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텅이 삭감'의 이유..'558조 보는 데 한 달'

송명희 2021. 2. 16.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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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지역구 예산이 늘어나면 다른 예산이 깎일 수밖에 없습니다.

국회는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의 총액 안에서 사업별로 심사하고, 금액을 조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558조 예산, 꼼꼼히 따져봤을까요?

국회의 예산심사 과정을 송명희 기자가 점검했습니다.

[리포트]

올해 정부 예산은 558조 원입니다.

지난해 말 심사 과정에서 국회는 정부가 요구한 예산에서 5조 9천억 원을 삭감했습니다.

내역을 보면 국고채 이자상환금 9천억 원을 포함해 10개 사업에서 전체의 절반이 넘는 3조 3천억 원이 줄었습니다.

사업별로 세세히 살펴 감액하는 게 아닌 뭉텅이 삭감입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 "그냥 감액 쇼를 하는 결과가 될 때가 대부분인 거고요. 합리적 기준이라기보다도 그냥 막 난도질당할 때가 참 많이 있어요."]

국회 예산정책처가 예산 심사에 앞서 보고서를 내지만 대부분 반영되지 않습니다.

앞서 지적했던 충청내륙도로는 예산 집행률이 저조해 조정이 필요하다, 성인지 예산 분류도 이미 부적절하다, 지적됐습니다.

예산을 꼼꼼히 들여다볼 시간이 없는 것도 문제입니다.

올해 정부 예산안이 국회에 넘어온 건 지난해 9월 3일이지만 10월 국정감사 뒤 11월부터 예산 심사를 시작했습니다.

558조의 예산을 한 달 만에 들여다보고 확정한 겁니다.

[하승수/'세금도둑잡아라' 대표 : "미국만 하더라도 국회가 주도해서 예산을 편성합니다. 7개월 이상의 과정을 거쳐서 예산을 심사하고 확정하는데요."]

예산 심사 기간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반복되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의원 : "정기국회에 하는 국정감사를 8월 이전으로만 당겨도 충분히 100일 기간 안에 예산과 법안을 심층적으로 다룰 수가 있다는 것이거든요."]

21대 국회에는 국정감사를 9월 정기국회 이전에 끝내자는 법안이 발의돼 있습니다.

국감을 일찍 끝내 예산 심사를 더 충실히 하자는 취지입니다.

KBS 뉴스 송명희입니다.

촬영기자:임태호/영상편집:이재연/보도그래픽:김석훈

송명희 기자 (thimb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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