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故 백기완 조롱 논란' 윤서인 직격 "요설을 배설..철부지 가르치기 어려워"
"독립운동가들은 대충 살았던 사람들 아니었을까"라는 글을 올려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들을 비하한 것 아니냐는 논란의 중심에 섰던 웹툰 작가 윤서인씨가 지난 15일 별세한 고(故)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과 관련, "무슨 대단한 인물 가셨네"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간에 대한 예의부터 가르쳐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의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이지만, 종종 민주주의자로 살아가기가 곤혹스러울 때가 있다"면서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도 함께 살아야 하고, 그들의 말할 자유까지도 존중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더구나 그 '자유'를 '방종'과 구분하지 못하는 철부지들이 함부로 요설을 배설할 때는 특히 그 곤혹스러움이 더하다"고 윤씨를 향해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송 의원은 이어 백 소장 별세에 대한 윤씨의 발언을 옮긴 뒤 "저런 요사스러운 말을 배설할 수 있는 그 자유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는지는 교과서에도 실려 있다"면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철부지들을 제대로 가르치기가 참 어렵다"고 거듭 윤씨를 향한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아울러 송 의원은 "그 만화가는 얼마 전에도 '친일파 후손들이 저렇게 열심히 사는 동안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도대체 뭐한 걸까?'라고 철없는 아이처럼 말을 뱉었다"고도 적었다.
여기에 덧붙여 송 의원은 "교자이의(敎子以義), 자식을 올바른 길로 가르치려는 마음이라도 가져야겠다만, 그게 참 어려운 시절"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앞서 윤씨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백 소장의 별세 기사를 공유하면서 "코카콜라 마시면 민족정기가 썩는다는 분. 이분이 평생을 통일운동에 헌신한 건 맞지"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윤씨는 "그 통일이 우리가 생각하는 자유통일이 아니었다는 게 문제"라면서 "본인이 원하던 '그 통일'을 못 보고 죽은 게 한이겠네"라고도 썼다.
아울러 윤씨는 해당 게시글의 댓글에서도 백 소장의 별세 소식을 전한 언론이 '한국 진보운동의 큰 어른', '백발의 투사', '민주화 운동의 별 지다' 등의 표현을 쓴 것과 관련, "무슨 대단한 인물 가셨네 으이구"라고 했다.
한편 광복회 고문변호사인 정철승 변호사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씨의 백 소장 관련 게시글을 두고 "윤서인이 오늘 작고하신 고 백기완 선생까지 모욕하고 조롱하고 있다는 제보 메일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댓글을 보니 부화뇌동해 고인을 욕보이는 자들도 많더라. 모든 댓글을 캡처해 보내달라"고 적었다.
정 변호사는 그러면서 "가능하면 댓글 작성자들의 인적 사항까지 알려주시면 고인의 유족들 의사에 따라 빠짐없이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도 했다.
한편 윤씨는 지난달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친일파 후손과 독립운동가 후손 집을 비교하는 사진을 올린 뒤 "친일파 후손들이 저렇게 열심히 살 동안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도대체 뭐한 걸까"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윤씨는 "사실 알고 보면 100년 전에도 소위 친일파들은 열심히 살았던 사람들이고 독립운동가들은 대충 살았던 사람들 아니었을까"라고도 했다.
이같은 자신의 발언을 두고 논란이 확산하자 윤씨는 지난달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표현이 부족해서 오해를 부른 점, 그래서 저들에게 빌미가 된 점은 인정하고 사과드린다"며 자신이 썼던 글의 의도를 풀어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씨는 논란이 된 글은 극단적인 비교예시를 '미러링' 한 것이라면서 "저는 기본적으로 당시 독립운동가들이 대부분 열심히 살았던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그렇다고 그 많은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한마디로 규정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씨는 또한 "이승만처럼 아주 열심히 살았던 독립운동가도 있었지만 술과 도박에 찌들어 살거나 도둑질을 하다가 독립운동에 나섰던 이도 있었으니까"라고도 적었다.
아울러 윤씨는 "역사는 다양한 면을 갖고 있기에 후손들이 특정한 의도를 갖고 딱 한 마디로 정의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는 더 신중하게 표현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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