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석, 사표낸 신현수에 "검찰 편들다 좌절, 부주의하고 무책임"

"대통령은 법이 정한 절차와 권한 그대로 인사하시는 분"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게 두 차례 사의(辭意)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 신현수 민정수석을 향해 “검찰과 장관 사이에서 검찰 편을 들다가 그 의사가 반영되지 않자 사의를 표명한 것 같다”고 했다.

작년 12월 31일 신현수 민정수석이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 룸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법무부 인권국장을 지낸 황 최고위원은 신 수석의 사의 표명이 알려진 16일 밤 페이스북에서 “검찰보직인사는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하는 것이고, 수석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에 불과하다”며 “비서는 비서다”라고 했다. 신 수석은 최근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이 주도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배제된 후 두 차례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최고위원은 “사의의 표면적 사유는 ‘지난 7일 단행된 검찰 고위 간부 인사 과정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논의에서 배제당하자 사표’라는 것”이라며 “하지만 사의표명이 사실이고 또 언론에 나타난 사유가 진짜 사유라면, 대통령의 수석비서관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맞나 싶다”고 했다.

그는 “예전의 검찰간부 인사를 보면, 대통령은 법이 정한 절차와 권한 그대로 인사를 하시는 분”이라며 “그러니 장관의 인사안을 받고 비서진의 여러 검토 의견을 들으신 뒤 당신이 생각하는 바 대로 결정해 이를 법무부에 통보하셨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러면 왜 수석이 인사과정 논의에서 박범계 장관으로부터 배제당했다고 하느냐? 추정컨대 이는 이번 대통령 인사에 검찰의 입장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쉽게 말해 검찰과 장관 사이에서 검찰 편을 들다가 그 의사가 반영되지 않아 좌절되고, 본인 입장이 이도저도 아니게 되자 사의를 표명한 것 같다는 얘기”라고 했다.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조인원 기자

그러면서 “민정수석이 아무리 선거과정에서 대통령을 도운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는 검찰 출신이고 취임 뒤부터 줄곧 검찰쪽 입장을 반영하려 한 사람으로 보였다”며 “검찰간부 몇 명의 인사에서 자신의 뜻이 반영되지 않았다 해서 대통령 수석비서관이 사의를 표명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처신이냐”고 했다.

황 최고위원은 또 “사의표명이 어떻게 흘러나왔는지도 살펴볼 일”이라며 언론에 보도된 점도 지적했다. 그는 “수석 중의 수석인 민정수석의 사의표명은 대체로 아주 극소수의 사람들만 알고 있을 사안”이라며 “자신의 사의표명을 쉽게 흘리고 다니거나 다른 누군가와 공유하고 있다가 대통령과 법무부를 흔들려는 자들에 의해 언론사로 흘러들어갔을 소지도 다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부주의하고 무책임하면서 자기 존심(자존심)만 세우려 한다면 대통령의 비서로서는 부적격 아닌가”라고 했다. 그는 “비서는 비서다”라며 “수석비서도 비서의 수석일 뿐 비서인 것은 마찬가지”라고 했다.

신 수석은 임명 한 달 만인 지난 9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다음 날인 10일 신 수석 사표를 반려했지만, 신 수석은 설 연휴 이후 다시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