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이진석 靑상황실장도 사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이진석(50)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검찰 기소를 앞두고 최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신현수 민정수석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 실장까지 사의를 표명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는 지난달 23일 이 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2018년 6월 지방선거 당시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이었던 이 실장은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현 울산시장)의 선거 공약 설계에 개입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를 받고 있다. 검찰은 곧 이 실장을 기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검찰이 곧 기소할 예정이기 때문에 이 실장 사의는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했다. 현행법상 기소가 이루어지면 자진 사퇴가 불가능하고,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라도 기소 전 사표 제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이 실장의 사의 표명을 다소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국정상황실장은 각종 현안을 시시각각 보고받고 판단하는 청와대의 관제탑 역할을 한다. 빠른 상황 판단과 정무 감각은 물론 대통령의 의중까지 꿰뚫고 있어야 하는 자리로도 알려져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 반 가까이 문 대통령의 복심(腹心)이라 불리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자리를 맡아온 것 역시 문 대통령의 뜻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임명된 이 실장은 고려대 의대와 서울대 대학원을 졸업한 의사 출신이다. 임명 직전까지는 서울대 의대 교수로 있었다. 코로나 발발 당시 청와대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비상 체제를 가동했을 때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전공을 살려 이달 말부터 본격화하는 백신 도입과 접종을 매끄럽게 끌고나가야 할 임무도 지워진 상태였다. 의료계에서는 이 실장을 두고 ‘의료계 비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의 청와대 내 역할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였다. 이 때문에 청와대 안팎에선 그의 사의 표명을 두고 “문 대통령의 임기 말 레임덕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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