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완화 성급했나..집단감염 이어지며 재확산 조짐

2021. 2. 17.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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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방역당국은 설 연휴와 거리두기 완화 등의 영향으로 코로나19가 더 확산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개개인의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속가능한 거리두기를 위한 조치지만 수도권의 영업시간이 오후 9시에서 10시로 늘어나면서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우려가 있다"며 "2∼3주가 지나면 다시 확진자가 늘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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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확진자 621명..어제보다 164명 증가
직장·학원 등 곳곳에서 집단감염 속출
전문가 "거리두기 완화, 잘못된 신호 줄 수도"
15일 오후 서울역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이어지며 300명대까지 떨어졌던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600명대로 올라섰다. 방역당국은 이달 말 백신 접종을 앞두고 바이러스가 재확산되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가 섣부른 조치가 아니었는지 지적하고 있다.

▶38일만에 다시 600명대 급증…지역 발생만 590명=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7일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621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지역발생 확진자는 590명이었다. 신규 확진자는 전날 457명에서 하루 만에 164명이 늘었는데 600명대 확진자는 38일만이다.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본격화한 ‘3차 대유행’은 정점(12월 25일·1240명)을 찍은 후 서서히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으나, 최근 산발적 감염이 잇따르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최근 1주일(2월 11일∼17일)간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504명→403명→362명→326명→343명→457명→621명을 기록했다.

방역당국은 현 상황을 확진자 감소세가 멈추고 언제든 다시 증가할 수 있는 ‘불안한 정체기’로 진단하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유행이 안정적으로 감소하지 않는 것에 대해 우려하며 환자 발생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특히 수도권 확산세에 대해 “개인 간 접촉에 의한 부분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에서 집단감염 속출=실제 수도권에서는 신규 집단감염 사례가 꾸준히 확인되고 있다. 방대본이 전날 발표한 신규 감염 상황을 보면 경기 광주시 제조업체 2번 사례에서 11명이 확진됐다. 또 인천 서구의 한 직장에서는 5명이 감염됐는데 이 감염이 전북 전주시 소재 음악학원으로 전파가 일어나면서 11명의 감염자가 추가로 나왔다. 이 밖에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 서울병원(누적 117명), 강북구 사우나(42명), 구로구 체육시설(41명), 경기 부천시 영생교-보습학원(151명) 등 기존 집단발병 사례 확진자 규모도 연일 커지고 있다.

비수도권에서는 대구 동구 음식점(10명), 부산 북구 장례식장(11명)과 관련해 새로운 집단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충남 아산 귀뚜라미보일러 제조공장과 관련해선 지금까지 75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설 연휴와 거리두기 완화 등의 영향으로 코로나19가 더 확산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개개인의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특히 이달 말 코로나19 백신 접종, 다음 달 초·중·고교 개학이 차질없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유행 규모를 확실히 줄여야 한다.

윤 반장은 “유행이 증가하는 양상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지만 이보다 더 안정화하려면 개인 방역 수칙을 엄격하게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도권에서는 당분간 5인 이상 사적모임을 금지하는 부분도 필요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전문가 “거리두기 완화가 잘못된 신호 줄 수도”=전문가들은 설 연휴가 지난 뒤 적용된 거리두기 완화 조치가 성급한 것이 아니었는지 지적하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속가능한 거리두기를 위한 조치지만 수도권의 영업시간이 오후 9시에서 10시로 늘어나면서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우려가 있다”며 “2∼3주가 지나면 다시 확진자가 늘 수 있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아직 유행 상황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클럽 등 유흥시설의 영업을 허용할 시점은 아니었다”며 “방역 완화로 유흥시설과 다중이용시설에서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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