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이후 코로나 다시 급확산 조짐..오늘 최소 500명대 중후반

배성수 2021. 2. 17.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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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오후 9시 중간 집계 신규 확진자 531명
지난달 27일(559명) 이후 최다 수치
전국 집단감염 속출에 설 연휴 감염 고리도 나와
거리두기 하향 조정한 상황..방역당국 '긴장'
거리두기가 1.5단계로 완화된 지난 15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 술집거리 일대가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사진=뉴스1


설 연휴 이후 곳곳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확인되면서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57명으로 집계됐다. 설 연휴 검사건수 감소 영향으로 지난 13일부터 사흘 연속 300명대를 유지했으나 나흘 만에 400명대로 올라선 것이다.

이날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중간 집계한 신규 확진자는 531명이었다. 전일 같은 시간에 집계된 412명보다 119명 많은 수치다.

중간 집계 531명은 지난달 27일(559명) 이후 최다 수치다. 밤 9시 이후 확진자가 많이 늘어나지 않는 최근 추세를 고려하더라도 최소 500명대 중반, 많으면 600명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집단발병 사례를 보면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감염이 발생했다.

충남 아산 귀뚜라미보일러 제조공장과 관련해 전날 오후까지 총 98명이 확진돼 방역당국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아산과 천안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잇따르는 가운데 검사 결과에 따라 확진자가 훨씬 더 늘어날 수 있어서다.

지난 16일 오전 충남 아산시 탕정면 귀뚜라미보일러 아산공장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방역 당국은 이 공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충남도 방역대응팀에 따르면 이 회사 건물 내부 6곳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환기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사무실 온풍기 등도 포함됐다. 더욱이 F동 공동 탈의실과 목욕탕, 휴게실, 사무실 등은 전형적인 3밀(밀접·밀집·밀폐) 환경인 것으로 조사됐다.

방역당국은 밀폐된 환경에서 바이러스가 확산하며 집단감염 사태를 키운 것으로 보고 있다. 충남도는 이와 비슷한 환경에 놓인 곳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이번 주 중 도내 1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긴급 방역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방대본이 전날 발표한 신규 감염 상황을 보면 경기 광주시 제조업체 2번 사례에서 11명이 확진됐다. 인천 서구의 한 직장에서는 5명이 감염됐는데 여기서 전북 전주시 소재 음악학원으로 전파가 일어나면서 11명의 감염자가 추가로 나왔다. 누적 확진자는 16명이다.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 서울병원(누적 117명), 강북구 사우나(42명), 구로구 체육시설(41명), 경기 부천시 영생교-보습학원(151명) 등 기존 집단발병 사례의 확진자 규모도 연일 커지고 있다. 이 밖에 대구 동구 음식점(10명), 부산 북구 장례식장(11명)과 관련해선 새로운 집단감염 사례도 확인됐다.

설 연휴 가족·친척 간 모임을 고리로 한 확진자도 발생하고 있다. 부산에선 설 연휴였던 지난 11∼12일 가족모임 이후 확진된 일가족 6명 중 1명의 직장으로까지 감염의 불씨가 번졌다. 또 설 연휴에 경북 봉화에서 모였던 가족 4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역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처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며 주요 방역 지표도 다소 더 악화할 전망이다. '3차 대유행'이 올 들어 안정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1000명대에서 최근 200명대 후반까지 떨어졌다가 300명대를 거쳐 400명대 중반까지 늘어난 상태다.

최근 1주일(2.10∼16)간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444명→504명→403명→362명→326명→343명→457명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406명꼴로 나와 다시 400명 선을 넘은 것이다. 이 가운데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지역발생 확진자는 일평균 350명 안팎까지 내려갔다가 전날 381명까지 증가했는데 앞으로 계속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코로나19 방역 대응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수도권은 2단계, 비수도권은 1.5단계로 각각 한 단계씩 하향 조정되고 다중이용시설의 운영 제한도 대거 해제된 터라 재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이제 설 연휴 인구 대이동에 따른 직·간접 영향까지 본격화될 수 있어 방역당국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실제로 방역당국은 현 상황을 확진자 감소세가 멈추고 언제든 다시 증가할 수 있는 '불안한 정체기'로 진단하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백브리핑에서 "유행이 안정적으로 감소하지 않는 것에 대해 상당히 우려하며 (환자 발생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고,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특히 수도권 확산세에 대해 "개인 간 접촉에 의한 부분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집단감염이 계속 발생하는 부분도 또 다른 원인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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