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업]"논밭 위에 넘실대는 태양광 패널..누구 배 불리는가"
설치되는 곳은 먹거리 생산되는 농지와 바닷가
농사짓기 좋은 땅 농업진흥구역에도 태양광 설치 요구
정부 지원·대출 사업 다양..기업 배부르게 하는 것일수도
■ 방송 :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 FM 98.1 (18:25~20:00)
■ 진행 : 김종대 (연세대 객원교수)
■ 대담 : 정은정 작가, 이라영 작가
◇ 김종대> 우리들의 관계를 업시켜보는 시간. 모든 것에 대한 관계 맺기의 달인. 이라영 작가님 어서 오세요.
◆ 정은정> 안녕하세요.
◇ 김종대> 그리고 도시와 농촌의 관계업을 꿈꾸는 도농 관계의 달인, 농촌사회학 연구자 정은정 작가님, 어서 오세요.
◆ 이라영> 안녕하세요.
◇ 김종대> 설 연휴 동안 하시고 싶은 얘기가 첩첩이 쌓여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천천히 풀어보기로 하겠는데. 정은정 작가님이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가 영농형 태양광이라고요? 좀 어려워요. 태양광은 태양광인데 영농형 태양광? 발음도 어렵네.
◆ 정은정> 그러니까 영농형 즉 태양광 패널 밑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다라는 거죠. 기존의 태양광 패널 같은 경우는 태양광 패널만 해서 농업 창고라든가 집의 지붕이라든가.
◇ 김종대> 축사라든가.
◆ 정은정> 아니면 농지의 오로지 발전시설을 위해서 설치했다면 영농형은 우량 농지라고 해요, 농업 진흥구역. 그러니까 좋은 농지 위에도 태양광 설치를 조금 높게 잡고 그 밑에서는 벼라든지 감자라든지 어떤 작물들을 키워서 복합형의 태양광 시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김종대> 태양광으로 발전도 하고 그 밑에서 농사도 짓고. 그런데 태양광 위에 있으면 그늘이 질 거 아니에요.
◆ 정은정> 그런 거에 대한 고민들이 있는데 또 워낙 날씨가 여름에 뜨거우니까 오히려 좀 그늘막의 역할들을 해 주기 때문에 걱정 없다라는 것이 지금 정부 쪽의 설명이죠.
◇ 김종대> 정부 쪽이라는 거를 강조하시는 데는 무슨 뜻이 있는 것 같아요. 이라영 작가 님은 태양광 얘기 들어보셨어요?
◆ 이라영> 들어본 게 아니라 지금 현재 저희 부모님 집에 설치가 돼 있습니다.
◇ 김종대> 부모님 댁에?
◆ 정은정> 부업 중이시라서.
◇ 김종대> 댁 어디예요?
◆ 이라영> 그러니까 저희 부모님이 농사를 짓는 건 아니라서 크게 설치한 건 아니고 마당에다 설치해서 조그맣게 설치해서 가정용 전기를 사용하는데 태양광을 쓰고 있어요. 얼마 전에 설치를 해서 지금 이제 전깃세가 나왔는데 전기요금이 설치 전에 반 정도 나왔어요.
◇ 김종대> 절반으로.
◆ 이라영> 그리고 설치할 때도 설치비를 한 60%, 70% 정도 지원을 받았더라고요.
◇ 김종대> 그러면 지원받아 설치하고 전깃세를 줄이고 좋은데요.
◆ 이라영> 그래서 지금 만족하고 계세요.
◇ 김종대> 그러시군요. 그럼 태양광 저는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런데 이 영농형 태양광이 왜 문제가 되는 것이냐 이게 왜 핫이슈가 된다는 겁니까?
◆ 정은정> 기존에 태양광 시설이 없었던 건 아니고요. 우리나라 농지가 크게 2개예요. 그러니까 농업진흥구역. 그러니까 오로지 농업을 위한 그런 농지가 있는데 이 농업진흥구역도 이제 허가를 점점 많이 내준다는 거죠.
◇ 김종대> 그럼 과거에는 농업진흥구역에는 안 됐습니까?
◆ 정은정> 일부 있긴 했었지만 그래도 한 8년 이내의 시설을 다시 이렇게 회수해야 되고 하는데 이 기간을 20년까지도 늘릴 수 있는.
◇ 김종대> 20년?
◆ 정은정> 이번에 그 법이 더불어민주당 농해수위 소속 김승남 의원이 영농형 태양광시설 도입을 위해서 농지법 일부개정법률안, 즉 건드리기가 되게 예민하고 그러니까 농지라는 거는 농산물 그러니까 즉 식량을 생산하는 건데 여기다 태양광시설을 할 수 있게끔 농지법을 조금 고치자라는 것을 발의를 했고 농민들은 지금 엄청 반대를 하고 있죠.
◇ 김종대> 아니, 이상하네요. 좋다고 그러시는데 이라영 작가님은. 농민들이 반대를 한다고요?
◆ 이라영> 저희집은 농사를 안 지으니까.
◇ 김종대> 농사도 짓고 그러면서 전기를 발생시켜 전기판매 수익도 얻을 수 있잖아요.
◆ 정은정> 그게 이제 김승남 의원 측의 주장이죠. 만약에 영농형 태양광시설을 설치를 하게 되면 당연히 쌀도 걷고 그리고 발전소로 한전에 보낸 다음에 그 전기세를 페이백처럼 받는 시스템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어떤 농가 소득이 더 올라간다. 무려 농가 가외 소득이 5배나 올라간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마는 농민들 입장에서는 뭐냐 하면 대체적으로 우리나라 70%의 농민들이 임차농이에요. 자기 땅도 좀 갖고 있고 그리고 또 땅을 빌려서 이렇게 계속 하는 건데. 왜냐하면 농산물값이 워낙 싸다 보니까 경지 면적을 늘릴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보통의 농업진흥구역의 이 땅이라는 건 뭐냐 하면 임차농들이 너무 많은 거죠. 그렇게 되면 주인들이, 지주들이 태양광만 심겠다 이렇게 되게 되면 땅을 빼앗긴다는 생각을 하고 계시기 때문에 굉장히 두려움을 많이 느끼시는 것 같아요.
◇ 김종대> 임차농, 옛날로 얘기하면 소작농 아닙니까?
◆ 정은정> 그렇다고는 할 수 있는데 워낙 신분자체는 달라졌기 때문에 때마다 똑같다고 도시 자영업자와 똑같죠. 내가 장사가 되든 안 되든 돈을 내야 되는 것처럼 도지라고 하거든요. 땅을 빌리는 값을 내야 되는데 거기에다가 지주가 태양광을 심겠다라고 하면 거절을 할 수도 없고 그리고 주로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가 늘 국회의원 해 보셔서 아시지만 청문회에 제일 많이 걸리는 게 그거잖아요, 부재지주잖아요. 땅주인은 다 대도시에 사는 사람이고.
◇ 김종대> 농업직불보험 타먹고, 농사도 안 지으면서.
◆ 정은정> 그러면 나는 잘 됐다 이러면서 정부에서 지원받아서 지금 여기다가 영농형 태양광을 심고 그리고 당신들은 나가시오라고 해서 임차농들이 쫓겨나갈 그럴 위험성이 굉장히 있다라고 주장하는데 김승남 의원은 이렇게 얘기하죠.
◇ 김종대> 뭐라고?
◆ 정은정> 그것 봐라. 그거는 당신들의 욕심일 뿐이다. 그러니까 왜 땅주인들 주로 고령농들이 내 땅인데 내 마음대로 할 수 없겠냐라고 이런 이야기를 너무나 버젓이 하고 있더라고요.
◇ 김종대> 그러면 김승남 의원의 이 법안 발의를 농민들이 반대하고 논란이 많다는 걸 모르고서 과연 이렇게 법안 발의를 하셨냐 이분도 법안을 발의하면 이런 논란이 있다는 것 잘 아셨을 것 같은데.
◆ 정은정> 그렇죠. 그런데 이번에는 돌파해 볼 만하다고 판단을 한 것 같아요. 왜냐하면 지금 모두가 다 신재생에너지 이야기를 하고 있고요. 또 신재생에너지 하게 되면 이 태양광이든 풍력이든 어디에 설치를 할 것이냐. 그럼 결국에는 농촌이나 어촌으로 가야 된다라는 거죠. 사실 오늘 그 말씀을 드리고 싶었어요. 저도 도시민으로서 그리고 이런 기후위기라든가 그리고 신재생에너지가 많아져야 된다라는 건 너무나 공감하지만 그것을 설치할 수 있는 곳은 결국에는 우리의 먹거리가 생산되는 그런 농지나 그리고 바닷가라든가 이렇게 간다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 이런 고민은 좀 해 볼 필요가 분명히 있습니다.
◇ 김종대> 결국에는 도시의 편리함을 위해서 태양광 발전도 또 농촌의 희생으로 귀결된다, 이런 말씀이신데요. 그러면서 임차농업인들은 또 쫓겨날 우려도 있고 또 자기결정권도 없다, 이 말씀까지 하셨어요. 그러면 이렇게 태양광을 설치해도 벼는 자란단 말이죠. 그러면 수익이 발생하는 건 나중에 어떻게 따로 계약을 맺기로 하고 일단은 그 안에서 농사는 계속 지을 수 있는 거죠?
◆ 정은정> 그렇게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농촌경제연구원에서도 그 부분은 인정을 하더라고요. 농민들이 가장 걱정하는 건 뭐냐 하면 이 태양광시설이 들어왔을 때 어떤지 환경 훼손의 문제. 그런데 이 훼손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패널이 어떤 폐기물 이런 것도 있지만 농민들의 설문조사를 보게 되면 경관 상실에 대한 부분들이 되게 많아요. 마을의 풍경이 바뀌는 거죠. 그러니까 우리는 푸르게 넘실대는 들판이 아니라 그 위에 태양광 패널이 빼곡히 들어서 있는 농지를 보는 게 어차피 돈도 얻는 거고 괜찮지 않을까라고 하는데 경관 상실이라는 게 사는 주민들에게는 굉장히 큰 문제거든요.
◇ 김종대> 하긴 상상이 안 됩니다. 논에 벼가 보이는 게 아니라 태양광 패널이 쫙 깔려 있으면.
◆ 정은정> 눈이 부실 것 같아요.
◇ 김종대> 눈이 부시고.
◆ 정은정> 지금도 지나가다 보면 비닐하우스 때문에 한 번씩 저도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거든요. 하얀 파도가 확 밀려드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 김종대> 멀리서 보면 바다 같아요.
◆ 정은정> 밤에 운전을 할 경우에는. 그런 부분들도 분명히 있고요.
◇ 김종대> 아니, 경관에 대한 것도 농민들에게 정서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고 보시는 거죠?
◆ 정은정> 무척이나 큽니다. 그리고 우려를 하는 거죠. 그리고 이게 농촌경제연구원이나 연구들을 해 놓은 결과로는 한 조금 수출이 분명히 줄어든다는 거죠 그거를 인정을 하는데. 그 얘기도 좀 서늘하게 하더라고요.
◇ 김종대> 서늘하게?
◆ 정은정> 쌀이 과잉생산 아니냐 쌀을 더 생산하려고 하느냐.
◇ 김종대> 거기에 또 그 논리가.
◆ 정은정> 이런 논리도 솔직히 있습니다.
◇ 김종대> 일단은 경관 훼손 얘기를 하셨는데 그외에 농민 단체가 이 태양광 설치 반대하는 다른 이유도 있습니까?
◆ 정은정> 농촌진흥구역, 그러니까 농업진흥구역은 가장 좋은 땅이거든요. 그리고 우리나라 이미 58%가 진흥구역 아닌 농지에는 이미 태양광을 설치를 할 수 있는데 굳이 왜 좋은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이 좋은 땅에 다시 태양광을 박으려 하는 것이냐 이것은 결국 업자가 붙지 않았느냐라는 아주 합리적인 의심을 하고 계시죠.
◇ 김종대> 업자. 그 얘기 좀 자세히 해 주세요. 진흥구역에 패널 설치하는데 어떤 업자가 붙습니까?
◆ 정은정> 기본적으로 정부 보조도 되게 많고요. 그리고 농협을 통해서 어떤 대출 사업도 많고요. 그리고 이게 고도의 기술이 들어가는 거잖아요. 설치하고 그리고 이 관리하는 게 농민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결국에 외주업체에다 맡겨야 되는 거고 전문업체에 맡겨야 되는 거고 우리나라 태양광 패널이나 어디에 관련 시설들을 할 수 있는 게 솔직히 말씀드리면 소수의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대기업들이 다들 차지하고 있는 사업 중에 하나거든요. 그리고 지역에서는 이런 이야기 서늘하게 하십니다. 이거 또 누구 배를 부르려고 이런 사업을 하는가.
◇ 김종대> 오늘 서늘한 얘기 많네.
◆ 정은정> 그러니까 보기에 너무 좋죠. 태양광, 신재생에너지지만 거기에서 지역 갈등이 일어난다라면 과연 이게 신재생 에너지의 정신에 부합하는가 저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 김종대> 어쨌든 문재인 정부가 2050탄소중립을 선언한 마당이기 때문에 당연히 이런 데에 관심 가질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한국판 뉴딜의 큰 축인 지역균형 뉴딜, 왜 이렇게 발음이 안 되지? 그다음에 그린뉴딜 당연히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사업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에너지 전환에 대한 농촌의 여론 어떤 이야기들이 있습니까?
◆ 정은정> 농민들이 참여할 수 있고 그리고 거기 전 과정을 다 투명하게 볼 수 있다라면 그나마 좀 괜찮은데 지금 같은 경우에는 설치해서 그리고 돈 번 사람 따로 그리고 임차농들은 지위 자체가 굉장히 지금 흔들리는 중이고요. 그리고 유기농과 그리고 스마트팜 이 두 가지가 농업형 그린뉴딜의 가장 핵심 두 가지인데요.
지금 현재 하고 있는 친환경농업도 보호를 하지 못하는 게 현 정부의 농업정책이고 그리고 스마트농업이라는 게 워낙 기술적으로도 복잡하고 이것을 수용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좋지만 고령의 농민들 다수에게는 해당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진정한 그린뉴딜이라 한다라면 식량 자급률을 딱 법제화하고 거기에 맞춰서 이렇게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갈 수 있는 그런 정책들이 나와야 되는데 좀 너무 급하게 만든 말들이 너무 많다라는 거죠.
◇ 김종대> 그러면 농민들이 협동조합 같은 거를 만들어서 외부 업자들에게 맡기지 말고 자발적으로 자율적으로 이런 것들을 수용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 정은정> 그런 협동조합 방식으로 하고 있는 곳들도 슬슬 생기고는 있고요. 아직까지는 태양광시설이나 풍력발전소 같은 경우에 산림이라고 그러죠. 임야지대나 그리고 농업진흥구역이 아니라 일반 농지 이런 정도로 하고 있는데. 점점점 확대된다라는 게 피부로 느껴지고 그 부분에 대해서 되게 반대를 하고 있는 거죠.
◇ 김종대> 그렇군요. 어쨌든 소외되는 게 두렵고 그런 와중에서 또다시 배제되지 않을까 이런 우려들이 충분한 것 같습니다. 이라영 작가도 최근에 관심이 있게 본 뉴스가 있다고요?
◆ 이라영> 네. 지금 정부가 계속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사업 있잖아요, 그린뉴딜. 계속 말씀하셨는데 얼마 전에 그린뉴딜의 일환으로 또 이제 지역균형 뉴딜의 일환으로 전라도 신안의 해상풍력발전 그 사업.
◇ 김종대> 정부에서 엄청 홍보하던데.
◆ 이라영> 그게 시작이 됐죠. 엄청나게 홍보도 하고 엄청난 돈이 들어갔습니다. 수십조 원이 들어갔고 많은 대기업들이 투자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가 환경 기후위기 때문에 재생에너지로 전환을 해야 되는 것에는 정말 동의하고 전 세계적인 흐름이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이제 화석연료를 줄여야 되는 건 맞으니까 기본적인 동기에는 저도 굉장히 동의를 하는데 좀 우려가 되는 것은.
◇ 김종대> 어떤 점입니까?
◆ 이라영> 바로 그 신안지역에 살고 있는 어민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반영이 되었는가 그 점이에요. 그래서 실제로 그 어민들은 조업권이나 이런 것들이 많이 침해받는다고 하거든요.
◇ 김종대> 조업권.
◆ 이라영> 네. 그리고 그분들에게는 정말 직접적으로 생계와 관련이 된 문제고 그리고 항상 이런 사업을 할 때마다 문제가 뭐냐 하면 정부가 오고 대기업이 오고 다시 말씀드려서 아주 지역에 정부와 대기업들이 와서 뭔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같이 보이기는 하는데. 거기에 여러 가지 현안에 모든 지역민이 동의하는 것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사업이 추진됨에 따라서 지역민들 간에 갈등이 일어나고 멀쩡히 사이좋게 살던 사람들이. 서로 의견이 달라서 갈등이 일어나고 여러 가지 분쟁도 일어나고 어민들은 또 조업권 침해받으면 또 떠나야 되나 이렇게 고민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이 사업 자체를 반대한다기보다 이런 우리의 목소리가 제대로 수렴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이 막 추진이 되니까 조금 이제 박탈감과 소외감을 느끼실 수밖에 없죠.
◇ 김종대> 우리나라 국책사업이라는 게 뭐든 밀어붙이기식으로 또 단기간에 끝내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 같아요. 풍력발전단지 근처에 살고 있는 농민들의 삶이 어떨지 궁금합니다. 들으신 얘기 있어요?
◆ 정은정> 우리나라 풍력발전소는 대관령에도 있고요. 또 영덕의 관광 주변에도 풍력발전단지가 있는데요. 사는 주민들은 밤에 정말 귀신 곡소리 같다고 얘기하세요.
◇ 김종대> 뒤숭숭해서 어떻게 해.
◆ 정은정> 보인 저희는 가서 사진 찍고 되게 멋있는데 실제로 아주 육중하거든요. 소음 피해라든가 그리고 조업에 방해된다는 것은 뭐냐 하면 어쨌든 해상에 거대한 시설물이 들어오게 되면 배를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이런 거 평생을 아주 훤하게 알던 일들이 낯설어진다는 것은 고령의 농어민들에게 굉장히 큰 문제거든요.
◇ 김종대> 그럴 때 뒤숭숭하시겠네요.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 편안하셔야 되는데. 안타깝습니다. 관계업 정은정, 이라영 작가와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가 농민들의 삶과 무관하게 도시인들의 기업의 돈벌이가 되는 현실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어요. 오늘 이라영 작가가 들고 온 소식은 또 다른 우리 귀를 번쩍 뜨이게 하는 뉴스라고요?
◆ 이라영> 역시 이어서 기후위기 관련된 소식인데요. 얼마 전에 2월 3일에 프랑스 파리에서 파리행정법원이 프랑스 정부에게 기후위기에 대해 정부의 책임을 묻는 판결을 내렸어요. 그래서 2년 전에 그러니까 2019년에 프랑스의 4개의 환경단체가 연계를 해서 정부에게 소송을 제기한 상태였거든요. 그러니까.
◇ 김종대> 대단해요. 그런 거 하는 것 보면.
◆ 이라영> 지금 정부가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 정부가 기후위기에 제대로 대응을 안 하고 있다. 그래서 이에 대해 책임을 지고 상징적 의미로 우리 환경단체에 1유로를 지급하라.
◇ 김종대> 손해배상.
◆ 이라영> 그러니까 이게 돈이 목적이 아닌 거죠. 그래서 1유로를 지급하라고 했고 그리고 파리행정법원에서 그걸 판결 내렸어요. 그렇게 하라고 하면서. 앞으로 두 달 안에 정부가 이에 대한 대책을 뭔가 내놓아, 답변을 해라.
◇ 김종대> 답변을 해라, 대책을 내놔라.
◆ 이라영> 지금 판결을 내린 상태입니다.
◇ 김종대> 그래요. 1유로 소송이라는 것도 참 놀랍고 그렇게 이겨서 구체적 판결까지 받아냈습니다. 이 소송이 의미가 있다고 보시는 또 다른 이유는요?
◆ 이라영> 일단 이 소송은 지금까지의 프랑스에서 역대 최다 인원이 서명에 참여한 소송이에요, 230만 명. 그러니까 230만 명의 시민들이.
◇ 김종대> 원고가 된 겁니까?
◆ 이라영> 모두 서명에 참여를 했고 많은 우리 잘 알고 있는 영화배우 줄리엣 비노쉬 같은 유명인들도 독려를 했죠. 참여하게 독려를 하고. 실제로 프랑스가 최근 몇 년 동안 온도가 굉장히 많이 올라갔어요, 폭염. 그러니까 지난 여름에 우리는 굉장히 오랫동안 긴 장마. 그래서 이건 장마가 아니라 기후위기다라고 선언을 했듯이 우리가 그렇게 엄청난 장마에 시달릴 때 프랑스는 40도가 넘어갔어요.
◇ 김종대> 아이고, 그렇게 어떻게 살아.
◆ 이라영> 그러니까 사실 프랑스 날씨, 우리가 생각하는 전형적인 프랑스 날씨는 웬만해서 영하로 내려가지 않고 웬만해서 30도 이상 올라가지 않는다가 보통 날씨였어요. 그런데 지금 갑자기 여름에 40도가 넘고 이렇게 되니까 사람들이 기후위기를 일상에서 다 느끼는 거죠.
◇ 김종대> 그래서 피해를 느끼는 거죠. 프랑스 연안에 사는 사람들 피해 이야기도 있다고요?
◆ 이라영> 맞습니다. 지금 프랑스에서도 가장 기후위기를 실제로 많이 체감하시는 분들이 대서양 연안 이쪽에 사신 분들이에요. 그러니까 이 분들은 지금까지 연안에서 굴이나 홍합 이런 것들을 팔아서 생활 많이 하는데 어민들이죠. 어민들이 직접적으로 많이 피해를 느끼는 이유가 프랑스 서쪽이 유럽에서 지금 가장 침식이 심한 해안이에요.
◇ 김종대> 그렇습니까?
◆ 이라영> 그러니까 침식이 왜 일어나겠어요,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니까 바다가 높아지는 거예요. 높아지니까 깎여서 이게 침식이 일어나고 그렇게 되면 연안에서 어업을 하시던 분들이 직접적으로 피해를 볼 수밖에 없게 되는 거예요.
◇ 김종대> 예전에 정은정 작가님이 나는 그 얘기할 때 깜짝 놀랐어요. 시골의 할머니들이 언제 파종해야 될지 이제는 판단을 못하고.
◆ 정은정> 바닷가에 가까운 제주도 어민들이 지금 친환경 농가들이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 김종대> 바닷가가 도시화합니까?
◆ 정은정> 그렇죠. 바닷가가 아무래도 기후 변화에 가장 더 예민하기 때문에 제주도에서 90세 된 할머니께서 나는 이제 정말 농사 모르게 됐다 이렇게 얘기하시죠.
◇ 김종대> 자기의 인생이 부정당하는 느낌이었을 거예요. 그럴 수밖에 없죠. 그런데 이렇게 바닷가가 일단은 신호가 빨리 오고 있다. 이건 정말 프랑스나 우리나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그러면 파리기후협약이라는 상징적 장소가 바로 프랑스 파리인데 프랑스 정부는 노력을 많이 했을 것 같은데요?
◆ 이라영> 형식적으로는 하고 있어요. 이런저런 것들 많이 하고 있는데 점점 시민들의 분노가 쌓일 수밖에 없었던 건 한국에도 많이 알려져 있듯이 노란 조끼 시위 몇 년 전에 있었죠. 그 시위가 왜 촉발됐는지 혹시 기억을 하시나요. 당시 프랑스 마크롱 정부가 친환경 경제를 명목삼아서 환경오염 방지 이런 걸 위해서 유류세 인상을 했죠. 유류세 인상을 했는데 문제는 이게 시민들을 정말 너무 화가 나게 만든 거예요.
그러니까 환경에 대한 책임을 시민들 개개인에게 세금을 걷어서 책임을 물리는 식인 건데 사실 프랑스의 유명한 석유회사 있죠, 토탈이라고. 세계적인 석유회사인데 이런 토탈 같은 회사는 여전히 물론 형식적으로는 지금 재생에너지 쪽으로 많이 전환을 하고 있는데 토탈 같은 회사는 화석연료에 여전히 투자를 하고 있고 또 이런 회사들이 재생에너지 쪽으로 전환하더라도 다 지원을 받죠. 결국 손해 보지 않잖아요.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기업은 어떤 식으로든 투자를 받고 지원을 받으면서 이리저리 살아남는데 거기에 대한 모든 비용들은 시민들에게 세금을 올리는 것으로 충당하려고 하니까 시민들이 화가 나서 시위를 할 수밖에 없게 되는 거죠.
◇ 김종대> 아니, 저는 좀 이해가 안 가네요. 세금으로 몰려서 가장 편한 정책이 그거예요. 가장 손쉬운 정책이 이거예요.
◆ 정은정> 소비세 올리면 제일 좋죠.
◇ 김종대> 뭔가 창조적인 노력 하지 말고 세금 때려 그다음 돈 갖고 투자해. 끝이죠. 얼마나 편하고 좋습니까?
◆ 이라영> 세금을 기업에게 물리면 좋겠는데 지금 우리가 이야기했듯이 실제로 많은 피해들은 가장 지역에 있는 어민들, 농민들이 많이 피해를 보고 있고 그리고 심지어 이게 프랑스 사회에서는 너무도 직접적으로 물리적인 변화를 사람들이 느끼는 거예요. 예를 들면 지금 지도상에서 우리도 알 만한 도시들 있죠. 보르도 아실 거예요. 포도주. 실제로 와인 농가도 지금 타격을 받고 있고 이런 도시들이 2100년이 되면 지도에서 사라질 거라고 합니다.
◇ 김종대> 그런데 기후변화에 참 프랑스는 우리나라보다는 그래도 적극적인 것 같은데 마크롱 대통령은 헌법개정까지 했다고요?
◆ 이라영> 맞습니다. 헌법 개정을 하겠다고 지금 이걸 지금 추진하겠다고 한 두 달 전에 발표를 했는데 립서비스다 이런 비난도 있죠.
◇ 김종대> 그렇습니까? 그 양반 초기에 인기 좋더니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요, 지금. 이래서 그런 것 같아요.
◆ 이라영> 사실은 인기가 좋았다기보다는 다른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 김종대> 너무 날카롭게 해 주십니다. 프랑스 파리의 안 이달고 시장도 기후위기에 대응에 적극적이고 시민들도 이에 호응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요. 파리 분위기 어떻습니까?
◆ 이라영> 안 이달고 시장은 사회당 소속 시장이죠. 이달고 자신도 이민자 출신이고 또 여성으로서 굉장히 소수자를 위한 정책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기후에 관련된 정책을 많이 하는데 가장 지금 인상적인 게 걸어서 15분. 걸어서 15분 안에 우리가 모든 생활권을 만들겠다 그래서 실제로 많은 부분이 그렇게 되어 있기도 해요.
◇ 김종대> 우리 나경원 후보 생각나네요. 21분 안에 끝.
◆ 이라영> 박영선 후보님. 박영선 후보님이 21분 안에 끝.
◇ 김종대> 박영선 후보 죄송합니다.
◆ 이라영> 지금 벤치마킹 하고 계신 거예요. 그 정도로 이 정책이 많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데 사실 파리 자체가 서울보다 워낙 작기 때문에 우리에게 고스란히 적용되기는 좀 한계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조심스럽게 들기는 합니다.
◆ 정은정> 서울에 언덕도 많잖아요.
◇ 김종대> 그래요? 시간은 다 가고. 한마디씩만 하겠습니다, 만약에 우리 기후 소송이 된다면 어떤 이야기하시겠습니다. 정은영 작가.
◆ 정은정> 지금 있는 농지만큼이라도 지켜야 한다 그것은 우리의 미래니까요.
◇ 김종대> 알겠습니다. 이라영, 정은정 작가님, 두 분 수고 많으셨어요.
◆ 정은정, 이라영>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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