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식칼·방진복까지..'설 연휴' 휴게소엔 쓰레기산

연지환 기자 2021. 2. 16.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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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명절 연휴가 끝나고 나면 고속도로와 휴게소에서는 쓰레기와의 전쟁이 치러집니다. 코로나 때문에 귀성객이 좀 줄었던 올해도 마찬가집니다. 음식을 포장했던 각종 쓰레기는 물론, 집에서 가져온 생활 쓰레기를 버리고 가기도 합니다.

지난 설 연휴 나흘 동안 얼마나 많이 쌓였는지 밀착카메라 연지환 기자가 청소 노동자들과 함께 돌아봤습니다.

[기자]

설 연휴 기간에 고속도로 휴게소 식당에선 음식을 먹을 수 없었습니다.

대신 음식을 포장해 갈 순 있었습니다.

바깥 테이블에서 음식을 먹거나, 차에서 먹은 시민들, 쓰레기는 어떻게 처리할까.

[A씨/시민 : 다른 휴게소서 먹다가 거기서 못 먹고. 집에서 온 휴지가 아니라…]

[B씨/시민 : 여기서 먹고 지금. 떡볶이하고 저기 먹은 거.]

휴게소로 들어가는 입구 앞에는 이렇게 쓰레기통이 여러 개 설치돼 있습니다.

비닐류, 유리병, 종이팩 그리고 일반 쓰레기 등 총 여섯 개의 쓰레기통이 설치돼 있는데요.

분리수거를 하고 가라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게 들어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이런 집에서 가져온 것처럼 보이는 옷이 버려져 있고, 또다시 검은 옷. 심지어 이런 아기 기저귀처럼 보이는 물건까지 버려져 있습니다.

[박홍순/휴게소 관계자 : 가정에서 전부 다 가져오는 거고. (이건 뭐예요?) 이런 건 뭐 애들 기저귀.]

쓰레기를 버리는 시민, 차에서 가져왔다고 합니다.

[C씨/시민 : (어디서 가져오신 거예요?) 차에서요. 차에서 가져왔다가…]

재활용품과 일반 쓰레기를 한데 모아 버리기도 합니다.

[박홍순/휴게소 관계자 : 생활쓰레기 집에서 가져오는 게 애로사항이라면 애로사항인데. 우리가 분류하는 데 진짜 애로사항이 많다고.]

휴게소 안에 있는 쓰레기 작업장입니다.

지난 설 연휴 동안 사람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잔뜩 쌓여있는데요.

이게 불과 나흘 동안 모은 쓰레기양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휴게소 안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집에서 가져와서 버리고 가는 쓰레기도 많다는 겁니다.

심지어 이런 유통기한이 다 지나버린 컵라면 한 박스를 그대로 버리고 가는 사람들도 있고요.

쓰다만 헌 기저귀를 그대로 놓고 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쓰레기를 모아 놓은 곳에서 식칼도 여러 자루 발견됩니다.

[박홍순/휴게소 관계자 : 식당에서 나온 거 같아요. 이런 거 그냥 집어넣는 거예요. 분류작업하다가 다칠 수가 있죠. 자주 다쳐요.]

휴게소 직원들 걸음이 빨라집니다.

금방 채워지는 쓰레기통을 비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수레 위로 쓰레기가 빠른 속도로 쌓입니다.

손으로 일일이 분류해야 합니다.

발생하는 쓰레기가 많다 보니까, 30분에 한 번씩 쓰레기를 가져와서 분리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먹다 버린 음식물 쓰레기가 그대로 있어서 악취도 심하고요.

이렇게 씻지 않은 쓰레기는 재활용도 되지 않습니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명절, 마스크 쓰레기도 많이 나옵니다.

[청소노동자 : 많이 나오죠, 마스크. 모아서 한 번에 버리는 사람들 엄청 많아요.]

다른 휴게소도 마찬가집니다.

[청소노동자 : 쓰레기 큰 거 가져와서 막 집어넣어 버리고. 넣어 버리고 도망가요. 밭에 (씌우는) 비닐까지 다 버려.]

사용한 방진복을 버리는 사람도 포착됩니다.

[D씨/시민 : 방진복 같은 거, 일회용. 위생복 같은 거요. (방진복 어디서 쓰신 거죠?) 식당에서 쓰던 거예요. 왜 그러시죠?]

고속도로 곳곳에서도 쓰레기가 눈에 띕니다.

일일이 수거하러 다녀야 합니다.

[문금택/한국도로공사 경기광주지사 도로안전팀 차장 : 명절 때에는 보통 세 배 정도 나오는데 올 연휴 같은 경우에는 두 배에서 두 배 반? 생활쓰레기는 냄비 아니면 음식류, 집에서 먹다 나온 깡통류.]

생활 쓰레기 무단 투척 시 과태료 최고 100만 원이라고 쓰여있습니다.

이곳은 운전자들이 쉬어가는 졸음쉼터인데요.

이곳에서도 생활 쓰레기가 많이 나와서 작업자들이 쓰레기를 한창 수거하고 있습니다.

[조호동/한국도로공사 중부2선 공구장 : 차에 가지고 다니다가 이런 데 와서 버리고 가시는 분도 있고. 식수대 앞쪽에서 볼일 보고 가시는 분도 많이 있고 그렇습니다.]

갓길에 버려진 쓰레기를 처리하는 건 위험하기까지 합니다.

옆으로 차들이 쌩쌩 달리고 있는 고속도로 갓길입니다.

연휴가 끝나면 갓길 주위로도 쓰레기가 쌓이기 때문에 작업자들이 직접 건너가서 쓰레기를 직접 치울 수밖에 없습니다.

[정민영/한국도로공사 제설팀 : 흐린 날 같은 날은 위험해서 못 줍고요. 맑은 날 주의해서 사이카 대동하고.]

역시 코로나19 거리두기가 유지됐던 지난해 추석 연휴에도 매일 40톤의 쓰레기가 나왔습니다.

도로공사는 이번 설에도 비슷할 것으로 보고있습니다.

[문금택/한국도로공사 경기광주지사 도로안전팀 차장 : 사회적 거리두기 관계로 인해서 일평균 교통량은 줄어들었지 싶은데, 쓰레기 양은 여느 명절 때와 비슷해서 크게 줄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연휴 끝, 쓰레기 처리 시작' 이 공식은 매년 반복되고 있습니다.

오는 추석에는 이런 소식, 밀착카메라에서 안 전해드릴 수 있을까요.

(VJ : 박선권 / 인턴기자 : 주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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