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마리오 만세"..이탈리아 국채 경매 호황

송경재 2021. 2. 17.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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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16일(현지시간) 로마 자택을 나서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슈퍼 마리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행정부에 투자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16일(이하 현지시간) 진행된 국채 경매에서 매수세에 불이 붙어 시장이 드라기 정부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점을 입증했다.

드라기 총리는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시절인 2011년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채무위기 당시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말 한 마디로 유로존 국채 수익률을 안정시키며 유로존을 채무위기에서 구해내 '슈퍼 마리오'라는 별명을 얻은 바 있다.

■ 사상최저 수익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이탈리아 정부가 발행한 10년만기 국채 100억유로어치가 높은 수요 속에 사상최저 수준의 수익률로 발행됐다.

ECB 총재 출신인 드라기 총리가 유럽연합(EU) 복구기금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경제를 되살릴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 드라기는 13일 총리로 취임했다.

이날 이탈리아 재무부의 10년물 국채 매도 물량은 100억유로였지만 매수 주문은 10배가 넘는 1100억유로에 이르렀다.

지난해 6월 이탈리아 국채 경매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10년만기 국채 경매 당시 몰린 1080억유로를 웃도는 규모다.

이날 국채 경매로 이탈리아 정부는 0.57% 수익률로 10년 만기 국채를 발행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당초 예상했던 0.61%보다 낮은 수익률로 사상최저 수준에 육박한다.

■ 슈퍼 마리오, 이탈리아 위기에서 구해내나
낮은 국채 수익률은 마리오가 이탈리아 경제를 위기에서 벗어나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투자자들이 기대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탈리아 경제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충격으로 사상최악의 경기침체를 겪었다.

그러나 17일 총리 취임 뒤 처음으로 드라기가 의회에 출석해 경제계획을 발표하게 되면 사정이 달라질 전망이다.

주요 정당들이 그의 기술관료 정부를 지지하고 있어 이탈리아 정부가 최근 보기 드물게 의회 지지 속에 강력한 경제개혁을 일궈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리오에 거는 시장의 기대는 최근 이탈리아 국채 시장에서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드라기를 구원투수로 맞아들인 이탈리아 경제가 회복할 것이란 기대감으로 국채 시장에서는 기준물인 10년물 이탈리아와 독일 국채 간 수익률격차(스프레드)가 0.9%포인트에도 못미치는 수준으로 좁혀졌다.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와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스프레드는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속에 2.75%포인트를 넘기기도 했다.

■ '슈퍼 마리오 시나리오'
애널리스트들은 드라기가 EU 복구 기금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정치·경제 개혁을 병행해 이탈리아를 위기에서 구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니크레딧의 전략 리서치 공동 책임자인 루카 카줄라니는 "드라기 총리가 EU 복구기금을 결국 따내는데 성공할 것"이라면서 "이를 바탕으로 올해 이탈리아 국내 정치 불확실성을 낮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 국채에 투자자들이 500억~900억유로를 더 투입할 것이라면서 덕분에 스프레드가 더 떨어져 0.75%포인트로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국채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투자자들이 국채를 더 많이 사 가격이 오르면 수익률은 떨어진다.

카줄라니는 드라기가 개혁에 성공하면 최근 수년간 일련의 정치위기로 투자등급을 박탈당할 위기에 놓였던 이탈리아가 이같은 국가 신용등급 강등 위험을 완전히 털어버릴 수 있게 될 것으로 봤다. 그는 이렇게 되면 이탈리아 국채에 붙는 위험 프리미엄도 더 이상 없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더 떨어지는 이같은 최선의 시나리오를 '슈퍼 마리오 시나리오'라고 지칭했다.

그는 이 경우 이탈리아와 독일 국채간 스프레드는 0.5%포인트까지 낮아져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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