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이다영 '233명' 더 있었다.."학생선수들 가해 확인"

최민지 기자 2021. 2. 1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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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선수 이다영·재영 자매의 학교폭력 사건은 과거 학교 운동부 시절 동료를 상대로 벌어진 일이다.

실제로 지난해 보고된 학교운동부 폭력 사건 가해자 중 절반 가량이 같은 동료선수에 의한 것이었다.

이어 "운동부 감독이나 학생선수들은 운동부에서 배운 폭력적 문화의 영향으로 학급의 질서나 학교의 규칙을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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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을 인정한 여자프로배구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에게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가 내려졌다./사진=뉴스1


배구선수 이다영·재영 자매의 학교폭력 사건은 과거 학교 운동부 시절 동료를 상대로 벌어진 일이다.

현장에서는 아직도 비슷한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보고된 학교운동부 폭력 사건 가해자 중 절반 가량이 같은 동료선수에 의한 것이었다.

17일 교육부에 따르면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청은 학생선수 폭력피해 실태조사를 매년 실시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조사 방법, 시기는 교육청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 교육부는 고 최숙현 선수가 팀내 가혹행위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을 계기로 처음으로 초·중·고 학생선수 5만5425명을 대상으로 폭력피해를 전수조사했다.

응답자 중 680명(1.2%)이 피해를 호소했으며 가해자는 519명으로 확인됐다. 이 중 절반 가량인 233명(44.9%)은 같은 학생선수였다. 결과 발표 당시엔 최 선수가 지도자에 의해 가혹행위를 당한 것이 부각돼 동료선수에 관한 부분은 공개되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폭력전담심의기구를 통해 학생선수에 대한 조치를 완료했다"면서 "다만 구체적인 징계 수위에 대한 자료는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지도자가 징계를 받으면 교육부에 보고하도록 돼있지만 학폭위는 운동선수만을 따로 떼내 관리하는 시스템은 구축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다만 교육부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해 2023년 도입을 목표로 학생 선수의 징계이력도 다른 운동선수와 함께 관리할 계획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운동부의 인권 의식이 전반적으로 현저히 낮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도자가 학생에게 하는 가혹행위가 학생선수들에게까지 대물림된다는 지적이다.

서울 A 초등학교 교사는 "가르치던 아이가 모 종목 특기생으로 중학교를 입학하게 됐는데, 입학 전 오리엔테이션을 다녀오더니 곧장 운동을 관두겠다고 했다"며 "알고보니 처음 가자마자 운동부 선배들이 예비신입생에게 단체기합을 줘서 잔뜩 겁을 먹었던 것인데 중학생들이 이런 걸 어디서 배웠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운동부 감독이나 학생선수들은 운동부에서 배운 폭력적 문화의 영향으로 학급의 질서나 학교의 규칙을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인권의식의 부재는 과도한 실적위주의 분위기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부 지도자는 훈련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폭력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일부 학부모는 이를 암묵적으로 동의한다"며 "진로‧진학을 위한 실적 확보라는 공동의 이해관계 하에서 구성원들이 인권침해를 은폐하거나 묵인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인권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스포츠윤리센터는 올해 구성원들이 스스로 인권침해를 인식하고 신고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대상별 맞춤형 교육프로그램 개발‧보급할 예정이다. 또 보편적 인권교육과 차별화 된 스포츠분야 인권교육 전문가를 발굴·양성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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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지 기자 mj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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