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檢, 스마트폰 녹음 파일 위변조 식별 기술 개발한다

스마트폰 녹음 파일 증거 채택률 높아졌지만
가짜 녹음 등 편집 여부 쟁점으로 떠올라
대검, 위변조 여부 분석 기법 시스템 개발

일러스트=김의균

검찰이 올해 안으로 스마트폰 녹음 파일 위변조를 막는 디지털 식별 기법을 개발한다. 이르면 내년부터 법정에서 녹음 파일에 대한 증거 효력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관련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이달 중으로 ‘스마트폰 녹음 파일 위변조 여부 분석 기법 시스템’ 개발을 시작한다.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할 업체를 선정해 올해 안으로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최근 스마트폰 녹음의 대중화로 다양한 기종의 스마트폰을 통한 녹음 파일이 증거로 제출돼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통신비밀보호법상 본인이 참여한 대화의 내용을 녹음한 경우에는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위법이 아니다. 본인이 직접 참여한 대화의 녹취 파일은 법정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비대면으로 발생하는 디지털 성범죄 특성상 스마트폰을 통한 녹취 등이 성 착취에 대한 공소 사실을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됐다. 이에 재판부도 검찰 측 증거목록에서 제외했던 녹음 파일을 법정에서 재생해 청취하는 방식으로 증거를 조사하는 방법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 녹음 파일의 편집 여부가 쟁점이 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가짜 녹음 내용의 삽입, 삭제 등 짜깁기가 가능하다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음성합성 기술인 ‘딥보이스’를 통해 구분이 어려운 음성 위조까지 할 수 있게 됐다. 최근 아이돌의 목소리를 합성해 성관계를 연상케 하는 음란물을 강력히 처벌해달라는 국민 청원까지 등장할 정도다.

최근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고(故) 김광석의 목소리를 AI로 부활시켜 김범수의 ‘보고 싶다’와 김광진의 ‘편지’를 노래로 재현했다. /SBS

음성합성 기술은 말 그대로 인공적으로 사람의 목소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딥러닝(심층학습) 기술을 이용하면 여러 단계를 거칠 필요 없이 입력 텍스트와 이에 대한 음성 데이터만 있으면 음성합성을 할 수 있다.

목소리(화자)의 데이터도 많이 필요하지 않다. AI가 이미 축적돼 있는 많은 양의 음성 데이터로 기본 학습을 한 뒤, 몇 시간 정도의 화자 데이터를 새롭게 추가해 적응 훈련을 진행하면 완료된다. 자칫 고인의 목소리까지 똑같이 만들 수 있어 증거로 나온 녹음 파일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분간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검찰 입장에선 녹음 파일의 무결성을 선제적으로 증명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이미 녹음 파일 위변조 분석을 위해 해당 스마트폰을 녹음 파일과 함께 제출받거나 해당 기종을 대여해 분석에 사용하고 있다. 녹음 파일의 음성 및 음향 신호를 정밀 분석해 녹음 내용의 삽입, 삭제 등 짜깁기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기존 방식에 추가로 파일 정보와 파일 구조 분석 등 디지털 분석 기법 적용이 필요하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이 개발 중인 위변조 여부 분석 기법 시스템에는 삼성전자, 애플, LG전자 등 제조사의 스마트폰 기종 100대 이상과 운영체제(OS), 녹음 설정 등에 따라 이미 수집된 원본 녹음 파일과 편집 파일이 활용된다. 여기서 메타데이터(대량의 데이터를 구조화한 데이터) 등 분석 결과를 데이터베이스화해 분석 시간 단축과 감정 결과의 객관성 등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검찰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한 국내외 학회 논문 발표를 통해 성과 검증, 성능 개선 후 실무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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