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의 AI시대의 전략] AI부터 통신·금융까지… 기술 융합 플랫폼 미래車, 인간 생활의 중심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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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 ‘X’는 확장성과 다양성, 융합과 혁신 뜻해
테슬라·BMW·애플 등 합종연횡 ‘판 뒤집기’… 우리는 준비됐나
영어에서 글자 ‘X’는 ‘Z’와 ‘Q’에 이어 가장 적게 사용되는 글자이다. ‘X’는 주로 미지(未知)의 존재나 물질 또는 인물을 나타낼 때 쓰인다. 그래서 수학에서 방정식을 풀 때 구하고자 하는 해답을 미지수 ‘X’로 표현하기도 한다. ‘X-Ray’ 단어의 경우에서는 ‘X’가 독일의 과학자 뢴트겐이 발견한 미지의 빛을 나타낸다. 이 빛을 이용해서 생명체의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DNA의 이중나선 구조도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렇게 자연과학의 새로운 발견도 미지의 ‘X’에서 시작한다. 이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으로 상징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X’는 융합(融合)과 혁신(革新)의 의미로 재사용되기 시작했다.
◆AI-X는 융합의 도구
AI 전문 분야는 대체적으로 두 가지 분야로 나누어진다. 첫째 분야는 인공지능망 모델을 새롭게 설계하는 분야이다. 여기에서는 인공지능 학습과 판단의 정확성과 효율을 높이고, 동시에 비용과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려는 방법들이 포함된다. 자연어 처리 인공지능 ‘GPT-3′에 사용되는 ‘변환 학습(Transformer Learning)’과 학습 결과를 재사용하는 ‘전이 학습(Transfer Learning)’, 그리고 컴퓨터 스스로 학습하는 ‘강화 학습(Reinforcement Learning)’ 등의 개발 작업이 여기에 해당한다. 둘째 분야는 개발된 모델을 실제로 다양하게 적용하는 ‘AI-X’ 분야이다. ‘X’는 공학과 산업에만 머물지 않고, 금융, 판매, 광고, 생산, 유통, 보험, 의료, 헬스케어, 교통, 환경, 에너지 분야를 넘어 교육, 문화, 예술, 공연, 게임, 스포츠 등 무궁무진하다. 각 ‘X’ 분야에 최적화된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학습에 사용하면서, 인공지능 모델을 ‘X’ 분야에 최적화하는 기술 분야이다. 여기서 ‘X’는 확장성과 다양성을 동시에 의미한다. 이처럼 AI-X는 융합의 도구이면서 동시에 플랫폼X의 결정적 허리가 된다.
◆플랫폼X는 혁신의 기회
플랫폼X는 빅데이터를 한군데로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한 AI-X를 도구로 해서 수익을 최대화하는 사업 구조물이다. 플랫폼X는 피라미드 구조를 갖고 있다. 맨 아래 기초로는 반도체, 배터리와 같은 부품이 있고, 그 위에 다양한 컴퓨터가 있다. 여기서 자율주행 자동차는 모바일 컴퓨터로 본다. AI-X와 콘텐츠는 소비자들을 강력하게 붙잡아 두기 위한 미끼이다. 그 결과 플랫폼X 최상단 서비스는 이윤 창출을 위한 구도가 된다. 그래서 애플도, 구글도, 마이크로소프트도, 테슬라도 자체 반도체를 직접 개발하고 있다. 이렇게 반도체부터 AI-X, 그리고 서비스까지 모두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플랫폼X는 완전체가 된다. 이러한 조건을 갖춘 플랫폼X를 확보한 기업들의 주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 코로나19와 바이든 정부의 출현으로 최근에는 ‘비대면’ 교육, 의료, 문화, 친환경 관련 사업들이 새로운 플랫폼X의 기회로 등장하고 있다.
◆미래 자동차는 떠오르는 플랫폼X
한편 미래의 자동차에는 2000개 이상의 반도체가 들어간다. 테슬라가 직접 개발한 차량용 프로세서 반도체(Auto-Pilot FSD)에는 인공지능 계산을 위한 신경망 회로(NPU: Neural Processing Unit)가 칩 안에 들어갔다. 미래의 자동차에는 운영체계(OS)뿐만 아니라 임베디드,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들이 들어간다. 이 소프트웨어들의 비용이 차량 가격의 20% 이상을 차지한다. 그리고 인공지능 기술로는 지능형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운전자 맞춤형 시스템, 자동 변속 시스템, 연료 절감 시스템, 노면 소음 저감 기술, 음성인식 대화 기술 등이 포함된다. 여기에 더해 테슬라는 독자적인 글로벌 빅데이터 무선통신망을 구축하려 한다. 스타링크(StarLink) 프로젝트이다. 1만2000개의 저고도 인공위성으로 자체적인 자동차용 초고속 인터넷망을 구축하려 한다. 그래서 미래 자동차는 ‘바퀴 달린 스마트폰’이 된다.
이러한 모습과 기능을 가진 ‘바퀴 달린 스마트폰’은 다가오는 시대의 강력한 플랫폼X이다. 예를 들어 테슬라 자동차 플랫폼X에서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교통, 에너지, 충전 서비스를 제공한다. 콘텐츠로는 영화와 방송(Tesla Theater)과, 게임(Tesla Chess, Tesla 2048, Stardew Valley) 등을 즐길 수 있다. BMW는 2021 CES에서 플랫폼X의 기반이 되는 차세대 전기차 ‘iX’에 탑재되는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iDrive’를 공개했다. 그런데 스마트폰 가격은 100만원 단위이고, 자동차 가격은 1000만원에서 1억원 사이의 규모이다. 잠재적인 자동차 플랫폼X의 시장 크기는 여기에서 유추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 이 시각에 국제적으로 미래 자동차 플랫폼X의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현재 현대차와 애플 사이에 진행되고 있는 자율주행 차량 개발에 대한 협업 논란도 이런 연장선상에서 봐야 한다. 애플이 추구하는 것은 미래 자동차 플랫폼X의 선점이다.
이렇게 미래에는 자동차가 단순한 운송 수단을 넘어 인간 생존과 활동의 중심 장소가 된다. 여기서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기능은 ‘종속(從屬) 유인 기술’이다. ‘스마트폰 중독(中毒)’ 현상처럼 ‘자동차 중독’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그리고 자동차 내연기관이 전기 모터로 바뀌는 것은 기존 자동차 산업을 무력화하기 위한 ‘판’ 뒤집기 전략이다. 이렇게 미래 자동차는 융합과 혁신이 일어나는 플랫폼X의 전쟁터이다. 기존 자동차 산업이 노키아(Nokia)나 모토롤라(Motorola) 휴대폰의 운명을 맞을지 아니면 스마트폰 갤럭시의 후예가 될지는 우리의 비전과 계획, 그리고 실행 의지에 달려 있다. AI-X와 플랫폼X에 그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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