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의장 중동 순방 마무리..의회 외교로 경협 구체화 '성과'

유경선 기자 2021. 2. 1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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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바레인 정상과 의회 대표 연달아 만나며 '우호·협력' 강조
UAE "한국과 매우 각별"..바레인 "우리의 미래는 한국에 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10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UAE) 왕세제의 사저인 바다궁 (Sea Palace)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Mohammed bin Zayed Al Nahyan) 왕세제와 면담을 하고 있다. (국회 제공) 2021.2.11/뉴스1

(아부다비·마나마=뉴스1) 유경선 기자 = 박병석 국회의장이 6박9일간의 중동 2개국 순방 일정을 마치고 17일 귀국한다.

지난 9일부터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에서 각각 3박4일 일정을 소화한 박 의장은 양국 정상과 의회 대표를 모두 만나 중동 지역에서 '의회 외교'의 공간을 확장했다.

특히 박 의장은 이번 순방에서 구체적인 경제협력 논의를 이끌어내며 향후 한국 자본과 기술의 중동 진출 가능성에 기대를 높였다.

UAE에서 박 의장은 "양국 관계는 원전과 '아크부대'의 존재로 상징될 수 있다"며 양국 간 우호·협력 관계를 재확인했다. 양국은 건설·방산·에너지 같은 기존의 경제협력 분야 외에도 보건·농업·태양광 등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어 바레인을 한국 국회의장으로서는 처음으로 공식 방문한 박 의장은 바레인의 주요 인프라 구축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전했다. 또 태양광·방위산업·보건 분야에서 구체적인 경제협력을 논의했다.

UAE와 바레인은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자국을 찾아준 데 대한 각별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 "UAE, 한국에 가장 중요한 나라…양국 협력에 의회 지원 필요"

박 의장은 UAE가 한국에게 중동 지역에서의 가장 중요한 협력국가라는 점을 강조했다. UAE 측은 박 의장이 머무르는 내내 극진한 대접으로 양국의 우호적 관계를 뒷받침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UAE 첫 공식 일정을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와의 면담으로 소화한 박 의장은 양국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언급하며 "UAE는 한국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나라 중 하나"라고 했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현 칼리파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의 동생으로, 와병 중인 칼리파 대통령을 대신해 실질적 국가 지도자 역할을 하고 있다.

박 의장은 올해 UAE가 건국 50주년인 점, 아크부대 파병이 10년을 맞은 점, UAE가 쏘아 올린 아랍권 최초의 화성탐사선 '아말'이 최근 화성 궤도 진입에 성공한 점 등을 거론하며 이번 방문의 의미를 강조했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한국과의 관계는 매우 각별하다고 진심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 양국 관계 발전에는 한계가 없다.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된 이후에 더 큰 진전을 이룰 것"이라고 화답했다.

박 의장은 '바라카원전'과 UAE에 파병된 '아크부대'를 양국 협력의 대표 사례로 제시했다. 바라카원전은 한국형 원자력발전소가 수출된 첫 사례이자 아랍권의 첫 상업용 원전이다. 아크부대는 지난 2010년 5월 한국을 찾은 모하메드 왕세제가 한국 특전부대를 견학한 이후 큰 관심을 보이고, 같은 해 8월 파견을 공식 요청하면서 2011년 1월 파병됐다.

아크부대에 대해 모하메드 왕세제는 "많은 나라들이 양국 관계를 질투하고 있다. 아크부대 주둔을 부러워하고 있다"며 "다른 나라들이 대체 어떻게 한국을 설득해서 아크부대가 주둔하게 했는지 궁금하게 여기고 있다"고 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공식 방문 중인 박병석 국회의장이 11일 오전(현지시간) UAE 연방평의회(FNC) 접견실에서 사끄르 고바쉬 의장을 만나 회담을 갖고 있다. (국회 제공) 2021.2.11/뉴스1

모하메드 왕세제는 "UAE의 코로나19 대응 초기에 한국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며 "문재인 대통령께 각별한 안부와 감사를 전해 달라"고 하기도 했다.

박 의장은 모하메드 왕세제를 한국에 꼭 초청하고 싶다고 했고, 이에 모하메드 왕세제는 "온 가족을 함께 데리고 가고 싶다"고 웃으며 답했다. 박 의장을 자신의 사저인 아부다비 '바다궁'으로 초청한 모하메드 왕세제는 회담을 마친 박 의장이 차를 타는 곳까지 배웅을 나가며 각별한 친밀감을 나타냈다.

이어 박 의장은 11일 UAE 연방평의회(FNC)의 사끄르 고바쉬 의장을 만나 '의회 외교'에 나섰다. 고바쉬 의장과의 회담에서도 양국은 우호·협력 관계를 강조했고, 고바쉬 의장은 "어려운 때 진정한 친구를 알아본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서 방문한 박 의장을 반겼다.

박 의장은 "양국 관계는 건설과 에너지부터 시작해서 보건·농업 등 각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며 "앞으로 양국이 새로운 협력 분야를 만들어가는 데 의회가 지원해줄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바쉬 의장은 "이번 의장님의 방문을 통해 양국 간의 의회 외교가 더 활발해졌다고 생각한다"며 "양국 의회 간 교류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답했다.

그는 코로나19로 개최가 미뤄진 '2020 두바이 엑스포'에 "의장님을 초대하고 싶다"며 한국의 참여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박 의장은 "엑스포 2020 성공을 위해 한국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한국도 2030 부산 엑스포를 추진하고 있다. UAE 측에서 지지와 성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설 당일이던 지난 12일에는 타국에서 설 연휴를 맞은 UAE 현지 동포와 기업인과의 간담회를 통해 현장 목소리를 청취하는 한편 아크부대를 직접 방문해 부대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동포 간담회에서 박 의장은 "민간외교관으로서 이 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주류사회에 편입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고, 아크부대에서는 "여러분이 한국과 UAE의 군사협력의 상징이자 군사 외교관"이라고 했다.

UAE 일정 중에는 박 의장이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를 '깜짝 조우'하는 일도 있었다. 박 의장은 자신을 "대한민국 국회의장"이라고 소개한 뒤 "한국에 오면 연락을 달라"고 했고, 톰 크루즈는 "한국에 20번도 넘게 다녀왔을 것"이라며 "한국을 정말 좋아해 인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순방 중인 박병석 국회의장이 11일(현지시간) 오후 아부다비의 한 식당에서 같은 장소에 있던 할리우드 스타 톰 크루즈를 맞이하고 있다. 2021.2.12/뉴스1© News1 유경선 기자

◇박 "바레인 인프라구축에 韓 참여 희망…테양광, 바레인서 활용 희망"

박 의장의 '경제협력' 강조는 바레인에서도 이어졌다. 바레인 첫 공식 일정으로 지난 14일 바레인 의회 상원의장 및 하원의장과 연이어 회담을 나눈 박 의장은 양국 간의 경제협력을 확대하자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물꼬는 하마드 빈 이사 알 칼리파 국왕과의 회담에서 트였다. 하마드 국왕은 박 의장이 제시한 경제협력 분야들에 긍정적으로 대답하는 한편 왕세자와의 만남을 즉석에서 조율해 보다 실무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 있게 도왔다.

박 의장은 14일 오후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 있는 사프리아 왕궁에서 하마드 국왕을 만나 "바레인의 3가지 주요 인프라 과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국 기업의 참여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 의장이 언급한 바레인의 3가지 인프라 과제는 바레인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제2연륙교, 마나마 경전철, 바레인 석유화학플랜트 사업이다.

하마드 국왕은 박 의장의 요청에 "바레인은 많은 부분에서 한국 기업의 인프라 혜택을 받고 있다. 인프라 분야에서 한국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며 "(한국이 구축한 인프라는) 40년 전에 지었어도 아직도 새 것처럼 사용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이어 "(바레인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연륙교 사업도 한국 기업이 하기를 바란다"며 "사우디와의 협력이 필요한데, 사우디가 추진력을 가지고 가속화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바레인을 순방 중인 박병석 국회의장이 14일(현지시간) 하마드 빈 이사 알 칼리파 국왕과 만나 인프라 구축, 에너지, 방산 등 분야에서의 협력을 논의했다(김병주 의원 제공). 2021.2.15/뉴스1© News1

하마드 국왕은 "한국은 일본을 추월한 분야도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의 미래는 한국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왕세자는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고, 한국의 높은 과학기술 수준을 알기 때문에 분야별 논의에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다리를 놓았다.

이에 15일 살만 빈 하마드 알 칼리파 왕세자와 만난 박 의장은 태양광·방위산업·보건 분야 등에서 보다 구체적인 경제협력을 논의했다. 살만 왕세자는 바레인 총리직을 겸하고 있다.

박 의장은 살만 왕세자와의 회담에서 "양국은 건설·에너지 분야에서 많은 협력을 해왔는데, 보건·방산·금융 분야 등에서 앞으로 더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살만 왕세자는 "한국은 매우 아름다운 나라, 공부하고 협력할 가치가 있는 나라,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나라"라며 "한국과의 협력에 대해 좋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살만 왕세자가 "한국에 태양광 발전과 관련해 앞선 기술을 가진 기업이 있는지"를 묻자 박 의장은 "우리는 적층형 태양광 발전 기술을 걸프협력회의(GCC)에 특허를 출원했고 기다리고 있다. 이 기술이 바레인에서도 활용될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방위산업 분야에 관해서도 박 의장은 "현재 양국 간 국방협력 업무협약(MOU)은 체결되어 있고, 현재 방위산업협력 MOU를 양국이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를 기초로 본격적인 방산 협력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협력 논의도 이어졌다. 박 의장은 "양국이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전문가 화상회의를 개최하기도 했고, 건강보험시스템 도입도 협력하고 있다"며 "향후에 이런 것들을 확대해 나가는 논의가 정부 간에 구체적으로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하자 살만 왕세자는 "기꺼이 그렇게 하자"고 답했다.

박 의장은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적극 홍보하기도 했다. 그는 알리 빈 살레 알 살레 상원의장과의 회담에서 "우리는 민주성·개방성·투명성이라는 3대 원칙 하에 3T(Test·Trace·Treatment) 원칙으로 방역에 성공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K-방역을 모범사례로 꼽고 있다"고 했다.

중동을 순방중인 박병석 국회의장이 15일(현지시간) 바레인 수도 마나마 사프리아 왕궁에서 바레인 왕세자이자 제1부총리인 살만 빈 하마드 알 칼리파와 면담을 갖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국회 제공) 2021.2.1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아울러 현지 동포대표들과 간담회를 연 박 의장은 "여러분이 이곳에서 정착하고 뿌리내리고 활동하는 데 도움될 수 있게 더 노력하겠다"며 "현지에 계신 분들은 굳건히 뿌리를 내리시되 한국의 정체성도 확립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번 박 의장의 바레인 방문은 한국 국회의장으로서 첫 공식 방문이었던 만큼 현지에서도 관심이 컸다. 바레인 국영방송사인 BNA와 바레인TV는 15일 박 의장이 묵는 호텔로 찾아와 이번 방문의 의미와 향후 양국 간 관계에 관해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번 순방에는 국회의원 6명도 동행했다. 한-UAE 의원 친선협회장인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 한-바레인 의원 친선협회 부회장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 김영배·송갑석 의원,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 무소속 이용호 의원이 함께했다.

kays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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