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50주년]"혁신의 선봉장" 한국 이끈 기술의 역사..우주·인터넷·로봇

김승준 기자 2021. 2. 1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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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로하스 대청공원에 설치된 휴보 공기막 조형물 (사진=대전시) /뉴스1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은 1971년 '산업 발전'이라는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현재는 산업 발전뿐 아니라 인류의 지식의 지평을 넓히는 최첨단 과학 연구, 미래를 준비하는 기술 또한 카이스트에서 이뤄지고 있다.

신성철 카이스트 총창은 "개교 50주년을 맞은 카이스트는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세계적 연구 업적을 이룬 10명 교수, 100억 달러 기업가치를 창출하는 10개 데카콘 스타트업, 그리고 세계 10개국에 KAIST 설립을 지원하는 성과를 낼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글로벌 가치 창출 선도대학으로서 인류의 번영과 행복을 위한 과학기술 혁신의 선봉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카이스트의 자신만만한 미래 비전 뒤에는 그간 우주, 정보통신기술, 로봇 기술과 같은 미래 유망 분야에 기여한 '역사'가 있다.

우리별 2호와 우리별 2호에서 촬영된 위성사진 (한국과학기술원 인공위성 연구소 홈페이지 갈무리) 2021.02.15 /뉴스1

◇한국 우주 산업 출발점, '우리별' 인공위성

한국의 우주 산업 규모는 3조8931억원으로 그 절반 이상이 '위성 활용 서비스 및 장비' 분야(2조6656억원)가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우주 개발은 초기에는 군용 발사체 중심으로 진행되다가 위성 분야 기술을 확보하며, 위성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최근 화성에 도착한 아랍에미리트(UAE)도 우주 개발 초기 한국 위성 기업과 교류하며 기술적 노하우를 축적했다.

우리나라가 위성 개발 기술을 확보한 계기 중 하나는 '우리별 위성' 제작이다. '우리별'이라는 이름에는 한국 최초의 위성이라는 의미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우리별 1호는 카이스트 인공위성 연구소 연구진과 영국 서리(Surrey) 대학과 공동으로 만들어져 1992년 발사됐다. 한국 연구진이 서리대학과 위성 개발 및 인력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해 개발했다.

귀국한 한국 연구진이 1호의 경험을 살려 국내 독자 개발한 것이 우리별 2호다. 우리별 2호 개발은 임무 분석, 설계, 제작, 검증까지 국내 연구진이 수행했다. 한국 위성 기술의 기반을 다진 셈이다.

1995년 발사된 3호에 이르러서는 기술 수준이 향상돼, Δ지구 컬러 관측 Δ우주 환경변화 관측(고에너지 입자검출 및 전자온도 측정실험) Δ국산반도체의 우주검증 실험 등을 했다. 카이스트 인공위성 연구소는 "우리별 3호는 성능 면에서 세계시장의 동급 소형위성과 비교할 때 전혀 손색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며 "우주기술개발의 핵심요소기술을 우리가 개발해 우주에서 검증했다는 기술적인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길남 박사 /News1

◇'한국 인터넷의 스승' 전길남 명예교수…세계 두번째로 인터넷 구축

전길남 카이스트 명예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컴퓨터 광역 네트워크 최초 구축을 주도한 사람이다. 1982년 경북 구미 전자기술연구소와 서울대학교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했는데, 이는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다. 같은 해 그는 카이스트 교수에 임용됐다.

최초의 연결은 인터넷 프로토콜인 TCP/IP로 이뤄졌으며, 파일 및 이메일 연결이 가능했던 걸로 알려졌다. 이렇게 구축된 네트워크는 대학과 연구소 등을 연결해 정보 교환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그는 라우터를 구축해서 미국과 연결하고, 아시아 주변국에 기술을 전수해 아시아 인터넷 구축 및 확산에 기여했다. 2012년 인터넷 학회(ISOC)는 그를 명예의 전당에 올리며, 아시아에 인터넷을 가져온 인물로 기록했다. 이 명예의 전당에는 인터넷 개발·활성화·세계화에 공헌한 30여명이 올랐다.

세계적으로 앞서가는 연구를 하는 그의 연구실이었던 만큼 제자들 역시 사회 각 분야에서 족적을 남겼다. 김정주 NXC 대표(넥슨 창업자),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리니지·바람의 나라 개발) 등 정보 통신 기술(ICT) 벤처 1세대의 주역들이 바로 그의 제자다.

카이스트 휴보로봇과 오준호 교수 © News1 주기철 기자

◇재난 상황에서 사람을 구할 수 있는 '휴보'

재난 로봇기술에는 제작·운용에 전기·전자 공학, 기계공학뿐 아니라 긴박한 상황 파악 및 판단을 위한 인공지능, 정보 통신 등 다양한 기술이 총 망라됐다.

카이스트가 개발한 인간형 로봇 휴보는 2015년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가 주최한 재난 로봇 대회에서 우승했다.

다른 로봇들이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지 못 할 때 휴보는 사다리를 올라가고, 장비를 이용해 벽을 뚫는 모습을 보였다.

국립중앙과학관에서 볼 수 있는 '휴보'는 2015년 우승한 휴보의 선조 격으로 카이스트에서 2002년 개발을 시작해 2004년 완성됐다.

휴보는 오준호 카이스트 석좌교수가 이끈 '휴보 랩'에서 탄생했다. 현재 그는 교수직 은퇴 후 2012년 창업한 '레인보우로보틱스'에서 토종 로봇 기업의 꿈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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