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에 버려진 여아.. "무더위 속에서 혼자 굶어 죽었다"

배소영 2021. 2. 17. 06: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경북 구미시 한 빌라에서 미라 상태로 발견된 세 살짜리 여자아이는 홀로 방치된 채 굶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구미시 상모사곡동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아이는 친모(22)가 지난해 8월 초 이사하기 직전까지 살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찰, 母 휴대폰서 당시 사진 확인
"2020년 8월 초 이사 직전까지 생존
더위 속 홀로 남아 굶어 숨진 듯"
'아동학대 신상공개' 청원 등장
지난 12일 경북 김천시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지난 10일 구미시 빌라에서 2세 여아가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아이의 어머니가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구미시 한 빌라에서 미라 상태로 발견된 세 살짜리 여자아이는 홀로 방치된 채 굶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구미시 상모사곡동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아이는 친모(22)가 지난해 8월 초 이사하기 직전까지 살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친모가 인근 빌라로 이사하기 전 홀로 남겨둔 딸을 촬영한 사진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친모 휴대전화에 딸의 사진이 여러 장 있었다”면서 “이 가운데 이사 전 촬영한 사진이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아이가 무더위 속 홀로 빌라에 남아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굶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는 친모가 떠난 빈 빌라에서 7개월 만에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의 시신으로 발견됐다. 지난 10일 “계약이 만기가 됐으니 집을 비워 달라”는 집주인의 말을 듣고 빌라를 찾은 외할아버지가 외손녀 시신을 발견해 신고했다. 친모는 같은 날 어린 딸을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체포돼 구속됐다. 경찰은 친부를 찾아 유전자 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친모는 최근 재혼해 또 다른 자식을 두고 있었다. 재혼한 남편과의 사이에서 생긴 아이의 출산이 가까워지자 딸을 버린 것이다. 특히 친모는 아이가 숨진 것을 알면서도 지난달까지 양육수당과 아동수당을 받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빌라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마) 죽었을 것”이라며 “전 남편과의 아이라서 보기 싫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저출산 대책 이전에 태어난 아기들부터 지켜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하루 만에 690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구미에서 3세 아기가 빌라에서 부패한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 용인에서 10세 아이가 이모 부부 폭행으로 살해된 사건 등 아동학대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며 “아동 학대범들을 가중 처벌하고 신상공개를 해 달라”고 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아동인권 증진을 위한 실태조사’ 연구용역 2건을 추진한다. ‘코로나19 등 재난 상황에서의 아동인권 보장’은 돌봄공백에 따른 학대와 방임, 결식·스트레스·우울담 등 아동인권이 침해되거나 위기 상황에 놓인 사례를 통해 아동인권 보장안을 마련한다. ‘아동·청소년 성착취 피해 예방과 인권적 구제 방안 실태조사’는 텔레그램과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발생하는 아동·청소년 성착취 실태조사 및 구제방안 마련을 위한 실태조사다.

구미=배소영, 김승환 기자 soso@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