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다시 광고 공해?

허남설 기자 2021. 2. 16. 21:3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 박원순 시장 때 축소 정책 바꿔 '상업 광고' 늘리기로
교통공사 재정난 해소 '고육책'.."성형 광고 등 최소화"

[경향신문]

눈 덮인 서울광장 다시 한파가 찾아온 16일 눈 내리는 서울광장을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지나가고 있다. 강윤중 기자

서울시가 박원순 서울시장 재임 시절 추진한 지하철 상업광고 축소 정책을 뒤엎고, 광고 수익 회복에 나서기로 했다. 서울교통공사 적자가 올해 1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만성적 재정난에 시달리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다만 당초 감축 정책의 주요 배경이 된 ‘광고 공해’ 문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는 2022년 지하철 1~8호선 상업광고 최대 30% 감축을 목표로 추진해 온 상업광고 축소 기조를 물리고, 공사 재정건전성 강화를 이유로 들어 다시 상업광고를 확대하기로 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앞서 서울시와 공사는 2017년부터 상업광고를 줄이는 ‘문화예술철도’ 정책을 시행했다. 박 전 시장이 “서울의 모든 지하철역 광고를 끊고 예술역으로 바꾸려고 한다”고 말했을 정도로 관심을 기울인 시책이다. 6호선은 아예 상업광고가 없는 ‘상업광고 프리(free)’ 노선으로 정했다. 시청역 등 40개역을 대상으로는 ‘광고 없는 역’ 사업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2017년 14만개였던 상업광고는 지난해 10만개로 26%가량 줄었다.

하지만 서울시는 최근 공사의 재정난이 대두되면서 이 같은 기조를 뒤집고 지하철 상업광고를 도로 늘리기로 했다. 공사는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운임 수입이 4500억원가량 줄면서 올해는 부족자금이 1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서울시는 서정협 시장 권한대행이 주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최근 지하철 경영 문제 해결에 주력했다. 공사는 상업광고 축소를 지속하면 2022년 광고수익이 158억원 줄 것으로 예측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공사가 예산을 전용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이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애초 상업광고 축소 정책의 계기가 된 ‘광고 공해’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다. 박 전 시장은 2017년 당시 지하철역에 성형 광고가 난무하던 것을 지적하며 공사에 상업광고 축소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한다. 또 에스컬레이터 손잡이에도 광고가 게시되는 등 광고 장소가 무분별하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서울시는 이 같은 우려를 감안해 ‘성형 등 상업광고는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공사에 함께 전달했다고 한다. 공사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등 사회적 가치를 담은 광고 유치에 주력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시 관계자는 “향후 공사 주도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