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해야 할 인사"라더니..취임 한달여 만에 사표 쓴 신현수

최경민 기자 2021. 2. 17.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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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비서실장 인선 만큼, 민정수석 인선도 주목해야 할 것 같다."

지난해 마지막 날 청와대 비서실장·민정수석 교체가 있었을 때 복수의 여권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신 수석에 대해 "온화한 성품을 갖고 있고 합리적인 인사다. 검찰 쪽과도 두루 관계가 좋다는 평가"라며 "검찰과의 관계를 보다 부드럽게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박 장관은 신 수석과의 논의를 건너뛰고 검찰 인사를 발표한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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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신임 신현수 민정수석이 3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 룸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12.31. since1999@newsis.com


"그런데 비서실장 인선 만큼, 민정수석 인선도 주목해야 할 것 같다."

지난해 마지막 날 청와대 비서실장·민정수석 교체가 있었을 때 복수의 여권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유영민 실장으로 바꾼 것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정치권에서는 감사원 출신 김종호 전 민정수석을 검사 출신(사시 26회) 신현수 수석으로 교체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였다. 신 수석이 문재인 정부의 첫 검사 출신 민정수석이기는 했지만, 꼭 '최초'의 의미 때문만은 아니었다.

여권 관계자는 신 수석에 대해 "온화한 성품을 갖고 있고 합리적인 인사다. 검찰 쪽과도 두루 관계가 좋다는 평가"라며 "검찰과의 관계를 보다 부드럽게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이 1년 넘게 이어지는 동안 만신창이가 된 청와대와 검찰 간의 관계를 어느 정도 회복시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인사가 아니냐는 평가였다. 청와대의 '강공'에서 '완급조절'로의 기류변화를 상징하는 인선이라는 뜻이다.

신 수석은 문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인사로 평가받는다. 신 수석이 참여정부 사정비서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민정수석이었던 문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던 적이 있다. 여권에서는 '준비된 민정수석'으로 불려왔을 정도다.

윤 총장과의 친분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편하게 서로 전화를 할 수 있을 정도의 관계라는 말도 나온다. 청와대와 검찰 간 가교 역할을 하면서, 윤 총장의 퇴임(오는 7월), 그리고 그 이후까지 검찰개혁을 보다 원만하게 추진할 수 있는 최적임자였던 셈이다.

실제 문 대통령은 지난달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 총장을 두고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며 "검찰개혁 과정에서 갈등이 부각돼 국민들께 정말 송구스러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과의 갈등을 봉합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난 대목으로 해석됐다.

그런데 신 수석이 최근 취임 두 달도 채 안 돼 사의를 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검찰 고위 간부 인사 과정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갈등을 빚으면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장관은 지난 7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등 '추미애 라인'을 유임시키는 등의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박 장관은 신 수석과의 논의를 건너뛰고 검찰 인사를 발표한 것으로 파악된다. 검찰 측에서도 그동안의 화해 제스처가 무색하게 된, 일방적인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같은 상황이 연출되자 신 수석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것이다. 검찰과의 대립구도를 유지하는 듯한 인사에 신 수석이 자신의 역할론을 부정당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자존심이 상했을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은 신 수석의 사표를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신 수석을 앞세워 청와대와 검찰 간 충돌을 봉합하려했던 문 대통령의 구상이 차질을 빚게 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청와대와 여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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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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