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이겨낸 5명의 청년 음악인들이 전하는 선율 '그대를 향한 위로'
[경향신문]
김성민씨(25)는 2급 발달장애를 갖고 있다. 6살이 되어서도 말을 알아 듣지 못했다. 청천벽력같은 일을 감당하게 된 부모는 음악을 통해 장애아들을 세상속으로 이끌었다. 보고 느낄 수 있는 지각능력이 떨어진 아들은 악보를 읽을 수 없었다. 장애아들이 깨우칠 수 있는 특수한 방법으로 계이름과 악보보는 법을 가르쳤다. 그 세월이 20년이다. 다행인 것은 아들이 절대음감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사실이었다. 2005년 12월 24일, 9살된 아들은 한 교회에서 첫 바이올린 연주회를 가진다. 국내와 해외 연주회를 여러차례 거뜬히 성공한 그는 성인이 돼 전주대학교 음악과에서 바이올린을 공부중이다.
비슷한 사연을 가진 청년 장애 음악인 5명이 오는 21일 오후 7시 전북 전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에서 뜻깊은 연주회를 연다. 장애를 극복한 젊은 음악가들이 코로나19에 지친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음악회다. 연주회에 참가하는 장애 음악가들은 발달장애 피아노 5중주단 ‘사랑나무 앙상블’에 소속돼 있다. 이 모임은 비영리단체인 한국예문화원이 지난해 장애인전문음악가의 예술활동과 직업연주가로서 발돋움을 지원하기 위해 전북최초로 결성한 클래식앙상블이다.
‘사랑나무 앙상블’을 구성한 5명은 김씨를 비롯 기쁨샘 중창단 반주자인 리더 송현종(피아노), 위더스오케스트라단원인 주지원(제2바이올린), 대전 전국장애학생 음악콩쿠르 은상 수상자인 신서희(비올라), 드림온오케스트라 단원인 오하민씨(첼로)다.
결성 1년만에 연주회를 가질 수 있게 된 것은 ‘사랑나무앙상블’을 지도하는 소중연 음악감독(제일고 교사)의 헌신적인 지도 등 기성 음악인들의 재능기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성민씨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노력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살아왔다”면서 “감염병으로 고단해 진 분들께 희망을 향해 나갈 수 있는 위로의 선율을 전해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주회에는 비 장애 음악인도 힘을 보탠다. 행사를 이끈 한국예문화원 대표인 장인숙씨(메조소프라노)를 비롯 이은희(소프라노), 서동민(바리톤), 김인성(피아노), 송지원(바이올린), 노윤정(바이올린), 변정인(비올라), 양지욱씨(첼로)가 협연에 동참했다.
음악회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기 위해 선착순 200명만 입장이 가능하다. 사랑나무 앙상블은 본 공연에 앞서 지난 6일 휴아트홀에서 영상을 촬영한데 이어 18일과 20일에도 봄날 미디어아트홀에서 촬영에 들어간다. 이 영상은 본 공연이 열리는 21일 유튜브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공개된다.
한국예문화원대표 장인숙대표는 “이번 공연은 역경을 이겨내고 자신의 꿈을 일궈낸 청년 장애 음악인과 비장애 전문음악인이 손을 맞잡고 무대에 오르기 때문에 남다른 의미가 있다”면서 “소외된 곳에서 힘겹게 역량을 키워 온 장애 음악인들이 더 어려운 곳을 향해 기쁨과 희망을 주려는 마음에 박수를 보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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