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ㄷㅂㅈㅅ 같이 가실 분"..SNS 극단선택 모의글, 경찰 내사 받는다

김소영 기자 2021. 2. 1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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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트위터에 극단 선택을 모의하거나 유도하는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이처럼 SNS상에 극단 선택 모의·유도 글이 속속 올라오자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모니터링, 삭제·차단, 교육, 수사, 피해자 보호조치 과정에서 경찰을 비롯한 관계기관이 유기적으로 협업해 트위터 극단 선택 모의·유도 글에 종합적·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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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왕따,외로움,직장,따돌림,직장내따돌림,여자,우울,괴롭힘 / 사진=김현정디자인기자


"ㄷㅂㅈㅅ 같이 하실래요?", "ㄷㅂㅈㅅ 혼자 가는 게 무섭네요"

최근 트위터에 극단 선택을 모의하거나 유도하는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규정 위반으로 걸릴 수 있는 직접적인 검색어 대신 자음만 쓰는 방식으로 소통한다. '동반자살'을 뜻하는 'ㄷㅂㅈㅅ'만 입력하는 식이다.

실제로 한 누리꾼은 "ㄷㅂㅈㅅ 부산입니다. 장소 있어요"라는 글을 올려 극단 선택을 예고했다.

"ㄷㅂㅈㅅ 구해요", "ㄷㅂㅈㅅ 도움받아 보려 합니다. 그럼 조금은 용기가 날 것 같네요" 등의 게시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검색 한번으로 극단 선택을 함께할 수 있는 동반자를 구할 수 있는 셈이다.

/사진=트위터 캡처

이처럼 SNS상에 극단 선택 모의·유도 글이 속속 올라오자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지난 16일 대전경찰청과 전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경찰청의 지시를 받아 트위터에 극단 선택 모의 글들이 게시된 정황을 내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해당 글들이 게시된 경위와 실제로 극단 선택이 이뤄졌는지를 들여다볼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글을 보는 것만으로도 극단 선택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고 정당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현재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는 "극단 선택을 고려할 때 일반적으로 두렵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혼자서는 두려움을 갖지만 모르는 사람이 함께하자면서 방법을 알려주면 심리적 위안을 얻게 된다"고 분석했다.

유 교수는 "이런 생각을 혼자만 하는 것이 아니라고 알려주고 '함께'라는 점을 강조해 행동으로 이끄는 것"이라며 "자살을 정당화해 힘든 삶 속에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라고 생각하게 만든다"고 우려했다.

이어 "온라인이나 SNS에서 극단 선택을 언급하는 것은 진짜 속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이런 메시지를 남기는 것은 달리 보면 누군가의 도움을 기다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SNS상에 극단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올리는 시간을 '골든타임'으로 여길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9년 7월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자살예방법)' 일부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온라인상 극단 선택 유발 정보에 대한 형사처벌 근거가 마련된 상태다.

극단 선택 유발정보란 Δ극단 선택 동반자 모집정보 Δ극단 선택 관련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정보 Δ극단 선택을 실행하거나 유도하는 내용이 담긴 문서, 사진, 동영상 Δ극단 선택 위한 물건 판매 또는 활용 정보 Δ명백히 극단 선택 유발을 목적으로 한 정보다.

SNS에 올라온 글들은 '극단 선택 동반자 모집 정보'에 해당한다. 혐의가 인정되면 2년 이하 징역의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모니터링, 삭제·차단, 교육, 수사, 피해자 보호조치 과정에서 경찰을 비롯한 관계기관이 유기적으로 협업해 트위터 극단 선택 모의·유도 글에 종합적·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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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 sykim111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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