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섬·섬마을' 지역감정·차별 조장하는 범죄보도

맹대환 2021. 2. 17. 11:2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언론의 섬 지역 범죄보도가 섬과 섬 주민들에 대한 근거 없는 혐오와 지역차별을 조장하고 있다는 현직 언론인의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논문에 따르면 언론이 섬에서 발생한 범죄를 보도하면서 기사 제목에 '외딴섬'과 '섬마을'이라는 단어를 반복 사용해 사건의 본질보다 '섬'이라는 지역의 특수성을 내세워 지역감정과 차별을 조장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목포MBC 김윤 기자 '섬지역 범죄보도' 논문
사건 본질보다 섬 특수성 내세워 차별 조장
섬 주민들에 범죄낙인 우려.. 사실은 '가장 안전한 곳'
[신안=뉴시스] 신안군 임자도 튤립공원. (사진=신안군 제공) photo@newsis.com


[무안=뉴시스]맹대환 기자 = 언론의 섬 지역 범죄보도가 섬과 섬 주민들에 대한 근거 없는 혐오와 지역차별을 조장하고 있다는 현직 언론인의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목포MBC 김윤 기자는 17일 목포대학교 도서해양문화학 협동과정 석사논문 '섬 지역 범죄보도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언론이 섬에서 발생한 범죄를 보도하면서 기사 제목에 '외딴섬'과 '섬마을'이라는 단어를 반복 사용해 사건의 본질보다 '섬'이라는 지역의 특수성을 내세워 지역감정과 차별을 조장하고 있다.

김 기자는 이번 논문에서 지난 2014년과 2016년 신안에서 발생한 '염전노예 사건'과 '여교사 성폭행 사건'을 한국언론재단 빅카인즈에 등록된 54개 언론사의 1년 분량 기사와 네이버 뉴스검색을 통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두 사건의 기사량은 육지에서 발생한 유사사건(2016년 축사노예 사건·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보다 '염전노예'는 430건, '여교사 성폭행'은 2553건이 많았다.

주목할 점은 두 사건 모두 '섬'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기사량은 비교대상 지역의 '농촌'이나 '도시' 등 일반명사와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로 많았다는 점이다.

염전노예 사건보도에서 '섬'이 기사제목과 본문에 들어간 것은 243건이 검출됐지만 축사노예 보도에서는 '농촌'이 들어간 기사는 단 7건에 불과했다. 무려 34배가 많다.

여교사 성폭행 사건도 '섬'이 검출된 기사는 805건에 이르지만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은 '도시명' 등 일반명사 들어간 기사는 한 건도 없었다.

염전노예 사건에서는 '외딴섬'이, 여교사 성폭행 사건에서는 '섬마을'이라는 단어가 많이 사용됐다. 기사제목은 '전라도 섬노예'로 강도가 세지고, SNS에는 '홍어'라는 단어까지 등장했다.

김 기자는 "언론이 범죄보다는 사건이 발생한 장소에 흥미를 느끼고 선정적 보도를 하면서 지역감정과 섬 차별을 불러일으켰다"며 "섬에 대한 지독한 편견과 섬 사람들에 대한 공범자 의식을 드러내는 범죄보도는 사건이 발생한 신안군과 섬 주민들에게 아직도 큰 부담으로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김 기자는 "언론은 의식적이거나 무의식적으로 섬이라는 장소를 지나치게 강조해 범죄보도의 선정성과 호기심을 극대화시키려는 도구로 사용하지 않았는지 되돌아 봐야 한다"며 "신안군은 행정안전부 지역안전지수 조사에서 5년 연속 범죄로부터 가장 안전한 곳으로 선정된 곳이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dhnews@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