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유발 끝"..국내 연구진, 친환경 절연용 가스 개발
[경향신문]
전기는 잘 차단하지만 강한 온난화를 유발하던 기존의 고압전기 개폐장치용 가스를 국내 연구진이 친환경 성분의 가스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한국전기연구원 신전력기기연구센터 송기동·오연호 박사팀은 전기 개폐장치로 활용되고 있는 ‘SF6(육불화황)’ 가스를 친환경 가스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SF6 가스는 전기가 통하지 않게 하는 절연 성능이 뛰어나다. 이 때문에 전력기기 분야에서 50년 넘게 전류의 흐름을 막거나 흐르게 하는 일종의 스위치인 개폐장치로 사용돼 왔다.
문제는 SF6가 매우 강한 온난화를 일으킨다는 점이다. 온난화 능력이 이산화탄소의 2만3500배에 이르고 한번 대기에 유출되면 3200년 동안 존재한다. 이 때문에 미국과 일본 등에서 SF6를 대체하는 물질을 개발하려는 연구가 있었지만 충분한 결과가 나오지는 못했다.
연구진은 인공적인 합성물 대신에 자연에 존재하는 이산화탄소와 산소를 적절한 비율로 혼합한 가스로 문제를 해결했다. 이산화탄소에 비해 온난화 능력이 2만3500배였던 SF6와 비교했을 때 새 가스의 해당 수치는 1 밑으로 떨어졌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새로운 가스는 가격도 SF6보다 절반 가까이 낮고, 인체에도 무해하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이번 가스는 소규모 분산 전원 간 연계를 위한 송전선망에 주로 활용될 예정이다. 연구진은 새 가스를 한국 전체 7만2500V 개폐장치에 적용하면 연간 온실가스를 600만t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2018년 기준 한국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7억2000만t이다. 오연호 박사는 “SF6를 대체하는 기술은 해외 선진업체가 주도해 온 고난도 영역이었다”며 “이번 개발을 통해 수입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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