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코너] 블로그 글 3억건… 집콕에 글쓰기 화려한 컴백
대학생 배혜련(24)씨는 작년 11월부터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다. 애플 맥북·아이패드와 같은 IT(정보기술) 기기 사용기부터 동네 브런치 카페 방문기까지 다양한 내용을 올린다. 글을 쓰기 시작한 지 4개월 만에 하루 방문자가 2000명을 넘어섰다. 배씨는 “코로나 시대의 일상을 기록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영상과 사진에 자리를 내줬던 ‘텍스트(text·글)’가 다시 힘을 내고 있다. 16일 네이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작성된 블로그 글 수는 2억9813만건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IT 업계에선 ‘텍스트의 귀환’을 다양한 이유로 해석한다. 먼저 코로나로 집에서 혼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졌다는 점을 든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취업 준비생 김현규(28)씨는 작년 8월부터 블로그를 시작했다. 김씨는 “공인회계사 시험을 치르고 난 뒤였는데, 나만의 공부법 노하우와 일상을 공유할 창구가 필요해 블로그 글을 쓰기 시작했다”며 “코로나로 외출할 일이 많지 않다 보니 시간 여유가 생겨 혼자 생각을 정리하기도 좋았다”고 했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외출이 줄면서 현장 중심의 영상·사진 위주 소셜미디어가 주춤한 효과도 있다. 작년 8월 블로그 활동을 시작했다는 이지은(27)씨는 “코로나 이후 바깥을 돌아다니는 것에 대한 자기 검열이 심해지다 보니 인스타그램 이용도 자연히 뜸해졌다”며 “사진·영상을 찍는 것보다 글로 생각을 기록할 수 있는 블로그가 더 편해졌다”고 했다. 영상은 촬영하고 편집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얼굴과 목소리 등 개인 신상이 쉽게 드러난다는 점도 이용자들이 글을 찾는 요인이다.
포털사가 지급하는 광고 수익도 블로그 활성화에 기여했다. 네이버의 경우, 블로그를 개설한 지 90일이 지났고 누적 50건 이상의 글을 썼고 하루 방문자가 100명 이상이면 광고를 붙일 수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작년 12월 기준 월 500만원 이상 수익을 올리는 블로거가 같은 해 1월 대비 5.5배 늘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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