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선영 작가의 오늘 뭐 먹지?]핸드드립 커피에 프렌치 토스트 한입 '풍미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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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높은 곳에 있는 카페로 걸어 올라가 안락의자에 앉았다.
싱글 오리진 커피와 프렌치 토스트를 앞에 두면 유쾌하고 안정된 편안함이 느껴져 휴식으로는 그만이다.
올해의 작은 소망과 행복, 소소한 기쁨들을 계획하기 위해서는 부드러운 프렌치 토스트를 커피에 녹여 먹는 여유가 필요하다.
오렌지 향기와 사루비아 향이 흘러나오는 코스타리카 커피에 따스한 프렌치 토스트를 한입 녹여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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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콘하스 한남’은 커피로스터리, 베이커리, 브런치 카페가 복합된 공간이다. 주택을 개조한 3층 공간은 한 면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풍경이 근사하다. 직접 로스팅한 싱글 오리진 원두를 카페의 대표가 직접 핸드 드립으로 내어 준다. 브라질, 케냐, 에티오피아, 코스타리카산 커피가 개성 있고 섬세한 향들을 뽐낸다.
유럽 가정식을 연출하는 브런치 메뉴도 매력적이다. 샌드위치, 샐러드, 스튜, 파스타 등 하나하나 신선한 향과 맛의 조화가 돋보인다. 그중에 압권은 프렌치 토스트다. 직접 구운 바게트를 오랜 시간 계란과 생크림에 숙성시키고 오븐에서 저온으로 익혀내다 다시 강불로 구워 겉은 바삭하면서 속은 푸딩처럼 녹아내리는 식감이었다. 디저트를 덤으로 먹는 듯한 생크림과 딸기, 파인애플을 닮은 견과류 맛의 수제 버터, 블루베리와 구운 로즈 바나나, 시럽이 어우러졌다. 프렌치 토스트는 집에서도 가끔 해 먹는 메뉴이지만 우유에 계란을 대강 풀고 식빵을 쓱쓱 묻혀서 프라이팬에 구워 먹는 속성식과 이 토스트는 존재감이 달랐다. 하루 전에 미리 숙성시켰다가 저온, 중간 불, 고온에서 서서히 익혀낸다. 한입을 먹으니 멜로 영화의 해피 엔딩을 맛보는 기분이었다.
오전 11시경 갓 구운 빵이 나온다. 바게트와 차바타, 뜨거운 물로 익반죽해 더 부드럽고 쫄깃한 탕종 식빵 등 담백한 식사 빵이 있는가 하면 브리오슈, 페이스트리, 크루아상 같은 버터향 그윽한 빵도 있다. 최근 커피, 빵, 브런치를 파는 베이커리 카페가 급속히 증가했는데, 커피만 잘하고 빵이나 요리는 아쉬운 곳, 반대로 빵은 잘하지만 나머지는 구색 맞추기에 그치는 곳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이곳은 커피, 빵, 요리 모두 빈틈이 없었다.
1층에서 주문을 하고 위층으로 올라가면 계단 옆으로 미디어 아트 작품이 멋스럽고 3층에서 내려다보이는 도심의 경관도 마음을 확 트이게 한다. 오렌지 향기와 사루비아 향이 흘러나오는 코스타리카 커피에 따스한 프렌치 토스트를 한입 녹여 먹는다. 눈이 스르르 감겨와 나른한 행복감이 전신에 퍼진다.
임선영 음식작가·‘셰프의 맛집’ 저자 nalg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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