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직장 내 성희롱 피해 노동자..5명 중 1명 이상이 회사 그만뒀다
53%는 "문제제기로 불이익"
[경향신문]
지난해 직장에서 성희롱 피해를 당한 노동자 5명 중 1명 이상은 회사를 그만두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성희롱 사건을 문제제기해 불이익 조치를 받았다는 이도 절반이 넘었다.
직장갑질119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주최한 ‘직장인 성희롱+괴롭힘 실태와 대안 토론회’에서 서울여성노동자회(서울여노)는 재상담을 포함한 지난해 상담 건수 940건의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전체 상담 건 중 직장 내 성희롱으로 분류된 것이 69.1%에 달했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30인 미만 사업장에서 성희롱 사건의 58%가 발생했다. 성희롱 유형별로는 상사에 의한 성희롱 53%, 법인대표 18.3%, 개인사업주 11.8% 등 위계관계에 의한 성희롱이 83.1%를 차지했다.
소규모 사업장에서 위계관계에 의한 성희롱이 주로 발생하다 보니 피해자가 요청해도 구제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성희롱 사실을 공식적으로 문제제기한 뒤 불이익 조치를 받았다고 응답한 이들이 53%나 됐다.
구체적으로는 ‘신고자의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우’를 받았다는 이들이 40.4%로 가장 많았고, 이어 파면·해임·해고 등 신분상의 불이익 조치 24.5%, 집단 따돌림, 폭행 또는 폭언 등 정신적, 신체적 손상을 가져오는 행위를 하거나 그 행위의 발생을 방치하는 행위 19.2% 순이었다.
성희롱 발생 후 재직 여부를 묻는 질문에 23.3%는 퇴사했다고 답했다. 서울여노는 “성희롱은 특히 결혼, 출산, 남자친구, 외모 평가 등 ‘여성’을 전제로 한 사적 질문에서 두드러지게 발생한다”며 “(피해자가 문제제기를 해도) 회사를 시끄럽게 만든 사람, 조심해야 될 사람으로 치부되면서 결국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고 분석했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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