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분의 3이 얼었다..한파에 10여명 사망·550만가구 정전

정윤섭 2021. 2. 17.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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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명에 겨울폭풍 경보..자동차 공장 문닫고 유통업체 매장 폐쇄
기후변화에 북극 한기 남하.."미국 남부, 알래스카 보다 더 추워"
눈 덮인 일리노이주 마을 [EPA=연합뉴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이 기록적인 한파로 꽁꽁 얼어붙었다.

겨울 폭풍이 몰고 온 북극발(發) 맹추위에 미국 본토(하와이·알래스카 제외) 4분의 3이 눈에 뒤덮였고, 주민 2억명에게 경보가 발령됐다.

이번 한파는 눈 구경을 하기 힘든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아칸소 등 남부 지방까지 덮치면서 인명·재산 피해도 커지고 있다.

미국 45개주에 눈 내려…주민 2억명에 한파 경보

[그래픽] 미국 전역 한파ㆍ폭풍으로 혹독한 겨울 (서울=연합뉴스) 장성구 기자 = 미국이 기록적인 한파로 꽁꽁 얼어붙었다. 겨울 폭풍이 몰고 온 북극발(發) 맹추위에 미국 본토(하와이ㆍ알래스카 제외) 4분의 3이 눈에 뒤덮였고, 주민 2억 명에게 경보가 발령됐다. sunggu@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CNN방송은 16일(현지시간)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 분석 자료를 인용해 본토 48개주(州) 전체 면적 가운데 73%가 눈에 쌓였다고 보도했다.

이는 2003년 이후 가장 넒은 지역에 눈이 내린 것이다.

눈이 내리지 않은 지역은 플로리다,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3개주에 불과했다.

기상청은 맹추위가 오는 20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주민 2억명에게 겨울폭풍 경보를 발령했다.

텍사스 등 7개주는 비상사태를 선언했고, 캔자스주는 재난 상황을 선포했다.

미국 적설 상황을 보여주는 NOAA 자료 [NOAA 홈페이지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

최소 15명 사망…정전 550만 가구, 밤새 추위에 '벌벌'

CNN 방송에 따르면 이번 한파로 숨진 사람은 현재까지 최소 15명이다.

빙판길 차 사고로 12명이 숨졌고, 수백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텍사스주 휴스턴의 실베스터 터너 시장은 "도로가 매우 위험하다"며 주민들에게 운전 자제를 촉구했다.

텍사스주 휴스턴에선 노숙자 1명이 동사했고, 2명은 추위를 피하려고 차고 안에서 승용차에 시동을 켜둔 채 장시간 머물다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했다.

맹추위는 발전 시설까지 멈춰 세우면서 대규모 정전사태를 초래했다.

텍사스, 오리건, 켄터키, 웨스트버지니아, 버지니아 등 18개주 550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겼다.

텍사스주가 430만 가구로 피해가 가장 컸고, 오리건, 오클라호마, 루지지애나, 켄터키, 웨스트버지니아에서도 각각 10만 가구 이상이 정전 피해를 봤다.

전력 차단으로 수도 공급마저 끊겨 이중의 고통을 겪는 주민들도 나왔다.

텍사스주 애빌린에선 정전으로 정수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12만3천명에게 수도 공급이 차단됐다.

눈에 뒤덮인 텍사스주 포트워스 [AP/Star-Telegram=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공장·매장도 잇단 폐쇄…"1조원 규모 기상재난 될 것"

대형 유통체인 월마트는 이번 한파 때문에 500개 이상의 점포를 폐쇄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월마트는 성명에서 "직원과 고객의 안전을 위해 매장 문을 닫기로 했다"고 밝혔다.

자동차 제조업체 GM은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생산하는 테네시, 켄터키, 인디애나, 텍사스주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포드도 픽업 트럭 등을 조립하는 캔자스시티 공장 문을 닫았다.

배송업체 페덱스는 한파로 일부 도시에서 물품 배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이날 2천597편의 항공기가 결항됐다.

기상학자 타일러 몰딘은 "이번 한파는 올들어 첫 10억달러(1조1천20억원) 규모 기상재난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대규모 정전 사태에 따른 텍사스주 휴스턴 임시 대피소 [AP=연합뉴스]

기후변화가 기록적 한파 초래…"미국 남부, 알래스카보다 추워"

이번 혹한은 극지방 소용돌이에서 초래됐다.

차갑고 건조한 공기 덩어리인 극 소용돌이는 평소 제트기류 때문에 북극에 갇혀있다.

하지만, 기후 변화에 따른 북극 온난화로 제트 기류가 약해지자 냉기를 품은 극 소용돌이가 남하하면서 미국 전역에 한파를 몰고 왔다.

기상학자 브랜든 밀러는 "이번 한파는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다"며 "북극이 지구 나머지 지역보다 두배 빨리 따뜻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일주일 동안 미국 500여곳에서 최저 기온 기록이 깨졌다고 전했다.

콜로라도주 유마에선 섭씨 영하 41도, 캔자스주 노턴에서는 영화 31도를 찍는 등 살인적 강추위를 기록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영하 24도로 1899년 이후 가장 추운 날씨를 기록했다.

텍사스와 아칸소 등 '딥사우스'(Deep South) 지역에도 혹한이 엄습했다.

미국 기상청은 텍사스와 아칸소, 오클라호마 일부 지역은 알래스카주 페어뱅크스(영하 16도)보다 최저 기온이 낮았다고 전했다.

텍사스주 휴스턴과 아칸소주 리틀록은 1989년 이후 가장 낮은 영하 10도와 영하 18도를 각각 기록했다.

NOAA는 "이번 한파는 1899년 2월과 1905년 2월의 역사적인 한파와 견줄만한 기록적인 추위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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