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백신 보릿고개'.. 화이자 앞당겨 도입
정부가 화이자 코로나 백신 50만 명분을 3월 말에 조기 도입하고, 추가로 300만 명분을 더 계약해 2분기(4~6월) 중에 접종할 수 있도록 했다. 당초 3분기에나 들어올 전망이던 화이자 백신 도입 시기를 당기면서 4월 생길 수 있던 ‘백신 보릿고개’를 넘어설 가능성을 찾은 셈이다.
질병관리청은 16일 이런 백신 도입 계획을 추가로 공개하고 화이자 300만 명분과 더불어 노바백스 백신 2000만 명분을 더 계약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우리나라가 구매한 백신은 기존 5600만명분에서 7900만 명분으로 늘었다. 정부는 전날 2~3월 접종 계획을 발표하면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65세 이상 고령층 사용을 유보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요양병원에 입원한 고령층 등에겐 화이자·모더나·얀센 등 다른 백신을 접종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했는데, 이 백신들 대부분이 5월 이후에나 들어오기로 되어 있어 4월엔 사실상 접종할 백신이 없는 ‘보릿고개’ 상황이 우려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화이자 백신 도입을 앞당기면서 4월 위기를 일단 넘길 수 있게 됐다. 기존 계획상 2~3월 들어오는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94만 명분과 화이자 5만8500명분뿐이었다. 당국은 2분기부터 65세 이상 고령층 850만 명에게 순차적으로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
화이자 백신 등을 추가 구매했다고 했지만, 정부가 장담했던 백신 도입 일정이 매번 미뤄지고 있어 계획대로 될지는 의문이다. 지난달 정세균 총리는 “(코백스로부터 화이자 물량을 들여와) 2월 초·중순 최초 접종을 하려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지만, 최근 “(코백스 화이자 물량 도입은) 2월 말에서 3월 초로 예상한다”고 했다. 정 총리는 “‘K접종'으로 전 세계 모범을 보이겠다”고 했는데, 국내에선 아직 최초 접종조차 이뤄지지 못한 것이다.
또 화이자 백신이 계획대로 들어온다 해도 제품 특성상 초저온 냉동 시설을 갖춘 예방접종센터에서만 접종이 이뤄진다. 이에 거동이 어려운 요양시설·요양병원 고령층이 접종센터까지 이동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도 난제다. 결국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65세 이상 고령층 접종을 유보하면서 전반적인 접종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정경실 코로나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미국 임상시험 결과나 외국 접종 결과 등을 추가 확인하는 대로 접종 여부를 결정하겠다”면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어렵다면 3월 이후에 들어오는 다른 백신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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