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 "강경보수는 진다" 나경원 "상식연합 만들자"

김형원 기자 2021. 2. 17.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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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토론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16일 맞장 토론에서 처음 격돌했다. 1조로 편성된 오신환·나경원 전 의원은 “중원에서 이길 후보가 누구겠느냐”며 외연 확장 문제로 공방을 주고받았다. 2조인 오세훈 전 시장,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이 비현실적”이라면서 협공에 나섰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이 16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을 바꾸는힘 제1차 맞수토론'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신환, 오세훈, 나경원, 조은희 예비후보./국회사진기자단

◇오신환 ·나경원 중도 확장성 두고 舌戰

1조로 나선 오 전 의원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중원 싸움이 중요하다. 강경 보수 깃발을 들고서는 이길 수 없다는 걸 알지 않냐”면서 포문을 열었다. 즉각 나 전 의원도 “야권 단일화가 반문(反文) 연대로 그쳐서는 안 된다. 자유주의 상식 연합이라는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군(群)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율에 미치지 못한다는 대목에선 두 사람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오 전 의원은 “자유주의 상식 연합 얘기를 가장 오른쪽에 계신 분이 하니 될 것도 안 될 수 있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의 중도 확장성이 부족하지 않으냐는 지적이다. 그러자 나 전 의원은 “저는 오히려 중간에 가까운 성향”이라면서 “그럼 조국 사태에서 온 국민이 광화문광장으로 나갈 때 지켜만 보는 것이 맞느냐”고 했다.

앞서 오 전 의원은 서울시청에서 성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진보 인사를 양성평등 감독관으로 두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이번에는 나 전 의원이 “진보 인사가 성평등에 앞장선다는 느낌을 준다”고 했다. 보수 정당 후보로서 정체성 문제를 부각한 것이다. 이에 오 전 의원은 “박원순 전 시장처럼 같은 편끼리 보호하는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취지”라고 했다.

부동산 공급, 공공 보육 확대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오 전 의원은 이날 분홍색 스웨터에 청바지 차림으로 “청년과 호흡할 수 있는 젊은 후보가 나서야 한다”고 했다. 회색 재킷을 입은 나 전 의원은 “지금 서울은 전시(戰時)로 위기를 돌파한 독한 의지, 작은 아픔마저 살피는 섬세함이 필요하다”고 했다.

◇오세훈·조은희는 민주당 挾攻

뒤이어 2조 토론에서 맞붙은 오 전 시장, 조 구청장은 10년 전 서울시청에서 시장·정무부시장으로 함께 근무했었다. 이들은 서로 각을 세우는 대신 집권 세력을 비판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공약이 전반적으로 비현실적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박 전 장관의 수직정원 공약을 두고 오 전 시장이 “기가 막힌다”고 하면 조 구청장이 “SF만화 같다”면서 호응하는 식이었다. 5년 안에 공공 분양 주택을 30만호 공급하겠다는 박 전 장관 공약에 대해서도 두 사람은 “현실성이 없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 백신 확보에 대해서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오 전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열심히 백신을 준비해왔다면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조 구청장도 “전 세계에서 1억7000만명가량이 지금 백신을 맞고 있는데, 대한민국은 백신 없이 겨울과 봄, 여름을 맞고 있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맞장토론이라기보단 성토대회에 가까운 분위기”라는 평가가 나왔다.

서로에 대해서는 칭찬을 이어 갔다. 오 전 시장은 조 구청장이 최초로 시도한 ‘횡단보도 그늘막’을 가리켜 “위민 행정의 극치”라고 했다. 조 구청장도 “10여년 전 서울시장·부시장으로 호흡을 맞췄던 존경하는 동반자”라고 했다. 이날 토론회 직후 1000명의 시민평가단은 각각 나경원·오세훈 후보가 토론을 더 잘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맞수 토론을 시작으로 오는 19일 2차 맞수 토론, 23일 3차 맞수 토론을 진행한다. 양강(兩强)으로 평가받는 나경원·오세훈 예비후보는 3차 맞수 토론에서 맞대결한다. 이어 26일엔 4명의 후보가 모두 참여하는 합동 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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