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의장, UAE·바레인 순방 마무리..태양광 등 협력 의지 확인
UAE 왕세제, 바레인 국왕 등 최고위급 연쇄 회담
백신, 인프라 등 구체적 협력 제안하고 긍정 반응
동포, 파견 군인들 격려..톰 크루즈와 깜짝 만남도
[아부다비·마나마=뉴시스] 문광호 기자 = 박병석 국회의장이 17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공식방문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UAE는 코로나19 이후 첫 외국 국회의장이자 한국 측 최고위급의 방문이며, 바레인은 대한민국 국회의장으로서 최초의 공식 방문이었다.
지난 9일부터 6박9일 간 UAE 아부다비, 바레인 마나마 순방길에 오른 박 의장은 UAE, 바레인과의 경제 및 코로나19 방역 관련 협력, 외교 관계 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순방 기간 박 의장은 UAE의 실질적 지도자인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 바레인 하마드 빈 이사 알 칼리파 국왕, 살만 빈 하마드 빈 이사 알 칼리파 왕세자 등 두 나라 최고위층과 두루 면담했다. 이를 통해 박 의장은 보건, 인프라, 방산, 태양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과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협력을 제안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첫 행선지인 UAE는 한국형 원자력 발전소(바라카 원전)를 최초로 수입해 오는 3월 상업운전을 개시하고 파병 10주년을 맞이하는 UAE 군사훈련협력단(아크부대)가 주둔해있는 등 우리나라와 '특별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맺고 있는 중동지역 내 가장 중요한 우방국 중 하나다.
최근에는 전 세계로 코로나19 백신을 운송하는 데 속도를 내기 위해 백신물류연합(Vaccine Logistics Alliance)을 출범하고 높은 백신 접종률을 기록하는 등 코로나19 대응에 관해서도 주목을 받았다.
박 의장은 UAE 최고위급 인사들과 연쇄 회동을 통해 보건·의료, 원자력, 농업기술 등의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
그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오후 모하메드 왕세제와 그의 사저인 '바다궁'(sea palace)에서 만나 "쉐이크 칼리파 병원과 서울대학교병원 간 긴밀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는 것처럼 백신 분야에서도 양국이 협력하기를 기대한다"며 "코백스(COVAX) 퍼실리티를 통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바라카 원전 5, 6, 7호기가 계속되기를 기대하고 양국이 공동으로 제3국에 진출할 수 있도록 희망한다"면서 "농업 분야에서도 사막 벼 재배, 스마트 팜 프로젝트 등을 통해 협력관계를 지속 발전시키기를 기대하고 왕세제도 이에 기여해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에 모하메드 왕세제는 "당분간 코로나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양국이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라비아 반도에는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서 전염병에 매우 취약하다. 양국 간 협력이 절실하다"고 답했다.
이어 "원자력 발전소 건설, 사막에서의 벼 재배 등 양국 간의 여러 협력 프로젝트가 있다. 양국의 관계는 매우 특별하고 독특하다. 다른 나라와의 관계와는 다르다"며 "앞으로의 양국 관계 발전에는 한계가 없다. 무한하다. 코로나 상황이 진정된 이후에 더 큰 진전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끄르 고바쉬 UAE 연방평의회 의장도 박 의장과의 회담에서 "양국의 정치, 경제 문제에 아주 돈독한 관계와 깊이에 대해서 잘 이해하리라고 생각한다. 돈독한 관계가 지속되길 바라고 더 발전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UAE는 여러 특별 프로젝트에서 한국을 동반자라고 선정한 바 있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고바쉬 의장에게 부산 엑스포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고 한국 방문을 공식 초청하기도 했다.
바레인에서도 박 의장은 국왕을 만나 우리 기업의 바레인 인프라·플랜트·방산 분야 진출 확대를 골자로 하는 경제·통상 협력방안을 제안하고 긍정적인 대답을 이끌어냈다. 국왕과 면담 결과 왕세자 겸 총리와의 면담도 성사됐다.
그는 하마드 빈 이사 알 칼리파 바레인 국왕과 만나 "바레인의 3가지 주요 인프라 과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국 기업의 참여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방산 분야에 대해서도 "방산 무기 분야에서 한국은 우수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박 의장이 말한 바레인의 3가지 주요 인프라 과제는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제2연륙교, 마나마 경전철 사업, 바레인의 석유화학플랜트 등이다.
박 의장은 또 "바레인의 경제비전 2030과 한국의 그린뉴딜, 디지털 뉴딜이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필요하다"며 "바레인에서도 태양광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는 적층형 태양광을 개발해 추진하고 있는데 여기에 대한 관심도 요청한다"고 했다.
이에 하마드 국왕은 "의장께서 왕세자를 만나 자세한 사항을 추가적으로 논의하길 바란다"며 "인프라 분야에서 한국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바레인-사우디 아라비아 간) 연륙교 사업도 한국 기업이 하길 바란다. 물론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협력이 필요한데 사우디가 추진력을 가지고 가속화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살만 빈 하마드 빈 이사 알 칼리파 왕세자 겸 총리도 "한국과 보건, 기술 분야를 포함한 적절한 모든 분야에서 협력할 준비가 돼 있으며 그렇게 되기를 희망한다"며 "바레인이 코로나 방역이나 감염병 대응과 관련해 가지고 있는 모든 자료를 공유하겠다. 그걸 기초로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것들을 해나가자"고 말했다.
태양광에 대해서는 "한국에 태양광 관련해 앞선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있나"라며 관심을 보였고 방산 분야는 "한국과의 협력에 대해서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파우지아 빈트 압둘라 자이날 바레인 하원의장, 알리 빈 살레 알 살레 상원의장과의 연쇄 회담에서도 양국의 협력에 대해 우호적인 대화가 오갔다.
이번 순방 중에는 코로나 방역, 한국 기업의 기술력 등에 대한 관심과 호평도 쏟아졌다. 한국 국회의장으로서는 첫 공식 방문에 BNA 등 바레인 국영방송이 인터뷰를 요청하기도 했다.
모하메드 UAE 왕세제는 "문재인 대통령께 각별한 안부와 감사를 전달해달라"며 "UAE의 코로나 대응 초기에 한국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고 감사의 뜻을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3월5일 모하메드 왕세제와 정상 통화를 갖고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국제 공조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고바쉬 연방평의회 의장은 "코로나로부터 얻은 가장 훌륭한 교훈은 어려운 시기에 누가 친구이고 누가 적인가를 잘 알 수 있다는 점이다. 바라카 원전이야말로 좋은 동반자 선택이 얼마나 성공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우리는 아시아 하면 한국을 떠올린다"고 말했다.
하마드 바레인 국왕도 "마나마에 한국 기업의 인프라가 많은데 40년 전에 지었어도 아직 새 것처럼 사용하고 있다"며 "한국에는 불가능이 없다고 들었다. 우리의 미래는 한국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한국에 대한 각별한 호감과 애정을 표시했다.
이어 "내가 쓰고 있는 마스크도 한국산"이라며 "한국산이 가장 좋은 품질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UAE·바레인 순방 동안 설 명절을 맞은 현지 교민과 파병 부대원 등을 격려하고 우호 관계 증진을 위한 역할도 당부했다.
박 의장은 UAE 동포·기업 대표 초청 간담회에서 "민간 외교관으로서 사회에 뿌리내리고 주류 사회에 편입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으면 좋겠다"며 "여러분이 원전과 아크부대로 상정되는 양국 관계가 진정한 형제의 나라로 모든 방면에서 더욱 우정을 돈독히 하고 힘을 합쳐 제3국에 진출할 계기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했다.
UAE 파병 10주년을 맞은 아크부대에서도 장병들을 격려하고 격려금과 선크림 등 격려품을 전달했다. 즉석에서 한 부대원에게 차고 있던 시계를 선물로 주기도 했다.
바레인에서도 동포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특히 교민 중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건강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전했다.
박 의장은 청해부대 소속으로 연합해군사령부에 파견된 김소운 중령과 화상 통화에서도 "어려운 환경에서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것을 든든하게 생각하고 건강하라"며 "소말리아 해협,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교민과 상선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해달라. 무엇보다 코로나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데 신경써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박 의장은 순방 중 할리우드 스타 톰 크루즈와 우연히 마주쳐 관심을 끌었다. 박 의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간) UAE 수도 아부다비의 한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던 중 때마침 식당을 방문한 톰 크루즈와 만나 5분 정도 대화를 나눴다.
☞공감언론 뉴시스 moonli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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