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로 기업 리스크 파악, 결국 투자 수익률 높아져"

김효인 기자 2021. 2. 17.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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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친환경 정책을 앞세운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전 산업군에 걸쳐 ESG가 주목받고 있다. 환경, 사회, 지배 구조의 앞 글자를 따 만들어진 용어다. ESG 투자나 경영 등의 표현은 기업이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 기업의 지배 구조 등을 기업의 재무적 요소와 함께 평가할 때 사용된다.

국내에서는 삼성, 현대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올해 ESG 경영을 본격 도입하겠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지난 1월 한 달 동안에만 1조50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이 발행되는 등 투자처로서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ESG가 국내 기업과 투자자들에게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16일 조선닷컴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된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웨비나(온라인 세미나)에서는 레베카 미쿨라 라이트 기후변화에 관한 아시아 투자자 그룹(AIGCC) 국장과 원종현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투자정책전문위원장이 대담자로 나서 이런 주제를 두고 대화를 나눴다. 김성우 김앤장 환경에너지연구소장이 진행을 맡았다.

◇“ESG 기업 경영에 실질적 도움, 지표로 확인할 수 있어”

이날 호주 시드니에서 웨비나에 참석한 미쿨라 라이트 AIGCC 국장은 ESG가 투자자에게는 실질적인 투자 수익을, 기업에는 경영 수익을 안겨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 극복 이후에 세계 경제의 화두는 ESG가 될 것”이라며 “아시아에서도 여러 ESG 펀드가 만들어지고 있고, 한국의 경우에도 기업과 투자자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AIGCC는 지난 2016년 기후변화 및 탄소 배출 문제 등에 공동 대응하고자 만들어진 글로벌 연기금 및 운용사의 협의체다. 투자자들의 모범 사례를 공유하고 투자 활동, 신용 분석, 위험 관리, 참여 및 정책에 대해 협력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재 50여곳의 기관투자자를 회원으로 두고 있고, 이들의 운용자산은 총 9조달러를 넘는다. 국민연금도 지난해 11월 가입했다.

미쿨라 라이트 국장은 “ESG를 통해서 다방면의 리스크를 파악할 수 있다. 기업의 재무적인 문제를 뛰어넘는 분야를 평가하기 때문에 투자 수익률이 높아지는 것을 회원사들의 투자 결과 지표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ESG를 의사 결정에 반영하면 사회와 환경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기업의 재정 수익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했다.

◇“올해 한국 기업 ESG 도입 원년 될 것”

원 위원장은 올해가 한국 기업과 투자자들이 ESG 경영과 투자를 도입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국내 기업과 투자자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ESG 가운데 G, 즉 기업 지배 구조만을 중시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E와 S, 즉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더 크게 보게 될 것”이라며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투자자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도 환경과 사회에 기업이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원 위원장은 또 ESG의 수익률과 관련해 “수익성에만 관심을 갖는 것은 위험하다”며 “(수익성으로만 판단할 경우) ESG가 다른 시장보다 수익률이 낮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갑자기 투자가 빠져나갈 수 있는 위험이 있다. 펀드의 한 종류, 테마가 아니라 투자의 기본적인 정책, 경영 책임으로 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유럽은 ESG 역사 10년, 한국도 빨리 따라가야”

김 소장은 미국과 유럽에서는 ESG가 도입된 지 10년이 되어가지만 한국에서는 1년밖에 되지 않은 개념이라는 사실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미쿨라 라이트 국장은 “한국 기업들이 최대한 빨리 ESG를 도입해야 동종 업계의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은 과거에도 늦게 출발해 경쟁자를 따라잡은 경험이 여러 차례 있는 만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SG

환경·사회·지배구조(Environment, Social, Governance)를 뜻하는 단어다. 투자 의사 결정 시 사회적 책임이나 지속 가능성의 관점을 강조하거나, 기업이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 기업의 지배구조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투자 철학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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