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30억 든다는데 60억 증액해 준 국회
[앵커]
코로나 시대를 맞아 더욱 중요해진 재정, 국가 예산을 심층 분석하는 연속기획입니다.
오늘(16일)은 허술하게 편성된 예산 집행 현장을 찾아갑니다.
많아야 30억 원 정도 드는 공사비를 국회가 60억 원 더 배정한 공사현장입니다.
이렇게 늘어난 예산, 고스란히 반납할 상황입니다.
송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충북 청주와 제천을 잇는 충청내륙도로 공사현장입니다.
구간을 4단계로 나누어 단계별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새롭게 길을 내야 하는 1~3구간과는 달리, 4구간은 기존 도로의 주변 시설을 개량하는 공사입니다.
본격적인 공사를 위해서는 사전에 마쳐야 할 작업이 있습니다.
[건설사업단 관계자 : "이걸 하려면 보상이 이루어지고 다 이설을 해야 하기 때문에 바로 작업이 안됩니다. 신호등, 전주도 다 이설이 돼야 합니다."]
한전, 도시가스공사 등이 먼저 시설을 옮겨야 본 공사를 시작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여기에 보상은 아직 시작도 못 했습니다.
따라서 본격적인 공사는 가을 이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건설사업단 관계자 : "(4공구 공사는 어느 정도나 될 거라고 보세요?) 많이 어렵다고 봐야죠. 보상이 9월, 10월 될 거 같아요. 우리 예상은 20억, 30억 정도…."]
올해 필요한 공사비는 많아야 30억 원 정도, 이미 편성된 예산도 남을 상황입니다.
그런데 지난 연말 국회에서 느닷없이 60억 원이 추가 편성돼 내려왔습니다.
돈이 많이 내려와 현장은 더 난감해졌습니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 직원/음성변조 : "돈만 많이 준다고 해서 일을 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여건이, 보상도 어느 정도 해결이 돼야 하고, 지장물도 어느 정도 해결돼야 하는데"]
예결위에 참여했던 지역구 의원들이 사업 현황에 대한 파악 없이 예산만 늘려준 겁니다.
[임호선/더불어민주당 의원/충북 증평·진천·음성 : "구체적으로 현장 상황을 하나하나 살펴보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엄태영/국민의힘 의원/충북 제천·단양 : "예산을 추가 확보해야 1~2년이라도 빨리 끝날 거 아니냐 그런 생각이죠"]
지난 연말 국회 심의 과정에서 증액된 도로, 철도 예산은 3천 600억 원입니다.
그나마 상임위 예비심사에서 의원들이 1조 7천억 원 늘린 것을 깎고 깎은 게 이 정도입니다.
KBS 뉴스 송명훈입니다.
송명훈 기자 (sm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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