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확진 70% 급감, 희망이 보인다
1년 넘게 인류에게 극도의 공포와 고통을 안겨줬던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이달 들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각국의 강력한 봉쇄 정책과 백신 접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극복이라는 희망의 작은 불빛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15일(현지 시각)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는 이날 전 세계 확진자를 26만2943명으로 집계했다. 하루 확진자가 30만 명 밑으로 내려온 것은 작년 10월 12일 이후 126일 만이다. 지난 1월 6~8일 하루 80만 명 이상 확진자가 나온 때와 비교할 때 약 40일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미국의 하루 확진자는 1월 8일 30만8442명에서 이날 5만2785명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일본이 6906명에서 1310명으로, 영국도 6만8053명에서 9765명으로 뚜렷한 감소세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1억968만여 명이 감염돼 241만여 명이 숨졌지만 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둔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감소세는 세계 각국이 국가 간 이동을 제한하는 초유의 비상 대책을 동원하고, 대중 시설의 문을 닫는 극약 처방을 내린 것이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아직은 크다고 보기 어렵지만 백신 접종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14일까지 1584만 명이 1차 접종을 마친 영국에선 최근 일주일 사이 신규 감염자가 29% 감소했다고 일간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전국민의 46%가 한 번이라도 백신을 맞은 이스라엘에서는 백신 접종자에게 오는 21일부터 헬스장·수영장 출입과 체육·문화 행사 참가를 허용하기로 했다.
국내 코로나 확진자도 정점을 지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작년 11월 14일 신규 확진자가 205명으로 200명 선을 넘으며 3차 대유행이 시작돼, 12월 25일 1240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고 말한다. 하루 30만 명 안팎인 최근 세계 확진자 숫자는 작년 9~10월 수준으로 아직 낮다고 말하기 어렵다. 게다가 영국, 남아공, 브라질발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설 연휴에 확진자가 300명대 수준을 이어가다 15일 다시 457명으로 늘어났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는 “(15일부터 시작된)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조치는 국민들에게 쉴 시간을 준다는 의미에서 불가피한 면이 있지만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는 신호로만 받아들여질 수 있어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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