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이들은 맞고 있었는데..어린이집 평가는 'A급'
[뉴스데스크] ◀ 앵커 ▶
어제, 교사 두 명이 구속된 인천의 한 어린이집은 보육 교사 6명 모두가 학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만큼 학대는 오래되고 일상이었습니다.
그런데 학대가 한창이던 시기 정부가 현장 평가한 점수는 최고점인 A 등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언제쯤 갈 거라고 미리 통보하다 보니 하나마나 한 평가였던 겁니다.
이준범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확인된 아동학대만 2백 차례가 넘는 인천 서구 어린이집.
작년 11월 17일, 정부 평가인증 담당자 2명은 온종일 이 곳에 머물며 현장 점검을 실시했습니다.
당시는, 교사들의 학대가 극에 달했던 시기였습니다.
[A씨/피해 아동 부모] "아이 눈에 플래쉬 비추는 거랑 거의 다 11월달에 있던 학대예요. 왜냐하면 12월엔 저희가 일주일에 한 번 밖에 안 나가서…"
[B씨/피해 아동 부모] "(어린이집을) 다니면서부터 한 11월 중순부터 좀 많이 이상해졌어요. 원래는 안아주려고 하면 뿌리치거나 그러진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제 손길을 막는다고 해야 하나?"
당시 작성된 현장점검 보고서입니다.
'교사가 아이들에게 위협이나 차별 없이 대한다', '서로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등, 교사가 아이들을 얼마나 존중하는지 평가하는 항목들 전부가 우수점을 받았습니다.
교사가 놀이하는 아이에게 '잘 한다'고 말하며 격려 해준다는 긍정적인 평가까지 따로 적어놨습니다.
체벌 금지를 포함한 학대 예방 지침을 교사들이 잘 지키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그렇다'고 평가했습니다.
이같은 평가를 바탕으로 이 날 이 어린이집은 최고점인 A등급을 받았습니다.
[한국보육진흥원(평가기관) 관계자] "실제로 봤을 때 (학대) 징후가 보였다면 보고를 했을 거고 저희도 신고하는 절차를 진행하는데, 그렇게까지 신고할 만한 뭔가가 나타난 어린이집이 아니었기 때문에…그건 좀 저희도 아쉬움은 있어요."
지난해 10월, 밥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교사가 아이 허벅지를 밟는 등 학대했던 울산 동구의 어린이집.
역시, 같은 점검에서 A등급을 받았습니다.
학부모들은 이런 평가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반응입니다.
[C씨/피해 아동 부모] "전문가들이 하루 동안 (제대로) 보고 있었다면…아이들이 보이는 이상증세 등에 대해서 아무런 얘기도 없었다는 자체가 제대로 평가를 한 건지 의심스러워요."
이 현장 점검은 정부가 전국 3만5천여개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3년에 한번 시행하는 평가 제도.
현재로선, 어린이집을 외부에서 감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올해 예산만 95억원이 배정됐습니다.
하지만, 평가 인원이 2백명도 안 되는데다, 방문 예정 주간을 한 달 전에 미리 통보하고 가기 때문에, 실효성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최근 5년간 이 현장점검 후 아동학대가 뒤늦게 드러나 인증이 취소된 어린이집만 254곳에 달합니다.
[강선우/더불어민주당 의원] "효율적으로 더 튼튼하게만 한다면 상당히 도움이 될 수 있는 장치이기 때문에, 어린이집 평가제에서 아동학대 대응 관련 항목을 늘려야함은 물론이고, 그리고 아이들과 부모님들에게 묻는 것도 당연히 더 포함을 시켜야 하고…"
평가 기관인 한국보육진흥원은 앞으로 아동학대에 더 관심을 갖고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준범입니다.
(영상취재 : 한재훈 / 영상편집 :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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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범 기자 (ljoonb@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090598_34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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