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판사들 집단행동 여부가 '김명수 사퇴' 변곡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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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정치권력에 의해 사법부 독립이 과도하게 침해당하면 일선 판사들이 들고 일어나는 '사법파동'이 여러 번 일어났다.
특히 평판사들이 중심이 돼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서면 사법부 수장인 대법원장이 유감을 표명하고 물러났다.
양승태 대법원장 재임 시기에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이 터지면서 법관대표회의가 열렸고, 일선 판사들이 대법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글을 내부 통신망에 올리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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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시절 5공화국 수뇌부 재임명
소장판사 성명에 결국 대법원장 교체
김영삼 땐 3차 사법파동으로 옷 벗어
2005년 이용훈 대법원장은 안 물러나
1988년 2월 노태우 대통령이 취임한 후, 5공화국 당시의 사법부 수뇌부를 재임명하자 2차 사법파동이 촉발됐다. 소장판사 335명은 ‘새로운 대법원 구성에 즈음한 우리들의 견해’라는 성명을 냈다. 김용철 대법원장 사퇴와 함께 정보기관원의 법원 상주 반대, 법관의 청와대 파견 근무 중지, 유신악법 철폐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결국 김 대법원장이 사퇴했고, 정기승 대법관이 지명됐지만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이일규 대법원장 체제가 들어섰다.
1993년 2월 김영삼 대통령 취임 이후 박시환, 김종훈 등 서울민사지법 소장판사 40명은 사법부의 반성과 개혁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김덕주 대법원장에게 보냈다. 문민정부 출범과 함께 개혁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이 한껏 높아진 상황이었는데 5월 대법원이 내놓은 사법부 개혁 방안이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변호사 단체는 물론 사법연수생들까지 소장판사들의 저항에 적극 동조하면서 3차 사법파동으로 번졌고, 결국 김 대법원장은 옷을 벗었다.
2005년 이용훈 대법원장은 공판중심주의라는 법정 소통 방식을 도입했다. 이 대법원장은 전국 법원을 순회하는 자리에서 “검사들이 밀실에서 비공개 진술을 받아놓은 조서가 어떻게 공개된 법정에서 나온 진술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느냐. 검찰 수사기록을 던져 버려라” “변호사들이 만든 서류는 사람을 속여 먹으려고 말로 장난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당시 정상명 검찰총장은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시했고, 대한변호사협회는 유감 표명과 함께 이례적으로 대법원장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나 이 대법원장은 사퇴하지 않았다.
양승태 대법원장 재임 시기에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이 터지면서 법관대표회의가 열렸고, 일선 판사들이 대법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글을 내부 통신망에 올리며 반발했다. 양 대법원장은 법원의 숙원사업이던 상고법원을 설치하려고 박근혜 대통령과 ‘재판거래’를 했다는 ‘사법농단’ 사태로 구속됐다.
채희창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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