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심장 이식"..마세라티 기블리 성능도 가격도 "억"

서진우 2021. 2. 17.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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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마세라티 '기블리 S Q4 그란스포트' 타보니
첨단 운전자지원시스템 ADAS
럭셔리카 최초로 '레벨2' 탑재
4륜 구동 430마력 괴력에도
EU 배출가스기준 유로6 충족
다소 좁은 실내공간은 아쉬워
마세라티 `기블리 S Q4 그란스포트` [사진 제공 = 마세라티]
외형이 단단해 보이면 승차감 역시 동일해야 만족도가 올라간다. 달릴 때 군더더기 진동이 없어야 하고 매끄러운 곡선 주로도 달릴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단단한 차를 만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탈리아 고급차 브랜드 마세라티 하면 르반떼나 콰트로포르테를 쉽게 떠올리지만 기블리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모델이다. 1967년 최초로 선보인 기블리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디자인한 혁신적인 쿠페로, 강인하고 공기역학적이면서도 절제된 세련미를 담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기블리는 과거 감성도 잘 드러내지만 새롭게 탑재된 외장 컬러, 휠 옵션, 인테리어 트림 등 새로운 디자인과 편의 사양에 따라 재탄생했다.

기블리는 섀시, 서스펜션 레이아웃, V6 엔진, 8단 자동변속기를 콰트로포르테와 공유하지만 콰트로포르테보다 길이는 290㎜ 더 짧고 무게는 30㎏ 정도 가볍다. 마세라티 파워트레인이 설계한 V6 가솔린 엔진은 페라리 마라넬로에서 마세라티만을 위해 독점 제조되고 있으며 유럽연합 배출가스 기준인 유로6도 충족한다. 더 가벼운데 단단하면서도 친환경적이라니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마세라티 `기블리 S Q4 그란스포트` [사진 제공 = 마세라티]
기블리는 후륜구동 가솔린 모델 '기블리', 사륜구동 '기블리 S Q4'와 디젤차인 '기블리 디젤'로 나뉜다. 여기에 각각 럭셔리 감성을 담은 '그란루소'와 스포티한 매력을 지닌 '그란스포트' 등 2가지 트림으로 나뉘기 때문에 콰트로포르테와 동일한 듀얼 트림 전략을 쓰고 있다.

이 가운데 '기블리 S Q4 그란스포트'를 타고 달려봤다. 기블리 S Q4는 3.0ℓ V6 트윈 터보 엔진을 탑재해 후륜구동 모델보다 출력은 80마력, 토크는 8.2㎏·m 더해져 최대 430마력과 59.2㎏·m 토크를 발휘한다. 정해진 최고 속도는 시속 286㎞,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제로백 시간은 불과 4.7초로 기블리 모델 가운데 가장 짧다.

명불허전. 고속도로 주행을 위한 첫 출발에서부터 힘이 느껴졌다. 신형 기어 레버는 조작이 간편했고 럭셔리카 업계 최초로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레벨2를 탑재한 만큼 주행 안정성도 느껴졌다. 정차 시 엔진이 꺼지고 다시 가속페달을 밟으면 시동이 걸리는 '스타트 앤드 스톱' 시스템은 핸들 오른쪽 메뉴 버튼으로도 정지시킬 수 있었다. 속도를 더 내봤다. 마세라티의 새로운 '액티브 사운드' 기술 덕분에 고유의 감성적인 배기음을 감상할 수 있다. 배기가스 흡입관 근처에 부착된 액추에이터 2개가 마세라티 엔진 특유의 매혹적인 톤을 만들어낸다. 주행 스타일에 따라 엔진 사운드 조절도 가능했다. 상황에 맞게 액추에이터가 작동돼 고유 사운드를 생성하므로 운전자로서는 센터 터널의 스포츠 버튼을 눌러 더욱 깊은 울림의 사운드를 만끽할 수 있다. 굳이 옥의 티를 꼽자면 실내공간이 다소 좁았다.

차에서 내려 외관을 찬찬히 살폈다. 기블리는 전·후면 범퍼 디자인과 라디에이터 그릴 설계를 통해 공기역학적 효율성을 개선하고 우아함과 역동성을 모두 접목한 세단이다. 전면에는 공격적인 디자인의 크롬바를 사용한 라디에이터 그릴이 마세라티 삼지창 엠블럼을 품어 우아한 인상의 범퍼와 조화를 잘 이룬 느낌이었다. 옆모습은 프레임리스 도어와 근육질 라인이 강조된 후미가 어우러져 독특한 쿠페 룩을 연출했다. 또 전통적인 세타 마세라티 로고를 포함한 마세라티만의 독특한 C필러 처리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특히 기블리의 그릴 디자인은 마세라티의 하이퍼포먼스 쿠페인 그란투리스모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는 1950년대 클래식 모델인 A6 GCS의 차체 라인을 연상시킨다.

눈부심 현상을 방지하는 풀LED 어댑티브 매트릭스 헤드라이트는 주행 속도와 주변 조건에 따라 상·하향등을 조절하는 안전성을 보장한다. 고유의 계기판 디자인을 포함한 기블리의 인테리어 디자인은 마세라티의 럭셔리함을 유지한 채 젊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만했다.

마세라티 측에 따르면 기블리는 새로운 외관 색상인 '로소 포텐테'와 '블루 노빌레'를 채택했다고 한다. 우아함과 역동적인 디자인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색상이었다. 로소 포텐테는 이탈리아 스포츠카의 뜨거운 레이싱 전통을 상징하는 강렬한 레드톤, 블루 노빌레는 고귀함을 담은 깊고 진한 블루톤이기 때문에 기블리의 유려한 보디라인을 잘 강조하는 느낌이었다.

두 트림 가운데 이번에 승차해본 그란스포트는 3개의 독립된 에어 인테이크 디자인을 채택해 스포티함을 강조했다.

기본으로 제공된 스포츠 시트는 12개 방향 자동 조절과 메모리 기능으로 운전자를 안정감 있게 지지할 만했다. 기본 탑재된 전자제어식 스카이훅 서스펜션과 스포츠 스티어링 휠, 스포츠 페달은 마세라티만의 레이싱 DNA를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게 했다.

기블리는 유럽의 신차 안전성 평가인 유로 NCAP에서 최고등급인 별 5개를 획득할 정도로 주행 안전사양을 대폭 개선했다.

시판 중인 럭셔리카 가운데 최초로 업그레이드된 ADAS를 장착한 만큼 기존에 제공된 차선 유지 보조 외에 액티브 사각지대 보조 시스템도 추가됐다.

기블리는 마세라티의 경주차 혈통을 계승한 특징 중 하나인 전륜 더블 위시본 시스템과 후륜 멀티링크 시스템을 적용했다. 전륜 서스펜션은 알루미늄 더블 위시본을 사용해 가볍고 정밀한 핸들링을 제공하며 후륜 서스펜션은 알루미늄 서스펜션 암 4개가 있는 5멀티 링크 시스템에 따라 스포츠 주행성능을 발휘하고 편안함을 선사한다.

기블리는 차량 제어능력 상실을 방지하는 통합 차체 컨트롤 안전장치도 도입했다. 통합 차체 컨트롤은 차체 움직임이 불안정할 때 즉각 엔진 토크를 낮추고 각 바퀴에 필요한 제동력을 분배해준다. 주행 상황에 따라 안전성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이고 속도를 높이는 드라이빙 즐거움을 선사해주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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