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카 교과서' 도요타 캠리, 2000만대 판매 비결 '외강내유'

최기성 2021. 2. 16.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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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마력·17.1km 1등급 연비
충전 걱정 없는 하이브리드
불필요한 가속페달 작동 줄여
코너 돌 때도 좌우 흔들림 억제
스포츠 모드선 '야생마'로 돌변
다소 작은 8인치 디스플레이
미숙한 국도 자율주행 아쉬워
'캠리(Camry)'는 도요타를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로 성장시킨 1등 공신이다. 차명은 옛 일본의 전통 관모(冠帽)이자 왕관을 뜻하기도 하는 '칸무리(冠)'의 영어식 표현이다.

도요타는 고급 세단인 크라운부터 차명에 '왕관'을 자주 사용했다. '코로나'와 '코롤라'도 라틴어로 왕관과 작은 왕관이라는 뜻이다. 캠리는 왕관 차명을 가진 도요타 차종 중 가장 성공했다. 1990년대부터 세계 최대 규모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대중적인 패밀리카로 인기를 끌면서 세계 각국으로 판매처를 넓혀나갔다. '1000만대' 팔려도 베스트셀링카로 대접받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2000만대가량 판매되며 명성을 떨쳤다.

국내에는 2009년 출시됐다. 일본 차 전성시대를 먼저 이끌던 혼다 어코드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수입차 판매 1위 자리를 자주 차지했다. 미국에서 대중적인 패밀리카로 인기를 끌던 캠리는 국내에선 '대중명차'인 매스티지(Masstige) 패밀리카로 신분 상승했다. 매스티지는 대중(mass)과 명품(prestige product)을 결합한 용어다. 명품에 버금가는 품질과 브랜드 인지도를 갖추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되는 '대중명품'을 뜻한다.

도요타는 전기차보다는 하이브리드를 친환경차 대표로 내세웠다. 충전·방전 걱정 없는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차로 판단해서다. 현재 국내 판매되는 8세대 캠리 하이브리드는 날렵하고 역동적인 외모를 갖췄다. 디자인 콘셉트 '킨룩(KEEN LOOK)'을 진화시켜 다이내믹하고 개성 넘치는 스타일을 추구했다. 전장×전폭×전고는 4880×1840×1445㎜다. 각각 기존 캠리보다 30㎜ 길어지고 20㎜ 넓어지고 25㎜ 낮아졌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2825㎜로 기존보다 50㎜ 길어졌다. 저중심 TNGA 플랫폼을 채용해 파워 컨트롤 유닛, 시트,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낮게 설계한 효과다. 그만큼 실내가 넉넉해졌다.

먹이를 쏘아보는 맹수의 눈을 닮은 날카로운 헤드램프에는 야간 주행 때 존재감을 알려주고 시인성도 우수한 바이-빔 LED 시스템을 적용했다. 눈빛도 매서워졌다.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에는 '라인 발광'과 '점각 발광' 두 종류의 다른 LED 발광 방식을 중첩해 깊이감과 고급감을 향상했다.

실내는 한눈에 보기에도 차이점을 알 수 있을 정도로 확 바뀌었다. 기모노 옷깃을 닮은 비대칭 '와이(Y) 센터페시아'를 적용해 좌우 대칭 구도를 이룬 다른 차들과 차별화했다. 독립된 운전석은 운전 집중도를 높여준다.

7인치 와이드 컬러 TFT 다중 정보 디스플레이는 시인성이 우수하고 주행 정보를 직관적으로 제공해준다. 다만 8인치 와이드 터치 디스플레이가 아쉽다. 9인치를 넘어 12인치도 일반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뒷좌석은 넉넉하다. 성인 2명과 아이 1명은 물론 성인 3명도 앉을 수 있다. 등받이 측면부에는 부드러운 쿠션을 적용했다.

시승차는 2.5ℓ 직렬 4기통 가솔린 다이내믹 포스 엔진과 무단변속기(e-CVT)를 채택했다. 시스템 총출력은 211마력으로 동급 최고 수준이다. 복합연비는 17.1㎞/ℓ로 1등급이다.

시트에 앉으면 엉덩이가 닿는 착좌면 부분은 부드러운데 다른 부분은 단단하다. 푹신하면서 몸을 잘 지탱해줘 운전 피로를 덜어준다.

운전 시야는 넓어 답답하지 않다. 드라이빙 포지션은 낮아졌지만 보닛이 더 낮아진 데다 대시보드 높이도 낮아지고 좌우 도어 윈도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와이퍼 블레이드가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설계한 것도 시야 개선에 한몫했다.

스티어링휠은 조작 민첩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기존보다 작아졌다. 드라이브 모드는 에코, 노멀, 스포츠 세 가지다. 에코 모드에서는 전기모터 돌아가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리면서 가볍고 부드럽게 움직인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감속이 더디게 이뤄져 다시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동력을 빨리 끌어내 연비 효율을 높여준다. 오토 글라이드 컨트롤이 작동했기 때문이다. 코너를 돌 때도 공기역학 및 저중심 설계로 좌우 흔들림을 잘 억제한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돌변한다. 스티어링휠이 무거워지고 페달이 민감해진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중저음의 엔진음을 내뱉으면서 스포츠세단에 버금가는 질주 성능을 발휘한다. 일반적으로 도요타 하이브리드 모델은 가솔린 모델 성향을 지녔다고 평가받는다. 캠리 하이브리드도 가솔린 모델에 뒤지지 않는 수준의 질주성능을 발휘한다.

자율주행 성능은 아쉽다.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하면 고속도로에서 앞차에 맞춰 매끄럽게 따라간다. 다만, 정차하면 다시 운전자가 페달을 밟아야 한다. 국도에서는 차선을 인식하지 못하고 벗어날 때가 많아 사용하기 어렵다.

캠리는 가격 경쟁력이 우수하다. 국산 준대형 세단과 비슷한 가격대에 판매된다. 가격(개별소비세 인하 적용)은 3752만~4229만원이다.

도요타 모델답게 내구성도 우수하다. 사고만 나지 않는다면 돈 들어갈 일이 적다. 중고차 가치도 높다. 자동차 유통 플랫폼 엔카닷컴에 따르면 2019년식 잔존 가치는 캠리 하이브리드가 72.9%, 혼다 어코드가 69.5%다.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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