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메시지·도발 없이 지나간 북 광명성절
미 바이든 정부 의식 분석
[경향신문]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79번째 생일(광명성절)인 16일 국가적인 경축과 추모 분위기를 조성하고 ‘(김정일) 장군님의 고귀한 혁명 유산인 우리식 사회주의’를 강조하면서 내부 결속을 다졌다. 광명성절을 계기로 한 대외 메시지 발신이나 무력 시위 없이 조용히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날 아버지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광명성절은 북한 최대 명절 중 하나다.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일 위원장에 대해 “사회주의 강국 건설의 튼튼한 도약대를 마련해주신 분”이라고 칭송하며 경축 분위기를 조성했다. 신문은 1~3면에 걸쳐 각국에서 보내온 축전을 소개하고 각 분야에서 공로를 세운 인사들에게 ‘김정일훈장’ ‘김정일상’을 수여했다는 소식 등을 실었다.
북한은 과거 광명성절을 계기로 대외 메시지를 담은 무력 시위를 했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다음해인 2013년에는 3차 핵실험을 감행했고 2014년에는 단거리미사일을 발사했다. 2016년에는 장거리로켓 광명성4호를, 2017년에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각각 발사했다. 이 때문에 올해 광명성절에 북한이 국제적 시선을 끌 만한 무력 과시를 계획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내부용 행사 외에는 대외 메시지나 도발 행위가 없는 ‘조용한 광명성절’을 보냄으로써 최근 대외적으로 보여온 신중한 행보를 이어갔다. 북한은 앞서 지난 8일 인민군 창설일인 건군절도 별다른 무력 과시 없이 지나쳤다. 이 같은 태도는 새로 출범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의식한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북정책을 재검토 중인 바이든 정부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행동을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코로나19와 국경봉쇄 등으로 더욱 어려워진 경제사정이 국제적 제재 강화를 불러올 수 있는 무력 시위를 자제하게 만든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북한이 다음달 실시 예정인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서는 그대로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sim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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