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꽉 차고 포차 앞 대기줄... 지방 ‘2차’가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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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非)수도권 지역 식당과 카페, 노래연습장 등에 대한 영업시간 제한 조치가 풀린 15일 밤, 전국 주요 유흥가와 먹자골목은 오후 9~10시 ‘통금(通禁)’에 쫓기지 않고 여유 있게 저녁 식사와 ‘2차 모임’을 갖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코로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두 달 넘게 이어진 강도 높은 거리 두기 조치가 완화된 해방감을 만끽했다. 20대 젊은이들이 몰린 주점 앞에선 20~30명이 입장을 기다리며 줄을 섰고, 자정이 넘은 시각까지 손님들이 가득 찼다.
이날 밤 11시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신시가지. 230㎡(70평) 남짓한 실내포차에 손님 100여 명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꽝꽝 울려 퍼지는 음악에 몸을 흔들고 있었다.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즉석 만남을 위해 좌석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남성들도 보였다. 음식점과 주점, 카페가 밀집한 부산 서면 거리도 비슷했다. 한 노래주점 직원은 “딱 2시간 만에 20팀을 받았다”며 “오랜만에 장사하는 맛이 난다”고 말했다. 전포동 카페 거리의 한 유명 포차 앞에는 오후 7~8시쯤 수십명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울산 지역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달동의 맛집과 주점들도 10~20테이블이 빈자리 없이 꽉 차 있었다.
강원도 춘천시 석사동 먹자골목은 밤 10시가 지났지만, 음식점 간판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24시 영업'을 알리는 안내문도 보였다. 닭갈비집 주인 이모(43)씨는 “오늘 닭고기 재료와 소주, 맥주를 평소보다 넉넉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대구 동성로 클럽 골목은 밤 10시가 되자 대학생과 20대 젊은이 수백명이 쏟아져 나왔다. 10시까지만 영업이 허용된 클럽에서 나와 주변 술집 등으로 자리를 옮기는 이들이다. 인근 편의점 아르바이트 직원은 “숙취 해소 음료가 동났는데, 최근에는 없던 일”이라고 했다. 코로나 감염 ‘고위험 시설’로 분류돼 아예 문을 닫아야 했던 헌팅포차나 클럽 등 유흥 시설은 이날부터 밤 10시까지 영업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음식점 점주 상당수는 영업 제한 조치가 풀리긴 했지만 코로나 이전 수준에는 한참 못 미친다고 말했다. 이날 밤 11시 대전 서구 둔산동 한 호프집은 손님이 앉은 테이블이 10개 중 절반을 넘지 못했다. 업주 이모(56)씨는 “영업 제한이 풀렸지만 얼어붙은 소비 심리가 바로 되살아나지 않는 것 같다”며 “그나마 배달 주문을 새벽까지 받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나성동 식당 업주 김모(57)씨는 “손님들이 코로나 감염에 대한 불안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수도권 지역도 영업 제한 시간이 오후 9시에서 10시로 1시간 늦춰지면서 ‘2차 모임’이 많아졌다. 이날 오후 9시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프랜차이즈 맥줏집은 80여 석이 꽉 차 있었다. 옆 횟집에선 밤 9시 50분까지 손님 10여 명이 자리를 지켰다. 인근에서 칵테일바를 운영하는 서모(31)씨는 “오후 9시 이후에만 손님 5명을 더 받아 평소보다 10만원 더 벌었다”고 말했다. 광화문 한 호프집을 찾은 증권사 과장 권모(44)씨는 “10시까지 영업하니 저녁 먹고 가볍게 맥주 한잔 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반면 서울 중구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이모(56)씨는 “술 마시고 2·3차로 당구장을 찾는데, 영업 시간이 10시까지 늘어나는 건 별 의미가 없다”고 했다. 음식점·호프 코로나19 비대위 이창호 공동대표는 “(영업 시간을) 1시간 늘려도 코로나로 줄어든 매출의 10~15% 더 벌 수 있을 뿐”이라고 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식당이나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에서는 음식을 먹거나 대화하면서 마스크를 벗는 경우가 많은데, 영업 시간이 연장되면서 전염 우려가 커진 건 사실”이라며 “정부가 다중 이용시설에서 지켜야 할 수칙을 포스터로 만들어 배포하거나, 단속을 강화하는 등 방역 수칙을 잘 지키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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