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보일러 아산공장 관련 누적 확진자 100명

16일 37명 추가…3밀 환경 탈의실 등 6곳서 바이러스 검출, 온풍기 통해 확산 가능성

충남도, 뒤늦게 100인 이상 사업장 긴급 점검 예정 ‘사후약방문’식 방역행정 비판

충남 아산 귀뚜라미보일러 제조공장을 매개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모두 100명으로 늘었다.

1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날 이 공장 관련 확진자 37명이 추가되면서 지난 13일 첫 감염자가 나온 지 사흘 만에 관련 확진자는 모두 100명(직원 80명·가족 등 20명)으로 늘었다. 이날 추가된 확진자는 직원 29명(아산 12명·천안 17명)과 천안 거주 가족·지인 8명이다.

방역당국은 해당 공장의 밀집·밀접·밀폐 환경에서 직원들이 장시간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이 집단감염의 원인으로 보고 진단검사와 방역소독을 진행하고 있다. 당국이 공장 관련 시설 16곳에서 환경검체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F동 공용 탈의실 소파와 음료 자판기, 회의실 테이블, 사무실 온풍기 등 6곳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직원 확진자 80명 가운데 대부분은 F동 근무자들이다. 이 공장에는 모두 5개 건물이 있다. 당국은 환기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건물 내에서 온풍기 바람을 타고 바이러스가 퍼졌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F동 탈의실과 목욕탕, 휴게실, 사무실 등은 전형적인 3밀(밀접·밀집·밀폐) 환경인 것으로 조사됐다. 건물은 대형 컨테이너 형태로 자연 환기가 불가능했고, 탈의실과 휴게실 역시 창문을 비닐로 막아두는 등 밀폐됐다고 방역당국은 설명했다.

관련 확진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확진 직원들이 설 연휴 기간 고향을 방문해 전파했을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가족·지인 등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귀뚜라미 아산 공장은 아산시 탕정면에 21만4876㎡ 규모로 조성돼 직원 632명이 근무하고 있다. 거꾸로 콘덴싱보일러와 거꾸로 하이핀보일러 등을 생산한다. 충남도는 귀뚜라미보일러 공장과 같은 곳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이번 주 중 도내 100인 이상 사업장을 긴급 점검키로 했다. 하지만 대규모 사업장에서 이 같은 일이 충분히 예상됐는데도 일이 터지고 나서야 대응하는 ‘사후약방문’식 방역행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최근 3차 유행이 진정되는 기미를 보이고 백신 접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또다시 집단감염이 발생하게 돼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더는 추가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방역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아산=김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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