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기업 실적 제자리걸음..반도체 빼면 10% 줄어

최희정 2021. 2. 1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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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스코어, 지난해 시총 상위 기업 실적 분석
코로나19로 산업별 명암 갈려..IT·전자↑ 정유·철강 부진↓
[서울=뉴시스] 삼성전자 서초사옥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로 지난해 국내 대기업의 경영 실적이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대기업의 매출은 오히려 0.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0.2% 줄었다.

17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시가총액 500대 기업 중 이달 15일까지 지난해 잠정실적을 공개한 326개 기업의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기업들의 매출액은 총 2106조6511억원으로 2019년 대비 1조204억원이 증가했다. 이들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총 127조631억원으로, 1년 새 0.6%(7839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산업별 명암은 극명하게 갈렸다. 비대면(언택트) 수혜 기업의 실적은 급성장한 반면, 타격을 받은 기업은 실적이 고꾸라졌다.

정보기술(IT)·전기전자, 증권, 보험 등 11개 업종은 영업이익이 늘어 19조원 이상 확대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증가액만 10조원을 넘어서며 IT·전기전자에서만 13조원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반면 지주, 조선·기계·설비, 자동차·부품, 철강을 포함한 11개 업종 영업이익은 지난해 18조원 가량 줄었다. 이들 중 은행을 제외한 10개 업종은 매출 역시 축소됐다. 특히 조선·기계·설비업종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액은 2조원에 육박했고 공기업 또한 2000억원대 순손실을 기록했다.

기업별로는 조사대상 326개 기업 가운데 절반이 넘는 185곳의 영업이익이 늘었다. 이들 기업에서 늘어난 영업이익은 28조9262억원이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8조2254억원↑)와 SK하이닉스(2조2999억원↑)의 합산 영업이익 증가액이 10조5253억원으로 전체 증가액의 36.4%를 차지했다.

이어 LG화학(1조4575억원↑), LG디스플레이(1조3303억원↑), HMM(1조2805억원↑)이 1조원대 영업손익 플러스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지주사 LG(8011억원↑)와 LG전자(7588억원↑), 하나금융지주(5777억원↑), 삼성생명(5375억원↑), 키움증권(4812억원↑)이 이익 증가 규모 '톱10'을 형성했다.

[서울=뉴시스] M16 전경. 2021.02.01.(사진=SK하이닉스 제공)

반면 141곳의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28조1423억원 줄었다. 지주사 SK의 영업이익이 4조1410억원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고 SK이노베이션(3조8381억원↓)이 뒤를 이었다. 에쓰오일(1조5078억원↓), 포스코(1조4658억원↓), 현대중공업지주(1조2637억원↓), GS(1조1126억원↓)도 1조원대 감소 규모를 나타냈다.

이와 함께 두산(9869억원↓), 강원랜드(9327억원↓), 두산중공업(9228억원↓), 현대자동차(8242억원↓), 롯데케미칼(7540억원↓), 우리금융지주(7196원↓), 현대모비스(5290억원↓), CJ CGV(5145억원↓)도 영업손익이 5000억원 이상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들 기업 가운데선 우리금융지주 매출액이 전년 대비 5조9207억원 늘어난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매출, 영업손익, 당기순손익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보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뺀 324개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1837조9436억원으로 2019년(1848조2391억원)보다 0.6%(10조2954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합산 매출 증가액은 11조3158억원으로 다른 기업의 매출 감소 규모를 뛰어넘는다. 324개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86조566억원)과 당기순이익(50조8460억원)도 2019년 대비 각각 10.2%(9조7414억원), 2.1%(1조942억원) 줄었다.

한편 조사대상 326곳 중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기록한 기업은 2019년 26곳에서 지난해 25곳으로 감소했다. SK, SK이노베이션, GS, 두산, 두산중공업, 롯데케미칼이 영업이익 '1조 클럽'을 반납했고 LG화학, 메리츠금융지주, CJ제일제당, 미래에셋대우, 삼성화재가 '1조 클럽'에 가입했다.

매출액이 10조원 이상을 기록한 기업은 2019년과 2020년 53곳으로 같았다. 삼성증권 매출액이 2019년 6조6562억원에서 지난해 11조79억원으로 확대되며 10조 이상 매출 기업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대한항공 매출이 2019년 12조6834억원에서 지난해 7조6062억원으로 축소되며 10조 이상 매출 기업에서 빠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dazzl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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