을 뛰어넘는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치료제·백신은 사가려는 소비자들 줄 서…브랜드 인지도 크게 높아져=이런 실적 향상 배경에는 코로나19라는 팬데믹으로 인해 치료제와 백신이라는 의약품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점이 있었다. 바이러스 발견 1년 만에 유례없이 빠르게 개발된 치료제와 백신은 그 과정은 어려웠지만 개발에 성공한 기업들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첫 코로나19 치료제로 공식 인정을 받은 렘데시비르를 개발한 길리어드나 백신 개발에 성공한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등은 전 세계에서 백신을 사가려는 소비자들이 줄을 선 상황”이라며 “팬데믹 상황을 감안해 많은 이윤을 남기지 않는다고 하지만 기업으로서는 얼마 정도 이익을 고려했을 것이고 이런 상황이 싫지만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이동이 제한되면서 글로벌 임상 환경이 제약을 받은 점도 주효했다. 대부분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다양한 국가와 인종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이 진행된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이동이 제한되면서 많은 임상시험이 중단되거나 보류되고 있다. 이에 초기 임상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은 약물을 사들이는 기술수출이 오히려 빛을 보고 있다. 실제 지난 해 국내 기업의 기술수출 규모는 10조1500억원 규모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2020년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외형 성장뿐 아니라 인지도를 크게 높인 한 해이기도 했다. 코로나19라는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관심과 요구가 높아지면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실제 업계 관계자나 이 산업에 관심있던 일부만 알던 제약바이오 기업명을 이제는 모든 국민이 알만큼 브랜드 가치가 높아졌다. 글로벌 기업으로는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등이 있고 국내 기업으로는 SK바이오사이언스나 셀트리온, 제넥신 등이 이런 수혜를 입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상황으로 인해 그 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화이자, 아스트라네제카와 같은 곳을 이제는 일반 국민도 알게 됐다”며 “팬데믹 상황이 이런 일부 기업에게는 브랜드를 알릴 수 있었던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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