뚫지 못하는 뇌혈관 막힘, 새로운 혈관재생으로 치료한다

이순용 2021. 2. 1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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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병원 신경과 홍지만 교수팀, 모야모야병 급성 환자 37명 시행, 모두 혈류상태 좋아져 증상 호전 확인
급성 뇌졸중에서 빠르고 안전한 혈관재생성은 생존 가능한 허혈조직 치료방법의 하나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정말 피하고 싶은 급성 뇌졸중 중 막힌 혈관을 뚫기 힘든 경우 주변에 정상 혈관과 연결해 치료하는 새로운 치료법이 발표됐다.

아주대병원 신경과 홍지만 교수팀은 2010년부터 2016까지 6년동안 급성기 혈관폐쇄성 뇌졸중을 보인 모야모야병 환자 37명에서 이 치료법을 시행한 결과, 모두 혈류상태가 좋아져 증상이 호전됐다고 밝혔다. ‘모야모야병’은 원인을 알 수 없이 뇌혈관이 점차 좁아지는 희귀 난치성질환으로 완치가 힘들다.

이 새로운 치료법은 국소마취후 두개골(머릿뼈)과 뇌막에 작은 구멍을 내는 ‘두개 천공술’과 혈관증강제 약물투여를 병합한 일명, ‘최소침습 역방향 혈관재생성법’이다.

이 치료법을 자세히 살펴보면, 문제가 되는 막힌 혈관이 아닌 두개골 외(外) 위치한 정상 혈관에 혈관재생을 돕는 약물을 투여하고, 이 두 혈관을 가로 막고 있는 두개골에 작은 구멍을 내는 두 개 천공술을 시행한 결과, <그림>과 같이 두 개의 혈관이 연결되고 점차 혈류가 안정적으로 흐르는 것을 확인했다. 원래 상태가 좋지 않은 혈관은 치료가 힘들지만, 이 혈관이 상태가 좋은(혈류가 풍부하고 건강한) 혈관과의 연결로 점차 혈류가 원활해 지면서 증상이 호전됐다.

최소침습적 역방향 혈관재생성을 위한 융복합 요법.
연구팀은 이번 모야모야병뿐 아니라 혈류가 불안정하고 저하된 급성기 혈관폐쇄성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이 치료법을 적용한 연구를 최근에 완료(임상연구 NIMBUS, NCT02603406)하였고, 그 연구결과에서도 안정성과 유효성을 확인하였다.

특히 기존의 혈관생성법은 전신마취하에 혈관문합술(혈류가 풍부한 혈관과 직접 연결 혹은 혈류가 풍부한 조직을 부착 점차 혈류량을 늘림)로 허혈성 뇌경색 발생 및 뇌과관류 증후군(좁아진 혈관이 늘어나면서 갑자기 혈류가 증가하여 신경학적증상이 발생하는 현상) 등의 부작용이 있었지만, 이번 치료법은 국소마취하에 쉽고 간단한 시술과 혈관증강제 투여 만으로 환자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안전하고 지속적으로 혈관생성을 유도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이 치료법이 ‘작은 상처의 회복과정’ 기전에 의한 것임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동물실험에서 적혈구 성장 호르몬제로 빈혈치료에 흔히 사용되며, 허혈성질환에서 혈관생성 및 조직보호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약물 ‘에리스로포이에틴(EPO, Erythropoietin)’이 형질전환생장인자 베타(TGF beta) 및 매트릭스 메탈프로테아제(MMP)-2 활성을 유도하여 △ 조직염증 제어 △ 혈관재생인자 유도 △ 혈관생성 증가 △ 혈관안정성 유도 등 부작용 없이 건강한 혈관이 되도록 유도하는 것을 확인했다.

홍지만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급성기에 악화되거나 신경학적 변동이 많은 혈관폐쇄성 급성기 뇌졸중 환자에서 응급 재개통치료를 할 수 없는 경우, 빠르고 건강한 혈관재생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대뇌 장벽의 작은 상처와 혈관증강제의 병합치료임을 확인했다”고 하면서 “여러 이유로 급성기에 혈관을 뚫는 치료가 힘든 뇌졸중 환자에서 이 치료법이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초실험을 진행한 박근화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실제 임상에서 경험한 역방향 혈관재생 개념을 세포실험 및 동물실험에서 그 기전을 밝힌 최초의 연구로, 또 다른 새로운 치료법의 기반(근거)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중개연구 전문 국제 SCI 학술지, 뉴로바이올로지 오브 디지즈에 ‘대뇌장벽파괴술과 혈관증강제 투여는 영양분이 풍부한 두 개외 환경으로부터 역방향 혈관생성을 유도한다(Cranial burr hole with erythropoietin administration induces reverse arteriogenesis from the enriched extracranium)’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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