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피해' 남중생 성폭행한 유부녀 교사에 징역 3년..들키자 "오히려 당했다" 주장도

재판부 "피해 아동에게 성폭행, 폭행했지만 피해 아동에게 용서 구하거나 회복하는 등 별다른 노력 안 해" 질타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학교폭력 피해 학생을 상대로 성적 학대를 일삼고도 “합의 하에 이뤄진 관계였다”, “오히려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하며 범행을 부인한 교사가 결국 실형을 선고받았다. 

A씨는 재판에서 B군과 합의 하에 이뤄진 관계였고 B군이 요구했던 돈을 받지 못해 무고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건은 지난 2018년 9월 인천 연수구의 한 중학교에서 발생했다.

당시 미술 교사였던 A씨는 B군의 담임교사로 재직하면서 B군을 미술실로 불러내 성추행하고 주거지 등으로 유인해 성폭력 등을 일삼았다.

B군은 중학교 1학년 때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트라우마로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였는데 A씨는 이런 B군을 잘 돌봐달라는 학부모의 부탁을 받은 뒤 이같은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도 넘은 행동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그는 대담하게도 학교 미술실에서 B군에게 성적 학대를 가하고 B군을 집에 데려다준다고 차에 태워 성폭행하기도 했다.

또 남편과 자녀가 없는 틈을 타 B군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A씨는 B군이 거절하면 폭행도 일삼은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A씨는 2018년 9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총 7차례에 걸쳐 당시 만 15세였단 B군을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에 대해 16일 인천지법 제13형사부(재판장 고은설)는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종사자등의아동학대가중처벌) 혐의로 기소된 전 중학교 교사 A씨(39·여)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및 아동관련기관에 각 7년간의 취업제한을 명했다.

재판에서 A씨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수차례에 걸쳐 나쁜 짓을 일삼았지만 “합의해서 관계했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하기 바빴다.

하지만 재판부는 “중학교 담임교사인 피고인이 같은 반 학생인 피해 아동과 수개월관 반복적 성관계 등을 하면서 피해 아동에게 성적 학대 행위를 했다”면서 “피고인은 피해 아동이 중학교 1학년 당시 학교폭력 피해를 당해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있었음을 잘 알고 있었고 남편과 자녀가 있었음에도 피해 아동에게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시하면서 성적 행위를 요구하다가 거절하면 폭행을 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담임교사로서 실질적으로 피해 아동의 부모 다음으로 중요한 보호자의 지위에 있음에도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성적 행위를 이어갔다”며 “피해 아동은 피고인과의 비정상적 관계가 지속되면서 온몸을 떨거나 글씨를 쓰지 못할 정도로 손을 떠는 등 극심한 불안감에 시달렸고, 병원에서 미분화 신체형 장애 등으로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를 받았다. 오랜 기간 악몽과 불면증 등으로 고통받고 있고 일상생활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면서 피해 아동을 성폭력 등으로 고소하고, 피해 아동의 사생활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해 제출하는 등 잘못을 뉘우치는 태도가 보이지 않는다”며 “피해 아동에게 용서를 구하거나 피해를 회복하는 등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고 피해 아동과 가족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으나 이 사건 뒤로 학교를 그만둬 교사로 근무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