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반려동물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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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천국에 개가 없다면 나는 가고 싶지 않다. 그들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 윌 로저스의 말이다.
몰티즈 종 암컷 반려견 '트러블'은 2007년 미국 호텔업계의 거물 리오나 헴슬리에게서 1200만달러의 유산을 받았다.
유기되거나 학대받는 반려동물이 속출하는 현실이다.
어떤 주인을 만나느냐에 따라 반려동물 신세가 천양지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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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티즈 종 암컷 반려견 ‘트러블’은 2007년 미국 호텔업계의 거물 리오나 헴슬리에게서 1200만달러의 유산을 받았다. 유언장 작성 당시 헴슬리의 정신이 온전치 못했다며 유족이 소송을 제기해 200만달러로 유산이 삭감됐지만 트러블이 쓰기엔 풍족했다. 트러블은 헴슬리 호텔 지배인의 보호를 받으며 호화로운 여생을 보냈다. 매년 10만달러를 썼는데 미용 8000달러, 사료 1200달러, 경호 비용 등이었다. 매일 은식기나 도자기 접시에 담긴 헴슬리 호텔 주방장의 닭고기와 야채 요리를 먹고 다이아몬드가 박힌 개목걸이를 착용했다니 왕후장상이 부럽지 않았을 터이다.
가장 많은 유산을 받은 반려견은 저먼 셰퍼드 종의 군터 3세다. 1992년 독일의 카롤레타 리벤슈타인 백작부인으로부터 1억4500만달러를 상속받았다. 군터 3세는 대리인을 통해 마돈나가 살던 마이애미 저택을 74억원에 구입해 부러움을 샀다. 럭셔리한 삶을 살던 군터 3세는 2000년에 죽었는데 유산을 받은 아들 군터 4세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동물로 등극했다. ‘금수저’ 반려견이 따로 없다.
미국 사업가 빌 도리스도 최근 보더 콜리 종 암컷 반려견 ‘루루’에게 거액의 유산을 남겼다. 미혼으로 루루와 단둘이 살다가 84세로 세상을 떠난 그는 지인에게 “루루를 맡아서 키워 달라”며 500만달러를 맡겼다. ‘루루가 원하는 모든 것을 채워주고 반드시 함께 살아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유기되거나 학대받는 반려동물이 속출하는 현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연 10만 마리 이상이 주인에게서 버림받는다. 어떤 주인을 만나느냐에 따라 반려동물 신세가 천양지차다. 인간 사회나 반려동물 세계나 삶의 질 양극화는 지양돼야 한다.
김환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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