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카톡 완판 이모티콘 '행운이' 기획·디자인 한 포천시 공무원

이상휼 기자 2021. 2. 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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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공무원들이 직접 기획하고 만든 이모티콘이 카카오톡에서 이른바 '완판'되면서 '후속작'을 내달라는 민원이 봇물이다.

뉴스1이 장새롬, 박성애 주무관을 만나 '행운 이모티콘'의 탄생과정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공무원들이 이모티콘을 개발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포천의 밝은 이미지를 강조하고 유쾌하고 귀여운 얼굴과 메시지로 이모티콘 디자인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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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새롬 주무관 '기획', 박성애 주무관 '디자인'
통큰 재난기본소득 히트에 이어 행운의 이모티콘 완판
(사진 왼쪽부터) 박성애, 장새롬 주무관© 뉴스1

(포천=뉴스1) 이상휼 기자 = 지자체 공무원들이 직접 기획하고 만든 이모티콘이 카카오톡에서 이른바 '완판'되면서 '후속작'을 내달라는 민원이 봇물이다.

주인공은 경기도 포천시 홍보전산과 공무원들. 이들은 시민들의 '민원 봇물'에 오히려 행복해 하며 새로운 후속 이모티콘 개발에 돌입했다.

홍보기획팀 장새롬 주무관이 구체적인 기획과 실행안을 맡았고, 자타공인 포천시 웹아티스트 박성애 주무관이 디자인했다.

두 실무자들은 '행운이'라는 애칭의 이모티콘처럼 톡톡 튀는 개성과 창의력으로 시정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었다.

뉴스1이 장새롬, 박성애 주무관을 만나 '행운 이모티콘'의 탄생과정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포천이 다 줄게' 일명 '행운이' 이모티콘 © 뉴스1

-카카오톡에 이모티콘을 배포하자마자 품절됐다던데.

▶난리 났었다. 지난해 12월30일 배포하자마자 3만5000건이 순식간에 품절됐다. 2만개가 30분 만에 소진됐고, 다음 날 당일 추가로 배포한 1만5000개가 반나절 3시간 만에 완판됐다. 그 이틀 반나절 새 8만여명이 포천시청 카카오톡 채널에 찾아주셨다. 카톡 채널을 염두에 둔 건 지난해 6월부터였으니 실제로 세상에 나오기까지 반년간 치열하게 고민했고, 출시 직후 카톡 친구 급상승채널 1위로 올라서면서 품절 대박으로 노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품절돼 현재는 다운받을 수 없다. 최소한의 저예산으로 개발하고 배포했기 때문에 우리도 아쉽다. 민원이 쇄도하는 만큼 더 진화한 이모티콘을 만들어 시민들의 기대에 호응할 계획이다.

-공무원들이 이모티콘을 개발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떻게 시작했나.

▶최초 아이디어는 시장님(박윤국)의 '아이디어'에서 착안했다. 시장님이 지난해 '네잎 클로버'를 형상화해 행운을 상징하는 도시브랜드를 선포했고, 우리 과장님(서정아 홍보전산과장)이 네잎 클로버를 바탕으로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좋은 생각이라며 손뼉치면서 시작한 일이다.

디자인 업체와 상의했지만 디자인 제작비는 업체마다 천차만별이었다. 각 업체에서 받아본 시안도 우리의 생각이 반영되지 않아 디자인을 전공한 내가 만드는 것이 시민들에게 쉽고 편안하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디자인했다.

포천의 이미지를 조금 더 친근하게 변화시키려고 한 것이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포천의 밝은 이미지를 강조하고 유쾌하고 귀여운 얼굴과 메시지로 이모티콘 디자인 제작했다.

-'행운이'라는 이름은 누가 지었나.

▶시민들이 불러준 애칭이다. 출시할 때 이름은 '포천에 놀러와'였는데 곧 시민들이 '행운이다, 행운이'라면서 이름을 붙여줬다. 사용자들이 먼저 친근하게 다가와 이름 지어준 것이다. 주변 지인과 시민들은 "카톡 대화 때 '행운이' 이모티콘을 자주 사용한다. 행운을 전달하는 느낌이다. 이모티콘 보내면서도 애향심에 으쓱한 기분"이라면서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해줬다.

-이모티콘에 쓰인 글씨체도 독특하다.

▶'오성과한음포천 막걸리체'다. 포천시가 2013년에 제작한 글씨체로, 행운의 이모티콘과 잘 어울린다. 12종인 이모티콘 문구는 포천시 공무원들로부터 아이디어를 제공받았다. '이모티콘 제작에 필요한 기발한 문구를 댓글로 남겨주세요'라는 공직내부망 게시글에 직원들은 수백개의 깜찍한 문구를 남겨줬다. 한마디로 시장과 공직자 전원이그리고 시민이 함께 만든 '행운의 캐릭터'다. 참고로, '밥먹자'와 '퇴근은 NOW'가 가장 인기 좋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노하우를 알려달라고 하나.

▶정부기관,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행운이' 이모티콘에 대한 문의를 해온다. 정말, 진짜로 많이 온다. 기획단계, 추진과정, 이모티콘 디자인 요령, 배포 방법 등을 문의한다. 포천하면 1인당 40만원씩 기본소득을 지원한 전국구 '퍼주기' 인심의 1등 도시 아닌가. 알려줄 수 있는 선에서 아낌없이 알려준다.

-앞으로의 계획은.

▶시 홍보의 첨병 역할을 하는 행운의 이모티콘은 앞으로 '포천아트밸리'와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센터'와 함께하는 모습으로 업그래이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장새롬·박성애)는 포천에서 태어나진 않았지만 포천이라는 도시를 제일 사랑한다. 그 마음을 담은 캐릭터를 형상화해 시민들과 소통하겠다.

(사진 왼쪽부터) 포천시 유재현 홍보기획팀장, 박성애 주무관, 서정아 홍보전산과장, 장새롬 주무관 © 뉴스1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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