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에 '김어준 퇴출론'..언론인? 라스푸틴?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도마 위에 올랐다. '김어준 퇴출론'까지 제기된다. 서울시 예산으로 운영되는 TBS가 친여 성향을 숨기지 않고, 음모론까지 제기하는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게 맞느냐는 게 야권의 주장이다. 여권은 야당의 주장에 대해 "언론탄압"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청취율 1위…중립성은 54점
영향력만큼 논란도 많다. 지난해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의 조사에 따르면,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CBS '김현정의 뉴스쇼' 등 경쟁 프로그램에 비해 청취자 평가는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유익성 85점, 정보의 시의성 85점, 흥미성 87점, 신뢰성 79점, 중립성 54점에 그쳤다. 경쟁 프로그램들이 대부분 80~90점대를 받은 것과 차이 난다.
김어준, 음모론의 화신?
김씨가 공중파 라디오 프로그램을 꿰차자 이 같은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문재인 대통령 극성 지지층과 겹치는 김어준씨에 대한 팬덤이 음모론을 마치 사실처럼 확대시킨다는 게 일각의 주장이다. 김씨가 음모론을 제기할 때 주로 하는 "냄새가 난다"는 말은 이미 음모론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다.
강력한 팬덤 가진 친여 스피커…한국의 라스푸틴?
조 전 장관의 딸 조민씨, 그리고 신원이 불분명한 동양대 관계자들을 출연시켜 조민씨의 스펙이 가짜가 아니라는 일방적인 해명을 전파에 올리기도 했다. '조국 사태'와 같은 친문 그룹에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는 여타 공중파 라디오 진행자와 달리 확실한 '친여 스피커'의 모습을 보여준 셈이다.
김씨의 메시지는 자신의 팬덤을 바탕으로 여권에서 강력한 의제설정 기능을 발휘해왔다. 그의 영향력을 제정 러시아 시대에 황제에게 자문을 하던 괴승 '라스푸틴'에 빗대는 이들도 있다.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은 "여당 중진 의원들도 그 방송에 출연하려고 줄을 서서 그가 지휘하는 방향에 맞춰 앵무새 노릇을 한다"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런 김어준씨를 "대한민국의 정신적인 대통령"이라고 비꼬았다. 여권이 김씨의 말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진 전 교수는 한 강연에서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프로파간다 머신"이라며 "민주당 의원들은 뉴스공장에 한번 나가는 것이 성은을 입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궐선거, 野 "김어준 퇴출"-與 "언론탄압"
금태섭 무소속 예비후보는 각종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지금 같은 TBS에는 재정 지원을 하지 않겠다. 김어준씨는 공영방송에 등장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페이스북에 "편향성이 극렬하고 다양하게 나타나면서 너무나 큰 해악을 끼치고 있다. 단 한 번도 책임을 진적이 없다"라며 "그의 눈에 들면 뜨고 눈에 나면 죽는 것이 현 여당의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조은희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15일 아예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서 김씨와 설전을 벌였다. 조 후보는 "교통방송(TBS)은 정권의 나팔수"라고 했고, 김씨는 "TV조선을 너무 많이 보신 것 아니냐"고 받아쳤다. 이후 조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시민들은 공정한 방송을 들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야권의 공세에 대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팔을 걷고 나섰다. 박 후보는 야당의 비판과 관련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발언"이라며 "어떤 한 방송을 시장이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그런 발상 자체가 과거에 독재정권 시절에나 있었던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같은 당의 우상호 예비후보는 "그(김어준)는 성향은 드러내되 사실관계에 기초한다는 철학이 분명한 방송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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