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진은 방아쇠, 한국도 안전지대 아니다"
'04년 쓰나미 여진도 아직 진행 중
최근에 한반도에도 지진 잦아져
조선왕조실록, 규모7 지진도 기록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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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지난 13일 일본 후쿠시마현에서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했죠. 지금까지도 규모 5 이상의 여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후쿠시마에서 발생했지만 도쿄까지 흔들렸어요. 잠시 그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을 보시겠습니다. 흔들리는 정도가 지금 보시다시피 우리나라 마포대교, 한강대교 같은 커다란 다리 전체가 흔들흔들할 정도고 침대 위에 있는 전등이 쓰러질 정도. 욕조 안에 물이 파도가 치듯이 바깥으로 흘러넘칩니다. 여러분, 그런데 이게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에게도 심상치 않은 일이 오고 있다. 경주와 해남의 지진이 바로 그 예다, 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얘기인지 이 분석을 내놓은 분,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홍태경 교수를 직접 만나보죠. 홍 교수님, 나와계세요?
◆ 홍태경>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먼저 일본에서 발생한 이번 지진. 10년 전에 엄청난 쓰나미를 몰고 왔던 그 동일본 대지진의 여진이라는 게 사실입니까?
◆ 홍태경> 네. 여진이라고 하는 것은 일반적인 전통적인 평가로 보면 동일한 단층면에서 본진 효과 때문에 발생한 것을 여진이라고 하거든요. 이번 후쿠시마 앞바다 지진 같은 경우에는 동일본 대지진으로부터 남서쪽 방향으로 한 60km 떨어져 있고요. 동일한 단층면입니다. 당시 단층이 판 경계부 따라서 한 400km, 지하 방향으로 한 300km가 쪼개졌어요. 굉장히 방대한 지역이 쪼개졌는데 그 단층면 아주 가까운 곳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여진으로 판단하고 있는 겁니다. 더군다나 지진 발생 이후에 굉장히 지진 발생의 빈도도 증가했고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발생한 것이 여진으로 보는 것이 합당합니다.
◆ 홍태경> 2004년도에 발생한 수마트라 대지진 같은 경우에는 지금도 여진들이 발생하고 있거든요.
◇ 김현정> 2004년에 인도네시아에서 엄청났던 쓰나미의 여진이 지금도 나오고 있다고요?
◆ 홍태경> 네. 그런 초대형 지진 같은 것들이 한 번 발생하게 되면 그 효과가 한 20~30년 정도 유지되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동일본 대지진 효과가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하기는 우리 기준으로 생각하면 안 되고 지구의 나이, 지구의 시간으로 계산하면 20~30년도 긴 게 아니라 그럴 수가 있겠네요.
◆ 홍태경> 그렇습니다.
◇ 김현정> 13일에 7.3이 온 후에도 규모 5.0 이상의 여진이 세 차례 발생했는데 그러면 이거는 여진의 여진, 이렇게 보면 되나요?
◆ 홍태경> 그렇습니다. 크게 보자면 여진의 여진이고요. 그 여진 때문에 또 다른 여진이 또 이어지는 이런 형태인데 시간에 따라서 기하급수적으로 발생 빈도라든가 또 발생하는 최대 지진 규모도 감소하기 마련이거든요. 하지만 이러다가 방아쇠 효과를 낸다고 하는데 또 다른 큰 지진을 일으키고 그것 때문에 발생하기도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요. 그래서 지금 일주일 안에 진도 6 규모 한 9 정도 되는 지진이 또 일본에 올 수도 있다, 이런 경고가 나왔다면서요?
◆ 홍태경> 규모 9라고 하는 것은 사실 지금 후쿠시마 앞바다 지진이나 동일본 대지진 같은 경우에는 태평양판이 부딪치는 곳에서 발생했는데요. 바로 그 지역에서 규모 9.0이 발생하기에는 실제로는 어렵습니다. 동일본 대지진 같은 경우에는 과거 869년도에 발생한 지진 이후로 한 1100년 만에 발생한 지진이거든요. 그러니까 이렇게 초대형 지진이 한 번 발생하려면 적어도 1000년, 2000년 정도의 에너지가 쌓여야 한 번 발생할 수 있게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 지역에서 발생한다기보다는 이 지진 효과 때문에, 일본 열도의 남쪽 지역에는 필리핀판이 충돌을 하고 있는데 이 지역에 또 다른 에너지를 추가하게 되면서 규모 9.0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는 내용이 되겠습니다.
◇ 김현정> 여러분, 예전에 저 지구과학 시간에 배웠던 거 다 생각해 보시면 판들이 다 연결돼 있잖아요. 그래서 여기서 지진이 나면 여기는 스트레스가 해소되지만 다른 판에 스트레스를 주는 방식, 이런 식으로 다 연결이 돼 있는 거 맞죠, 교수님?
◆ 홍태경> 그렇습니다. 지구 표면은 여러 판들이 촘촘하게 맞닿아 있는데요. 한쪽이 불균형을 일으키면서 지진을 일으키게 되면 그 에너지도 다시 인접 판으로 전이가 되게 되고 또 에너지 효과 때문에 지진을 일으키고 이런 일들이 연쇄적으로 발생합니다.
◇ 김현정> 자, 그래서 이것은 일본만의 일이 아니라 우리나라도 걱정해야 될 부분이 있다. 우리나라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우리도 지진에 대비해야 된다. 그런 말씀을 홍 교수님이 하셨네요.
◆ 홍태경> 네. 동일본 대지진 효과가 막대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도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 지진 발생 빈도나 특징이 굉장히 많이 변했습니다. 그 이유는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한반도도 일본 열도 방향으로 끌려가면서 한반도 내에, 지각 내의 응력 변화가 심각하게 발생을 하게 되거든요.
◇ 김현정> 응력이라는 게 그 스트레스인 거예요? 판이 받는 스트레스.
◆ 홍태경> 스트레스를 한국말로 하면 응력이 되는데요. 쉽게 힘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판 내에는 서로 간에 힘 균형을 맞추면서 잘 균형점을 찾고 있다가 어느 한 지점이 그 균형점을 넘어서게 되면 지진이 발생하게 되는데요. 한반도 내부에도 이렇게 균형을 잘 맞추고 있다가 인접 지역 일본에서 발생한 큰 에너지 때문에 한반도에 큰 교란을 발생하게 되고 그 효과로 지진 발생 빈도가 증가했습니다. 그 여파로 경주 지진 등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만 우리나라에서 다섯 차례 발생했거든요.
◇ 김현정> 맞아요.
◆ 홍태경> 1978년 이후로 한반도에서 규모 5 이상이 총 10번 발생했는데 그중에 절반이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 발생한 겁니다. 그리고 실제로 지진발생 빈도도 증가해서 한반도 이곳저곳에서 크고 작은 지진들이 발생해 오고 있습니다.
◆ 홍태경>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규모가 작고 피해가 거의 없는 지진으로 끝나면 좋겠습니다마는 이게 조금 더 규모가 큰 지진으로 조만간 올 수도 있다고 보세요?
◆ 홍태경> 어느 지역이든 간에 그 지역에서 발생 가능한 지진을 따지려면 그 지역에 쌓이는 응력의 최대 양이 얼마고 그 최대 양에 도달하게 되면 지진으로 해소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역사적으로 봤을 때 발생했던 최대 지진이 얼마냐를 보면 그 지역에서 발생 가능한 최대 지진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우리는요?
◆ 홍태경>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조선왕조실록이나 이런 것들을 평가해 보면 규모 7 정도 되는 지진이 발생한 사례가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정도의 지진은 한반도에서 발생할 수 있다. 최근에 저희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수도권 일원에서도 규모 7내 지진들이 과거에 발생한 전례가 있다. 물론 규모 7까지는 안 되지만 규모 6.5까지 되는 지진까지는 계산이 됐거든요. 그런데 이런 지진들이 언제 발생하냐면 사실은 오랜 시간에 힘이 누적이 되고 나면 지진이 발생하게 될 텐데 인접 지역에서 큰 지진이 발생하게 되면 한반도에 추가적인 교란이 이루어지게 되고 그렇지 않았으면 한 100년, 200년 후에 발생할 지진이 시기를 앞당겨서 발생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동일본 대지진이라든가 인접 지역에서 일어나는 교란은 우리나라로 볼 때는 별로 좋은 일은 아닌 거죠.
◇ 김현정> 아까 전에도 말씀하셨듯이 지구의 나이, 시간의 흐름이라는 건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좀 다르다는 걸 전제로 했을 때 그 규모 6.5, 7 정도의 강진이 수도권 위주로 발생할 가능성을 학자들은 어느 정도로 계산하면서 대응하고 계십니까?
◆ 홍태경>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역사서가 굉장히 잘 돼 있어서 특히 조선왕조실록 같은 경우가 굉장히 잘 돼 있거든요. 그래서 이 조선왕조실록에 나와 있는 피해 사례를 가지고 거꾸로 역산을 하는 작업을 하게 됩니다. 이런 작업들을 하게 되면 어느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했고 당시 발생한 지진의 규모가 얼마인지도 추적할 수 있게 되거든요. 조선왕조실록에서만 수도권 일원에서 한 6차례 중대형 지진이라고 하는 것들이 평가가 됐고요. 그런 지진들이 한 규모 6.5 선에 이르는 지진들이 있다는 겁니다. 물론 정확한 위치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을 수 있는데.
◇ 김현정> 시기는요? 우리가 계산해 봤을 때 이 정도쯤이면 다시 우리나라에 올 수도 있으니 대응해야 한다, 이런 게 있을 거 아닙니까?
◆ 홍태경> 그게 굉장히 어려운 일인데요. 왜냐하면 우리가 그 시기를 판단하려면 이런 기록들이 굉장히 긴 기간 있어서 주기를 판단할 수 있어야지만 이런 지진들은 몇 년에 한 번씩 발생한다고 볼 수 있거든요. 그런데 조선왕조실록에만 따져도 여러 차례 나오기 때문에 이런 지진들이 비교적 자주 발생할 확률이 있다라는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가 1978년 이후로 공식적으로 지진 관측이 시작이 됐고 그 이후로는 지진 발생 빈도가 높지 않고 큰 지진도 규모 5.8 정도밖에 안 되니까 그동안 안전하다고만 생각했을 뿐이거든요. 하지만 기간을 좀 길게 놓고 보면 꽤나 큰 지진들이 상당히 있었고 이런 지진이 언젠가 시기가 되면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 김현정> 학자들은 멀리 내다보시면서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대비책을 마련하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홍 교수님은 전체를 보고 계시는 건데 지구의 시간이라는 걸 생각했을 때 조선시대 때 그 정도의 규모, 강진이 있었다면 다시 올 수 있다는 걸 우리가 생각해야 한다. 일본의 저 지진, 그냥 남의 일로 생각할 건 아니다 이런 경고를 메시지를 주신 거예요.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홍태경>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홍태경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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