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닛케이 30년만에 3만선 돌파..'舊경제'가 뜬다

정인지 기자 2021. 2. 17.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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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닛케이지수가 30년 만에 3만선을 돌파했다.

16일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1.28% 오른 3만467.75로 장을 마쳤다.

닛케이지수는 전날부터 '3만 시대'를 열었다.

닛케이지수가 3만선을 넘어선 것은 버블 경제 정점이던 1990년 8월2일 이후 30년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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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긴자 거리 모습 / 사진=정진우


일본 닛케이지수가 30년 만에 3만선을 돌파했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COVID-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진 덕분이다.

지난해부터 미국, 한국에서는 4차 산업혁명 기업들의 주가가 뜨거웠던 반면 닛케이지수는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시총 상위에 '구경제' 비중이 높은 탓이다. 올해는 전세계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일본 증시까지 들썩이고 있다.

16일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1.28% 오른 3만467.75로 장을 마쳤다. 이달 들어서만 10.1%가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와 미국 S&P500지수 수익률은 각각 6.3%, 6%씩 올랐다.

닛케이지수는 전날부터 '3만 시대'를 열었다. 닛케이지수가 3만선을 넘어선 것은 버블 경제 정점이던 1990년 8월2일 이후 30년만에 처음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경제가 침체되는 와중에서도 기업들이 성장을 위해 글로벌화, 구조 개혁에 매진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주주 친화 정책이 강화된 점도 긍정적이다. 자본금 1억엔당 배당금은 1989년 3조엔에서 2019년 22조5000억엔으로 급증했다.

닛케이지수는 구경제인 산업재, 경기소비재, IT기업 비중이 높다. 닛케이지수 시총 1위는 패스트리테일링, 2위 소프트뱅크, 3위 도쿄일렉트론, 4위 화낙, 5위 다이킨공업 순이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유니클로의 모회사로 의류 생산, 판매 사업을 영위한다. 화낙은 공장 자동화 관련 로봇 및 공장 기계 컨트롤러를 생산하는 제조업체다. 다이킨공업은 에어컨 및 반도체용 가스 생산 기업이다.

시총 30위로 시야를 넓혀도 일본 기업들의 평균 나이는 66세에 달한다. 미국은 44세, 한국은 37.1세로 가장 젊다.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 넷마블 등의 연혁은 10년에 불과하고 NAVER,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도 20~26년차다. 지배구조 재편과 연이은 기업 분할도 영향을 미쳤다.

구경제 중심의 일본 증시가 상승세를 탄 것은 경기 회복 기대감에 전세계적으로 경기민감주가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발표된 일본의 4분기 GDP(국내총생산) 속보치는 전분기 대비 12.7% 증가(연율 기준)로 예상치 10.2% 증가를 웃돌았다. 지난해 연간으로 보면 -4.8%로 11년만에 역성장을 했지만, 지난해 말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강대석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대만, 한국, 유럽, 일본 순으로 경기회복 기대가 확산되는 중"이라며 "변이 바이러스 변수가 있지만, 코로나19(COVID-19)의 부정적인 영향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2012년부터 경기 부양을 위해 시작된 일본 중앙은행의 ETF(상장지수펀드) 매입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은 매년 지적된다.

2019년 말 기준 일본 주식시장에서 가장 높은 지분을 차지하는 것은 외국인(29.6%)이다. 개인·기타 투자자의 일본 주식시장 보유 비율은 16.5%에 그친다. 90조4115억엔으로 전년 대비 16조5466억엔 줄었다. 미국 등 해외 투자 붐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일본 증시를 떠난 탓이다.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약 46조6000억엔 규모의 ETF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공적연금펀드(GPIF)의 보유액 45조3000억엔도 뛰어 넘어 일본 증시의 실질적인 최대주주다.

다카다 하지메 오카미쓰증권 글로벌리서치센터장은 "이제 외국인과 일본은행 의존에서 탈피해 국내 투자자들이 시장을 떠받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많은 국민들이 기업의 주주가 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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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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