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관저 입주안한 스가… 지진 발생 20분 후 도착

도쿄/이하원 특파원 2021. 2. 17.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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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되고도 의원숙소서 출퇴근

총리가 된 후에도 의원 합숙소에서 출퇴근하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지난 13일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지진 당시 20분 만에 총리 관저(官邸)에 도착했다는 이유로 전 총리로부터 질책을 들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현 입헌민주당 의원)는 15일 중의원에서 스가가 후쿠시마 지진이 발생한 지 20분이나 지난 후 관저에 도착해 회의를 소집한 것을 문제 삼았다. 그는 “이번 지진과 달리 땅이 푹 꺼지는 지진이 발생하면 도로가 토막토막 끊길 가능성이 있어서 20분 만에 도착할 수 없다”며 관저에 붙어 있는 총리 공저(公邸)에 입주하라고 요구했다.

일본에서 공저는 고위 공무원 관사를 의미한다. 스가는 이곳에 살지 않고 관저에서 약 500m 떨어진 ‘중의원 아카사카 의원 숙사’에서 부인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노다는 “공저에 있으면 무슨 일이 발생해도 기어서라도 갈 수 있다. 걸어서 0분”이라며 스가의 공저 기피에 대해 “위기관리 의식이 결여돼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약 10분 후에 일본 열도에 떨어질 수 있다며 거듭해서 스가의 공저 입주를 주장했다.

이에 대해 스가는 “(현재 살고 있는) 의원 합숙소에서 관저까지 걸어가도 10분”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공저 입주 여부와 관계 없이 다양한 긴급 사태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계속 의원 합숙소에 거주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스가는 현재의 총리 공저에서 1932년 이누카이 쓰요시(犬養毅) 총리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데다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아 입주를 꺼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가의 전임자인 아베 신조 전 총리도 2012년 2차 집권 후 공저에 잘 머물지 않고 주로 도쿄 시부야에 있는 자신의 사저(私邸)에서 매일 출퇴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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