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만 보면 소름이 돋습니다"

지형철 2021. 2. 16.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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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 남성이라면 누구나 가야하는 군대가 과연 갈 만한 모습인지를 짚어보는 군대 관련 연속 보도 이어갑니다.

안전사고 실태를 짚어본 어제(15일)에 이어, 오늘(16일)은 사고가 난 이후 군의 보상체계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복무 중 사고를 겪은 한 청년의 사연부터 보시죠.

지형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김현승/가명/2019~2020년 해군 복무 : "바다만 보면 소름 돋거든요. 출렁이는 모습만 봐도 제가 다 출렁이는 것 같고."]

섬에서 나고 자라 해양 경찰을 꿈꿨고, 인명 구조사로도 일했던 김현승 씨.

이제는 바다를 보는 것만도 무섭습니다.

그날의 사고 때문입니다.

[2020년 3월 3일 KBS뉴스 : "해군은 오늘(2020년 3월 3일) 정오쯤 경남 거제도 앞바다에서 사격 훈련 중 해상용 수류탄이 폭발해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부상자 중 2명은 중상..."]

고속정 훈련을 하다 선상에서 터진 수류탄, 사고 직후 목격한 동료들의 모습은 방송에서 표현하기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그게 사람이 다칠 수 있는 건가? 그렇게. 그냥 손을 봤는데 손이 어디 있지 생각했는데, 손이 없는 거에요. 욕밖에 안 나왔어요."]

그날의 기억은 트라우마로 남았습니다.

사고 며칠 후, 극단적 행동을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면담도 했고, 부대가 잘 살펴야 한다는 지침도 있었지만, 힘들어하는 자신을 일부 간부들이 부담스러워했다고 기억합니다.

김 씨는 부대를 두 차례 옮겼습니다.

["케어를 못 해주겠다고. 그래서 또 계속 옮겨지고 옮겨진 거거든요. 무슨 일이냐고. 제가 힘든 표현을 해야 됐고. 출근해서 아무것도 못 하니까 책만…. 책 읽으라고."]

그러다 사고 넉 달 뒤, 김 씨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의병제대를 했습니다.

["눈을 살짝 감잖아요. 갑자기 좀 쿵 하는 소리가 들려요. 그러면 진짜 다 던지고 바로 뛰어나오거든요."]

제대 후 치료나 보훈 혜택 안내를 제대로 못 받았다는 김 씨.

["(보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신청 절차나 그런 걸 알려줬어야 하는데 제가 다 찾아보고 제가 신청하고. 자기 아들이라고 생각하면 이렇게까지 했을까."]

스스로 알아보고 진행한 보훈대상자 신청은 다섯달째 심사가 진행 중입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지형철 기자 (ic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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